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22일 총파업 실시
양산부산대병원, 약 250명 비정규직 중 청소·시설 참여
병원 측 자회사 설립 간접고용 정규직화 추진에 반발
올해 3차례 파업, 정재범 지부장 30일 단

▲ 정재범 지부장 단식농성 30일째인 지난달 26일 양산부산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로비 농성 모습. (사진=보건의료노조)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 전국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오는 22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양산부산대병원에서는 노동조합이 결성돼 쟁의권을 가지고 있는 청소와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하 '노조')은 지난 19일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파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2년 동안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국립대병원 사용자측을 규탄하고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직접 나서서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측은 "정규직 전환 1단계 기관인 국립대병원에서 일하는 5천여 명의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은 파견용역계약이 끝나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여전히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공공병원으로서 고용안정과 양극화 해소, 차별 금지에 앞장서야 할 국립대병원의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사회적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정부가 공공부문의 정규직화를 선포하면서 국립대병원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1단계 기관으로 지정됐지만, 지난달 2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1단계 기관 정규직 전환 추진 실적'에 따르면, 14개 국립대병원 전체 간접고용 노동자 5,223명 중 정규직 전환 인원은 292명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이 5.59%에 머물러 있다. 특히, 불법파견 소지를 없애기 위해 직접고용한 인원을 빼고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한 인원은 강릉원주대치과병원 6명, 부산대치과병원 9명 등 15명으로 0.29%에 불과하다.

현재 노조 측은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지만 병원 측은 자회사 설립을 통한 간접고용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교육부가 주선해 국립대병원 통합 노사협의회를 열었지만 양측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1차례 실무협의와 1차례 전체협의를 끝으로 아무 성과없이 중단되고 말았다.

부산대병원은 청소와 시설관리, 보안, 경비, 주차 등 약 500여 명의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고, 이 중 양산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250명 정도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 지부(지부장 정재범)는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올해 이미 3차례 파업투쟁에 나섰고, 정재범 지부장은 지난 6월 27일부터 30일간 단식농성을 통해 병원 측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부산대치과병원은 지난 7월 1일 국립대병원에서는 처음으로 청소직 5명, 보안·안내직 4명 등 비정규직 9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재범 지부장은 "병원에서는 자회사를 만들어 수익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개선을 하겠다는데 이는 공공병원이 수익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노조에서는 반대한다"면서 "규정, 업종 등 명확한 지침 없이 자회사를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용역회사를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이라도 직접 고용해서 그동안 착취하고 저임금 만든 이분들에게 처우개선을 해주어야 국립대병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면서, "10월 정규직지부 투쟁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서 정규직을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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