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방식 그대로 깔끔하고 감칠 맛 더해
제철 가을 우거지, 숙주나물, 고사리 덤뿍

'고향집' 안주인 장옥근씨가 추어탕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양산시 동면 법기리 본법마을은 최고의 청정지역이다. 1927년에 착공해 1932년 축조되었고, 2011년 7월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된 법기 수원지 물은 정수하지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는 청정수질을 자랑한다.

약 15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1일 3000t의 물을 부산 선두구동과 노포동, 남산동, 청룡동 일대 식수로 공급하고 있다. 수원지 안에는 침엽수림인 측백나무와 편백을 비롯해 높이 30~40m에 달하는 개잎 갈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양산시민은 물론 인근 울산과 부산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으로 누구나 만족할 만한 힐링장소다. 수원지 아래 하늘 높은줄 모르고 쭉쭉 뻗은 수백그루의 히말리야시다가 양팔을 쩍 벌려 100년도 넘어 보이는 위엄을 자랑하고, 중간 중간 자리잡은 편백나무도 양쪽으로 빽빽하다.

수원지 둑 위에는 그 모양이 특이한 약 150여년생으로 추정되는 반송 7그루가 있었는데 이반송은 ‘칠형제 반송’ 이라고 푯말에 적혀 있다. 왜 하필이면 7개의 반송을 여기 저수지 둑에 심었을까?

이 소나무는 마치 쟁반처럼 자란다고 하여 ‘소반 반(盤)자를 써 반송(盤松)’이라고도 한다. 한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가지가 갈라져서 마치 부채 모양을 하고 있어 저택이나 별장 정원의 분재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가을 초입, 산 구릉의 초록 잎이 약간씩 물들어 가는 풍경이 장관인 법기수원지 아래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원시림 사이로 생명을 다해가는 들꽃들로 둘러 쌓인 들녘도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법기 수원지에 가면 무엇을 먹을까? 맛 집은 어느 집일까? 더욱이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는 계절. 하늘은 높고, 말(馬)이 살 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 이 계절에 들어서면서 뭔가 깔끔하고 뜨거운 밥 한그릇이 생각날 때다.

오늘 점심은 뭘로 먹지? 고민할 필요 없다. 법기리 본법마을에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는 식당이 있다. 바로 본법마을 이장집, ‘고향 집’ 이다

본법마을 회관 앞에 2층 슬라브건물에 ‘고향 집’(사장 정성덕)이란 간판이 손님을 맞는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예로부터 건강 보양식으로 알려진 추어탕 전문집이다.

넓다란 앞마당에 들어서면 추어탕의 독특한 향료인 산초(재피)가루 냄새가 약간은 상큼하면서도 머리를 쨍하니 맑게한다. 미꾸라지가 통째로 들어 있는 추어탕에는 쉽게 도전하지 못하지만, 감칠 맛으로 가득 채운 ‘고향 집‘ 추어탕은 여름철 폭염으로 지친 심신을 풀어주기에 충분하고, 곱게 으깨어 걸쭉하게 끓여낸 추어탕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음식이다.

고향 집 추어탕은, 집 주인 정씨가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한 채소를 넣어 영양이 풍부한 추어탕의 깊은 맛으로 여름철 폭염으로 지친 심신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또 안주인 장옥근 씨가 재래식으로 직접 담근 된장을 넣기 때문에 국물 맛이 더욱 구수하다. 특히 국내산 미꾸라지만을 사용해 옛날 방식대로 끓여 방아 잎으로 살짝 감미한 추어탕은 제철 가을 우거지 외에도 숙주나물, 고사리를 덤뿍 넣어 여느 전문집과 비교되지 않는다.

‘고향 집’ 추어탕은 양산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부산까지 꽤 소문이 자자하다.

법기 최고의 맛 집으로 소문난 만큼, ‘고향 집’을 찾는 손님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추어탕을 즐긴다. 다진 마늘과 다진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얼큰하게 먹기, 우거지만 먼저 건져먹고 밥을 말아 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어탕을 즐긴다

‘고향 집’이 오랜 세월동안 사랑 받은 비법은 정씨 부부가 오직 정성으로 끊여낸 깊고 진한 맛이다. 처음으로 추어탕을 맛 본다는 소위 입문자들도 ‘고향 집’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은 오직 맛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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