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독서논술토론대회] 고등학교 심사평 : 신주초등학교 교사 문명미

"책을 읽는 건 산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지. 책을 읽는다고 꼭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아. 때로는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면서 똑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거나 머리를 껴안으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하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펼쳐지는 거란다. 기나긴 등산길을 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야."

제9회 양산 독서논술대회 고등부 도서인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에 등장하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자신만의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일입니다. 단순하게 책 속에 담긴 문자들을 눈으로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머리로 마음으로 행간에 숨은 의미들마저 발견해내고, 천천히 음미하며, 그 속에 담긴 많은 것들을 재조합하여 그 책을 읽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우주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대회 심사를 하며 고등부의 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주제 도서를 제대로 읽고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잘 녹여낸 글을 발견하며 소름이 돋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몇 몇 글들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학 입시를 향해 달려가는 교육 현실에서는 길지 않은 이 책 한 권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긴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배우게 하려면 한 권의 책이라도 귀한 음식을 대하듯 충분히 더 음미하여 자신의 생각으로 숙성시킬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진아 기자  ysnews0900@hanmail.net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진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