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군대의 군사비용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일개 장관자리 하나를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고 뒤숭숭해진 틈을 타고, 국익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제 현안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손톱 밑에 비집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에 쉬 슬는 줄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우선 눈앞에 보이는 권력을 빼앗거나 그 권좌를 지키기 위해, 집권당과 야당이 서로 눈에 불을 켜고 멱살잡이를 하는 바람에 쓸데없이 세상이 시끄러웠다. 

배부른 정치꾼들 철부지 놀음에 나라와 백성들만 골탕을 먹는 것이다.

해마다 년 말이 되면 새해 예산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힘겨루기에 사생결단으로 샅바싸움을 한다. 

그렇게 다 걸기로 싸움질을 해서 몇 백억 몇 천억을 깎아 내리고선, 야당들은 국민을 향해 개선장군처럼 피 터지는 투쟁을 했노라고 자랑을 하고 생색을 낸다.

며칠 전 한국 제일의 재벌신문엔 해리스 미국대사의 사진이 댓문짝만하게 보도되었다.

한국의 대형신문은 해리스 대사를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외교관으로서 매우 거칠고 예의를 벗어난 표현이 많았다.

한국의 대형신문이 한 면 전체를 할애하여 미국대사를 인터뷰한 저의는 빤한 것이었다. 

북한에 공격적인 적의를 보이고, 한국 주둔 미군 군사비용 부담의 필요성과 그 증액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의 대형신문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외세의존 옹호, 우리의 국익보다는 강대국의 이익에 지능적인 숫법으로 봉사하는 것이었다.

금년 한국이 부담한 미군 주둔비용은 1조 389억 이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새해 부담액은 무려 이것의 5배에 해당하는 6조원(48억불)에 달한다.

이 금액 속에는 '주한미국지위협정(SOFA)'에도 없는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비용, 미국인 군무원과 미군가족 지원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엄청난 금액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어려운 한국의 돈 창고에서 빠져 나가야 하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바짝 마른 우리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쥐어짜듯 털려 나가야 하는 것이다.

미국은 대통령을 필두로 국무성, 국방관계, 국회의원, 펜타곤, 주둔군 사령관, 한국주재 미 군대를 통해, 미군 주둔비용, 한국부담 증액에 대해 날이면 날마다 협박과 으름장을 쏟아 내놓는다.

그런데도 국회는 날마다 악다구니 파당 싸움질이요, 정치인이란 그 잘난 인물들은 대통령자리에만 눈알이 붉었다.  

나라가 거들이 나고 망하건 말건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주한미군, 평택주둔 미국 군대는 한국 방위만을 위해서 있는 군대가 아니다.

미국 스스로가 주장하는 말대로, 전략군, 즉 유사시 태평양지구나 세계의 어디라고 출동을 하게 되어 있는 기동타격군대인 것이다.

한국군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돈을 쓴다면 모르지만,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이나 국제패권 유지를 위해 쓸데없는 돈을 낭비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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