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근 교수의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 <25> 소화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

조기 비타민 A,B 풍부 단백질 마음 진정
양배추 갑오징어 만성위염에 특효약

양배추. 사진 강신근 교수.

고려 예종(16대)의 장인인 이자겸은 예종이 죽고 어린 인종이 등극하자 또 다른 딸을 인종의 비(妃)로 삼고 대권을 손아귀에 넣고 휘둘렀으나 은근히 왕위를 넘본다 하여 역적죄로 붙잡히는 몸이 되었다(이자겸의 난). 그러나 인종은 외조부이면서 장인인 이자겸을 차마 죽일 수 없어서 외딴곳  전라도 영광으로 유배시켰다. 이자겸은 유배 중에도 조기를 간해서 돌에 지질러 물기를 뺀 후 말린 건석어를 엮어 '굴비(屈非)'라 이름을 붙여 왕에게 진상했다. 이는 '비록 지금은 귀양살이를 하고 있지만 절대로 굴복하거나 비굴하게 꺾이지 않겠다.'는 뜻이 '굴비(屈非)'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이자겸은 영광으로 유배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사망한다.

흔히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라고 한다.  봄 조기가 그만큼 맛있다는 것이다. 3월 상순부터 하순에는 흑산도 앞바다의 조기가 맛있고,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 철쭉꽃이 만발할 때면 전라도 칠산 바다의 조기가 일품이요. 살구꽃이 만발할 때면 전북 위도에서 잡히는 조기가 맛있고,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에는 연평도 조기가 유명하다. 

조기는 맛만 좋은 게 아니다. 영양가도 높다. 조기 머리에는 빛나는 돌이 박혀서 옛날에는 석수어(石首魚)라고도 불렀다. 

조기는 민어과에 속하는 참조기를 말하며, 성질이 따뜻하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고, 비타민 A. B가 풍부하게 들어있고,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어린이 성장 발달과 시력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따뜻한 성질 때문에 배탈이 나서 배가 찬 경우 설사를 그치게 하고 마음을 안정 시켜준다. 

「개위본초」라는 의서에는 조기가 소화기능을 강화한다고 했다. 그래서 소화기가 약하면 조기로 국을 끓여 먹거나 구워서 먹으면 좋다.

조기 못지않게 소화기에 좋은 것은 마른 오징어를 꼽는다. 위가 쓰리고 신물이 오르거나 공복에 위통까지 있을 때 검게 구워 곱게 가루내서 하루에 4g씩 3~4회 공복에 온수로 복용하면 훌륭한 치료제가 된다.

그러나 쓰린 정도가 심하고 위통이 잦으면 오징어 중에서도 갑오징어를 구해 그 속에 들어 있는 뼈를 꺼내 씻어 말려서 가루 내어 복용한다. 이 뼈를 오적골이라 하는데, 마치 실패처럼 길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으며 하얗다. 이것이 제산 작용 및 항 궤양 작용을 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유근피. 사진 강신근 교수.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 중의 하나가 바로 위염이다. 주변에도 보면 10년 이상 위염을 달고 사는 만성 위염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가 있다. 만성위염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위주의 식생활을 주로 하다 보니 유독 위염을 앓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게 아닌가 싶다. 한밤중에도 야식을 배달시켜 먹기 편하고, 24시 편의점들이 많다 보니 늦은 밤 식사를 하고 그냥 자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급성위염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만성으로 발전을 하는데 이때부터는 주위가 필요하다. 바로 위축성 위염이다. 만성위염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위염이 바로 위축성 위염이다. 일반적으로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 전 단계라고 알려져 있다.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은 위 점막의 분비샘이 없어지고, 위 점막에 작은 돌기 같은 것이 무수히 생기며, 초기에는 변성된 표피는 소장을 닮은 조직이 되고, 후기에는 대장을 닮은 조직으로 변하여 단백질 같은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여 빈혈까지도 생긴다.

위염의 증상에 대해서는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속쓰림, 복통, 메스꺼움, 소화불량 등 위가 안 좋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문제는 증상이 거의 느끼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는 것이다. 어딘가 좀 이상하다고 느껴져야 병원에라도 가 볼 텐데 증상이 전혀 없으니 정기검진이 아니라면 위 내시경을 받을 일이 거의 없다. 만성 위염 발견에 있어 내시경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위 내시경을 통하여 병증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증상의 정도까지 정확히 짚어 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만성 위축성위염은 내시경을 통해서만이 정확히 알 수가 있는데 제 때에 검사를 받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면 병을 키울 수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만성 위축성 위염이란 잦은 위염의 재발로 인해 위벽 점막층이 얇아져서 눈으로 위 혈관이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만성 위축성 위염 자체가 무섭다기보다는 위축성 위염이 장상피화생으로 악화되고 이게 오래되면 위암으로 발전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위암의 전구 병변으로 알려져 있고, 연구에 의하면 정상인에 비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모두 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약 2~4배 정도로 높다고 한다. 

현재 일반 병원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발견되면 특별한 치료법은 제시하지 않고 1년 마다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기를 권하고 있다. 모르긴 하지만 아마 위암으로 발전하면 수술 방법을 권할 것이다. 

만선적인 위염을 치료하기 위한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다. 

첫째는  양배추다. 양배추는 미국 타임즈가 선정한 3대 장수 식품(양배추, 올리브, 요구르트)이며, 10대 건강식품일 정도로 효능이 뛰어난 슈퍼 푸드이다. 양배추에는 비타민 U. K성분이 위 점막을 강화시키고 손상된 위벽을 재생시켜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열을 가하면 좋은 성분들이 파괴되므로 가능한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양배추 즙을 꾸준히 복용한 만성 위염 환자분들이 치료된 사례도 있다.

두 번째는 갑오징어다. 갑오징어의 하얀색의 뼈를 오적골, 해표초라고도 하며,  탄산칼슘이라는 성분이 있어 지혈작용과 궤양 된 상태의 위 점막 재생과 칼슘 부족으로 심장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가슴의 통증과 두근거림을 예방한다. 뼈를 활용하는 방법은 뼈를 깨끗이 씻어 생강즙이나 생강 끓인 물에 하루 정도 담가 둔다. 그리고 숯불이나 프라이팬에  노랗게 구워 가루 내어 패모와 1:1비율(패모산)로 섞어 공복에 양배추 즙과 먹으면 최상의 조합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유근피다. 유근피는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말한다. 삽주 뿌리인 백출, 감초, 대추와 같이 끓여 꾸준히 복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여하간 '한번 궤양은 영원한 궤양'이라는 말도 있듯이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평소 식이요법을 잘 해야 한다. 우선 카페인, 청량음료, 알코올, 담배, 우유 등은 소화성 궤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공격자이므로 철저히 피해야 한다. 식사는 부드럽게 익혀서 자극이 없고 적당히 따뜻한 것으로 소량씩 여러 차례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평소에 식사 후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하고, 항상 복부를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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