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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마을주민들이 숭배하는 보호수에 더 많은 관심을

어느 특정한 산이나 나무, 사람, 또는  물체 등을 섬기고 숭배하는 것을 하나의 민속신앙이라고도 하는 우리민족의 숭배(崇拜) 문화는 오늘날까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마을주민들이 당산에 신단(神壇)을 만들어 수령이 많은 나무를 신당목(神堂木) 또는 신목(神木)으로 숭배하는 경우가 많다. 신당목이나 신목은 악귀가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옛날 어머니들이 이른 새벽 이나 한 밤중에 아무도 몰래 장독에 정한수(井-水)를 떠 놓고 비는 것도 하나의 숭배다. 정한수란 어머니들이 가정에 행복를 빌기 위해 우물에서 기른 물을 깨끗한 장독에 놓고 기도하는 물이다.

필자의 세대 때 어머니들이 정한수를 떠 놓고 삼신할매에게 두 손 모아 비는 모습들을 많이 봐왔다, 정한수는 일명 청수(淸水)라고도 하여 사람들이 사용하기 전, 이른 아침 우물에서 가장 먼저 떠온 물이다. 

정한수는 새벽별이 뜨기 전에 남몰래 떠야 한다. 이는 노력 없는 정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정성이 부족하면 뜻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그 효험도 없다는 것으로 풀이해도 좋을 것 같다.

이루고저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이루어지는 게 소원이라는 말이다. 이 시절의 어머니들은 천리길을 걸어가서라도 물을 길었을 것이다. 새벽에 제일 먼저 가서 물을 길어와 경건한 마음으로 빌어 보라. 뭔가 소원이 이뤄질지 누가 알겠노.

또 이 시절 우리 선조들은 가정의 행복과 마을의 평화를 위해 수령이 많은 나무를 숭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을주민들이 숭배하고 있는 이런 나무들을 일반적으로 당산나무 또는 노거수나 보호수라 칭하기도 한다. 

양산에는 현재 23그루(웅상 8그루, 물금1그루, 동면 4그루, 원동 2그루, 상북 1그루, 하북 4그루, 북부 1그루, 중부 1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이중에서 가장 수령이 많은 보호수는 지난 1978년 12-26호로 지정된 북부동 327번지 800년생 느티나무이다. 그다음 1982년 12-14-2호로 지정된 용당동 225-4번지 은행나무는 수령이 735년생 이고, 같은해 12-14-3호로 지정된 명동(구 명곡)느티나무도 735년생이다. 

이외에도 마을에서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자연스레 신목으로 숭배하는 노거수나 당산나무는 수 없이 많다. 단지 산림보호법에 따라 지정되지 않아 신목이나 당산나무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

실예로 지난 9월 링링 태풍으로 양산 중부동 130-1번지(삼동마을)신목이 부러졌다. 경부고속도로 옆 산에 위치한 이 팽나무는 지난 1982년 12-14-1-1호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수고22m, 둘레4.8m의 수령 380년생이다. 

가지 3개가운데 가장 육중한 가지 1개가 부러지면서 넘어졌다.

마을주민들이 고속도로가 가까이에 있어 매연에 노출돼 안타까워했다, 우리 주민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다쳐 속상한다고 했다. 양산시는 수령이 많은 나무가 자연재해 때문이다. 평소 보호조치도 하고 태풍에 대비 했으나 태풍을 견디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씁스레한 기분이다. 

양산시는 마을주민들의 정신적 지주인, 마을 신목이나 당산나무 또는 시에서 지정한 보호수 관리에 헛점이 없었는지 한 번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김종열 기자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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