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청문회 때문에 약 한달가까이 정치판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청문회가 끝나면 좀 조용할까 싶었는데 역시 마찬가지다. 추석명절의 화두 역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이야기로 얼룩졌다.

오랜만에 가족과 이웃들이 만나서 정담을 나누고, 햇곡식으로 빚은 음식을 차려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는 추석명절은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야박해도 멀리 떠났던 가족과 이웃들이 다 함께 모이는 민속절이다.

이런 한가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정치싸움이 추석명절 화두로 밥상에 올랐다. 날이면 날마다 자고 새면 정치싸움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정치싸움도 어느 정도이지 먹고 살기에 바쁜 국민들 생각도 좀 해야 할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 잘 하겠다고, 국민들 편안히 모시겠다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입에 침도 안바르고 순박한 국민들을 속여 또 자신에게 투표케 했다. 

그런데 어떻게된 판인지 선거가 끝나고 의원 뺏지만 달면, 마음이 바뀌고 완전 딴사람이 되는 것 같다. 선거구 주민들에게 온갖 좋은 소리 다 해놓고, 시간이 지나면 선거공약 다 잊고, 날이면 날마다 정치싸움만 하고 있다. 

이번에 그토록 시끄럽게 정치싸움판이 벌어진 조국 법무부장관 문제만 해도 그렇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국민들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자기들 정권 잡기와 권력 유지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 후보자가 과연 국무위원으로서 적당한 인물인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들 정치적인 이해 관계를 따져서 달면 삼키고 쓰면 그냥 뱉어버리는 것 같다. 

여당은 자기들 권력 유지에 유리한 인물을 추천하고, 야당은 자기들이 다음에 정권을 잡는데 조금이나마 불리한 인물이면 무조건 반대한다. 지금까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나와서 아무런 흠결없고 훌륭한 인물로 평가되어 여야가 박수치며 장관자리에 오르게 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청문회처럼 국무위원 후보자 신상털기로 망신이나 주고, 정치 공격하고, 대통령 험담하고, 정부 일 못하게 하는 그런 청문회가 다른 나라 국회에도 과연 있을까?

또 여당은 야당이 그렇게나 반대하는 인물을 후보자로 꼭 추천해야할 필요성이 있을까 싶다. 가능하면 반대가 적고 말썽이 없는 후보자를 골라 추천하고, 야당은 후보자가 약간은 함량미달이고, 약간은 부족한 점이 있다하드라도 타협정치를 위해 아량을 배풀 필요성도 있지 않았을까? 

사실 이렇게 시끄럽기만 하고, 여나 야나 싸움질로 서로 상처만 입는 청문회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더 났겠다는 생각이고, 국무위원의 자격을 검증하는 국회의원부터 먼저 검증받고 청문회장에 나가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여당도 마찬가지고, 야당도 마찬가지다.  

결국 예산만 낭비하는 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들만 피곤하고 짜증난다. 이제 추석명절도 지났다. 생활에 바쁜 우리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기들 밥 그릇 싸움질로 날을 지새는 정치판에 휘둘리지 말고 각자의 생업에 충실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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