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민간담회, 23일 현장방문회 잇달아 열어
방류수로 이설 검토, 협의회 구성 등 성과 '주목'
양산시, 올연말까지 악취개선사업 추진의지 밝혀
주민, 운영시스템·민원피드백 개선·행정의지 촉구

[수질정화공원 악취해소 민·관 해법찾기]

양산시가 수질정화공원 악취해소를 위해 하수처리장 방류수로 이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상황실을 만들어 악취민원 처리현황을 매일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양산시와 동면 주민대표로 이뤄진 협의회를 구성해 매월 한 차례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 모두가 김일권 양산시장이 이틀에 걸쳐 간담회와 현장방문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소통행보를 펼치며 주민과 약속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동면 금오·금빛마을은 지난 22일 수질정화공원 회의실에서 주민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오·금빛마을 주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일권 시장과 양산시·동면·수질정화공원 관계자들, 그리고 최선호·김태우·박미해 시의원이 참석했다. 특히, 원래 참석계획이 없었던 김 시장이 앞선 일정을 빨리 마무리하고 간담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양산시는 수질정화공원 악취 해소를 위해 지난 2016년 약 49억 원을 들여 제1차 악취개선사업을 실시해 약액세정탑 4기와 포집시설을 설치했고, 이후에도 악취모니터링 시스템과 풍향·풍속계를 설치했다. 그럼에도 악취 민원이 끊이질 않자 지난해 한국환경공단 악취기술진단 용역을 의뢰해 올 연말까지 사업비 14억 원을 투입해 제2차 악취개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수질정화공원 악취 원인에 대해 "침사지 설비, 반응조 설비 등에 악취포집시설이 일부 설치가 되어 있지 않고, 슬러지 건조시설의 고농도 악취는 수세 후 약액세정으로 처리하고 있으나, 일부 악취발생 물질이 처리되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포집시설 1식과 약액세정탑 1기 추가 설치 ▲수세 부분 안개노즐 설치 및 기존 노즐보강 ▲약액세정에서 처리되지 않는 알데하이드류 및 VOC류(유기화합물) 처리를 위한 촉매산화수장치 설치를 대책으로 내세워 올 연말까지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악취개선사업을 통해 악취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주민 "운영시스템 바꾸고 민원피드백 강화해야"

이 같은 시의 설명에도 주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주민들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운영 시스템과 양산시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원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나선 김종열 씨는 "신도시 입주 후 지난해 상반기부터 악취와 약품냄새가 발생되기 시작해 3년이 지난 지금은 두통을 동반할 정도의 심각한 악취가 수시로 발생돼 주민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서 "시에 민원을 넣으면 컨설팅 기준보다 오·폐수 유입량이 많아 탈취기 용량이 부족해 악취가 발생된다면서 시설을 늘리면 된다는 식으로 답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번에 비가 많이 왔을 때 처리용량보다 많아지자 수질정화공원 측이 보고도 없이 폐수처리 안하고 흘려보낸 적이 있다"면서 "비상사태가 발생되면 그 시나리오에 따라야 하는데 그냥 유야무야 지나간다. 하수처리장 운영실태가 이렇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조시설 내용연수가 10년이 다돼 가는 상황에서 곧 사송신도시 들어오고, 가산산단에 신도시 인구증가 등을 보면 오·폐수 추가유입이 예상되는데 인구증가 사전대책수립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하며 "악취는 바람만 불면 날아간다. 우리가 하수도 요금을 안내나. 왜 우리한테 오·폐수를 보내나. 지하로 하든 밀폐를 하든 조치해달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김홍렬 금빛마을 새마을지도자는 "2014년 2월 이사를 왔다. 금빛마을이란 이름을 내가 만들었다. 살기 좋은 금빛마을이란 캐치프레이즈로 시작했는데, 주민들이 살고 싶어해야 하는데, 저도 퇴직하고 평생 여기서 살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6년동안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살고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많은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 건도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다. 이게 양산시정의 현실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시스템화 해달라. 누가 민원을 제기했고 하루에 민원이 몇번이 들어왔고 어떤 민원이 들어왔는지 메일이나 문자로 이장과 민원인에게 피드백이 와야 한다. 이를 고쳐주지 않으면 주민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입었던 피해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한전은 송주법에 따라 전기요금이라도 지원을 해준다"면서 "피해보상이란게 돈을 달란게 아니라 상하수도요금 감면이나 제외 등 피해를 입은만큼에 대한 혜택을 줄수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창집 금빛마을 개발위원은 양산시의 의지를 꼬집었다. 그는 "악취 나면 집값에 영향을 미칠까 해서 관리업체에 밤에 전화해 도저히 문을 못열겠다고 사정을 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양산 수십만 인구가 발생시키는 오·폐수 처리, 이 문제보다 더 중요한 행정우선순위가 뭐가 있다고 보나"면서 "민원 발생하면 즉각 양산시장에게 보고돼야 한다. 하수과에서 우물쭈물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처음에는 집값 생각했는데 어리석은 생각이다. 악취는 양산시 행정순위 제1번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 시장 "행정 타성젖어, 악취문제 행정 1순위 놓을 것"

이에 대해 김일권 시장은 "수질정화공원이라 이름 붙였지만 다들 하수종말처리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초에는 마을이 없었다. 행정도 그 타성에 젖어 느슨하게 가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겠다"면서 그 동안 행정이 안일했음을 밝혔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대거 들어와 살고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예측을 양산시가 한번도 실천해본 적이 없다고 인정하겠다"면서 "신도시 조성 시 제일 먼저 인구증가로 (하수처리) 용량이 늘어나 발생할 수 있는 악취 문제에 대해 LH와 양산시가 얘기를 했어햐 했다"고 악취 문제가 첫단추부터 잘못뀄다고 밝혔다.

그는 "(악취 문제에) 행정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한다. 일본과 같이 지하시설이 아닌 이상 어떻게든 냄새가 바깥으로 나오지 않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면서 "양산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제가 자진해서 왔다. 시장이라고 다 아는 것 아니다. 방류수로를 덮으면 되지 않나. 매뉴얼을 만들어라. 업체에 맡기고 관리감독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라. 그 분들은 안해도 우리는 해야 한다. 일일히 한건 한건 상황실 만들어서 하수과에 민원처리상황을 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고 대책을 말했다.

김 시장은 단기·중기·장기계획 틀이 잡히면 오늘처럼 간담회를 열어달라는 주민들 요구에도 선뜻 응했다. 그는 "나오라고 하면 아무리 바빠도 시장이 참석하겠다. 저는 행정의 모든 것을 현장에서 찾으려고 한다"면서 "6년 정도 사셨다는 주민 말씀이 제 가슴 속에 와닿는다. 왜 이렇게 됐는가. 공기좋고 양산에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기대를 갖고 온 사람들은 당장 실망하기 마련이다. 100% 안되더라도 행정 1순위에 놓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의 뜻을 전했다.

■ 현장방문, 악취원인 방류수로 이설 검토

다음 날 김 시장과 임정섭·정석자·최선호·김태우·박미해 시의원, 양산시·동면 업무담당자와 주민들은 수질정화공원과 금산빗물펌프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하수처리장 방류수로가 택지와 맞닿은 금산빗물펌프장을 지나면서 악취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방류수로를 이설할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질정화공원 외곽방향의 바이패스 관수로에 연결하는 340m 수로를 지하에 매설하는 방식으로 약 18억 원의 사업비가 드는 1안과 금산빗물펌프장 경계사면 방향에 480m 방류수로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30억 원의 사업비가 드는 2안 중에서 1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부광 금빛마을 이장은 "최선은 아니겠지만 차선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양산시에 개선의지를 적극적으로 나타낸 것에 대해 좋게 평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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