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읍 서부마을의 '조롱조롱 꿈 터널 길'에 매달린 박은 흥부가 제비다리 고쳐주고 무사히 강남갔던 그 제비가 이듬해 보은의 차원에서 물고 온 행운의 박이다. 박을 심고 가꾸어 가을에 박을 타니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와 일시에 부자가 된 흥부의 박이다. 서부마을은 물금 신도시에서 가장 낙후된 마을로 흥부의 박이 터져야 할 동네다. 서부마을 일원은 현재 낙후되어 있지만 조선시대 황산역이 있었으며, 40개 찰방역 가운데 하나로 영남대로의 핵심이었다.

물금읍 물금리 동부마을과 서부마을의 도시계획 예정인 도로 개설을 요구하기 위하여 주민 대표들이 김일권 양산시장을 면담하여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주민들이 원하는 사항은 부산 해운대의 달맞이고개`와 같은 명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1차적으로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해주면 양산시민,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 이용자들이 와서 편하게 쉬면서 차도 마실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마을의 변신과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주민 스스로가 현대적 신도시로 변한 물금읍의 외딴 섬처럼 남아있는 서부마을에 살고 있다는 소외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자구책이다. 양산시 전역에 도로 개설 수요가 많지만 서부마을을 우선 순위에 올려서 추진해야만 한다. 서부마을은 도로문제가 해결되면 일거에 주민 자력으로 양산의 명소로 탈바꿈할 수 있다. 낙후된 마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낙동강 전망을 확보하고,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고도제한이 필요하고, 황산역 유적 복원에 대비해야만 한다.

중국의 '수호전'은 '수호지'라고도 한다. 중국 원나라 말 명나라 초(元末明初)에 시내암(施耐庵)이 쓰고, 나관중(羅貫中)이 손질한 것으로 중국 4대 기서(奇書) 중의 하나이다. 수령인 송강(宋江)을 중심으로 108명의 협객들이 양산(梁山) 산록 호숫가에 산채를 만들어 양산박(梁山泊)이라 일컬었으며, 조정의 부패를 통탄하고 관료의 비행에 반항하여 민중의 갈채를 받는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소설은 계급과 유형이 다양한 인물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봉건통치 집단의 암흑성과 서민의 비참한 생활, 용감한 투쟁 사상 등을 표현하였다.

서부마을 박 터널에 수호지의 양산박을 스토리텔링하여 해설판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전개되는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많아 정의라는 화두는 매우 중요하다. 정치권에 특권, 편법, 비리,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교훈으로 현대판 양산박이 필요하다. 중국 양산박의 고장에는 양산시와 지명이 같은 도시가 있다. 양산시에서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것도 홍보,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 서부마을에 사계절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박 조형물 포토존을 만들고 양산박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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