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는 1970년대 후반까지 황포돛배가 다녔다. 부산의 하단포 나루터에는 50여 척의 황포돛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황포돛배는 낙동강을 건너는 주민들의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4평 남짓한 뱃간에 하단포와 명지를 오가는 주민들, 을숙도를 찾는 연인들을 실었다. 하지만 1986년 낙동강하굿둑 건설과 함께 하단포 선착장이 사라지면서 황포돛배도 자취를 감추었다. 

황포돛배는 조선시대에 낙동강을 오가며 식량, 땔감, 소금을 옮기는데 쓰였던 전통 한선이다. 황포돛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돛은 배가 바람을 타고 잘 항해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황톳물에 담가 염색을 하기 때문에 색이 누런 것이 특징이다.

먼 옛날 사람들은 원시적인 뗏목이나 통나무배를 만들어 어로활동과 이동에 활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기시대 유적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반구대암각화에는 여러 사람이 배를 타고 고래를 잡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를 통해 당시 배의 모양과 어로활동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전통 배는 바닥이 평평한 평저선(平底船), 일본은 바닥이 뾰족한 첨저선(尖底船)을 사용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전자를 "U"자형 후자를"V"자형으로 호칭하기도 한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해전에 사용한 판옥선(板屋船)은 평저선 위에 집을 지은 일종의 누선(樓船)이다. 추진 장치가 없었던 옛날 배를 기준하면 속도 면에서는 마찰저항이 적은 V 자형이 우수하고, 조향성(造向性)에서는 회전시 유체의 저항을 적게 받는 "U"자형이 우수하였다.

평저선과 첨저선은 일장일단이 있고, 평저선인 한국 전통배는 서해안, 남해안 같은 수심이 얕고 조수가 있는 곳에서 뻘에 안착하기 유리하다. 평저선은 밀물 때 갯벌에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어도 갯벌에 그대로 서있지만 첨저선은 배가 옆으로 넘어지게 된다. 낙동강을 오르내리던 황포돛배는 평저선으로 강의 모래밭에 그대로 올라앉을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 배의 독특한 구조와 생김새를 갖춘 전통 배를 한선(韓船)이라고 한다. 한선은 자연 환경과 지리적 요건 등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다. 한선의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배의 밑부분이 평평하다는 것인데, 이는 조석간만의 차가 심한 서남해안에 적응하기 위함이다. '평저선 구조'라고 하는데, 바로 한선의 기본적인 구조인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한선인 황포돛배는 물 깊이가 무릎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낙동강의 상류까지 오르내릴 수 있도록 배 바닥이 탄력있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강바닥의 구조와 높이에 따라 배 바닥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것이 황포돛배의 핵심기술이다. 이러한 배의 구조 때문에 강에 있는 작은 바위나 돌에 걸리지 않고 가볍게 넘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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