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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취약토질·지하수위 변동"모래·자갈 많고 점토 적은 토질, 지하수 민감
지난해말부터 공사현장 지하수위 급락 확인
기초부실 건물 먼저 영향, 피해범위 넓어져
지하수·침하 상관관계 규명, 매뉴얼 제작 과제
   
▲ 중앙동 원도심 지반침하 주민간담회에서 조사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임종철 부산대 토목학과 교수.

◆대한토목학회, 원도심 지반침하 학술용역 중간보고

올해 초 발생한 원도심 지반침하는 급격한 지하수 수위변동과 이에 취약한 토질, 그리고 기초가 부실한 건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잠정결론을 짓는 분위기다.

원도심 지반침하 원인 및 보강대책 학술용역을 진행 중인 대한토목학회 부산·울산지회는 최근 양산시에서 중간용역 보고회를 갖고 조사과정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조사를 맡은 임종철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수위 변화와 토질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급격한 지하수위 변동이 관측됐고, 원도심 토질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상퇴적토가 수위 변화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14일 중앙동에서 열린 원도심 지반침하 주민간담회에서 밝힌 임 교수의 예측이 실제 조사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전기비저항 검사와 지표투과레이더(GPR) 검사, 하천조사를 통해 원도심 토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하상퇴적토로 모래와 자갈로 구성돼 있고, 군데군데 얇은 점토층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점토층은 건물 하중 등에 영향을 받아 하중을 주면 민감하게 침하를 하는 층이지만 하상퇴적토는 하중에 따른 침하는 별로 없다. 반면 하상퇴적토는 지하수 수위에 민감하다. 하상퇴적토를 구성하는 모래나 자갈은 투수성(물이 통과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지하수가 일시에 빠질 경우 물을 머금지 못하고 쉽게 빠진다. 따라서 이번 원도심 지반침하 양상은 하중이나 피압에 의한 침하보다는 지하수 수위변화에 따른 침하라는 것이 용역팀의 결론이다. 이런 하상최적토층이 넓게 분포돼 있어 지반침하가 넓은 범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북부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장에서 20m 깊이 지하굴착공사로 다량의 지하수를 퍼내면서 일대 지하 수위가 급격히 내려갔다. 국가지하수센터에 따르면 지표면에서 평균 2~3m 였던 양산종합운동장 지하수 수위는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내려가 3월에는 10m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4월 11일 12.57m까지 내려갔다가 공사를 중단하면서 서서히 수위가 올라오면서 4월 22일을 넘어서면서 4m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수위 변동폭은 양산종합운동장과 아파트 공사장이 비슷한 양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아파트 공사장과 종합운동장 지하수 수위가 비슷한 양상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자갈층에서 투수성이 워낙 높아 신속하게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기초공사가 부실한 건물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 지역은 올해 초 지반침하 이전부터 조금씩 자연침하가 진행되던 곳이다. 남부시장 입구 맞은편에도 몇년 전부터 건물이 기울어져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다.

지반침하 논란 몇년 전부터 기울고 있는 남부시장 입구 앞 건물.

임 교수는 "하상퇴적토에서는 기초공사가 중요하지만 그만큼 비용이 들다 보니 일부 기초공사가 부실한 건물이 지하수가 빠지면서 먼저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견고한 지반에 말뚝을 박아 건물을 세우면 주변이 침하해도 건물은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좀더 분석을 해야 되지만 옛날에 매립돼 부지조성이 된 지 오래여서 이런 지반 같으면 자연적인 침하는 거의 완료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깊은 굴착을 할 때는 이런 공법을 써야 한다든가 이 지역은 이런 대책을 세워서 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역팀은 앞으로 시료를 채취해 침하량을 측정하고 지하수와 침하의 상관관계를 계산을 통해 수치화 한다는 방침이다.

임 교수는 "흙은 데미지를 받은 이력을 모두 품고 있기 때문에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데미지를 받았는지, 지하수가 내려가면 어느 정도 침하가 되는지 계산을 통해 알 수 있다"면서 "침하 안한 구조물을 기준으로 측량한 자료와 우리가 해석한 자료를 비교해 최종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상퇴적토의 모래나 자갈이 진동에 취약한 특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RCD공법(역순환굴착)을 사용하는 도시철도 공사가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하수를 채워서 진행하는 RCD공법 특성상 지하수 수위와는 관련이 없고 진동은 멀리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용역팀은 북부동 일대 35만㎡ 10곳에 지하수위 계측기와 층별 침하계를 설치해 지반침하 원인을 조사 중이며, 최종 결과는 오는 11월 나올 예정이다. /권환흠 기자

권환흠 기자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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