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재 베데스다병원 신경과 과장

"내가 금방 휴대폰을 어디다 뒀더라?" 최근 들어 물건을 어딘가에 두고 찾아 헤매는 일이 많아진 A씨는 내가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건망증은 어떤 사실을 기억은 하지만 저장된 기억을 불러내는 과정에 장애가 있어서 주로 발생한다. 

차근차근 생각을 더듬어보면 결국 잊었던 사실을 기억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매에서 보이는 기억 장애는 그런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 

약속을 하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아, 약속을 했었는데 어디서 몇시에 만나기로 했더라?" 이렇게 되면 건망증이고, "나는 그런 약속을 한적이 없다" 고 하면 치매에 의한 기억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치매란 단순히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기는 병이 아니라 다른 여러 인지 기능의 장애가 동반되어 사회 생활이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를 말한다. 

건망증의 경우에도 약 20%에서 치매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치매는 뇌세포가 죽거나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전체 치매 중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현재까지는 알츠하이머 병을 완치시키거나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약은 없다. 하지만 초기의 증상 완화를 시키는 약은 나와 있어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혈관성 치매는 여러번에 걸쳐 혈관이 막히거나 또는 한번이라도 뇌의 특정 부분에 혈액 공급이 저하됨으로서 발생하는 병이고, 다른 치매와 달리 적극적인 건강관리 (고혈압 조절, 당뇨 조절, 금연, 금주 등)로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지시사항을 따르지 못하는 일, 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반복하거나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되풀이 하는 것,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것 등이 있다. 

또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감추고 다른 사람이 물건을 훔쳤다고 비난한다거나, 시간개념이 흐려지고 다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던지, 음식 만들기, 식사하기, 운전 또는 목욕하기 등 일상적인 일들을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이 또한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완치 방법이 없고, 나 자신의 모습을 잃게 되는 병이기에 모두에게 두려운 치매. 하지만 치매 또한 예방이 가능한 병이고, 증상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보고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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