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밤시간 악취…주민 민원 급증
원인 두고 양산ICD,수질정화공원 등 분분
시민 "악취, 건강에 나쁜 건 아닌지 불안"

"하수구 냄새가 너무 심해 문을 열어놓을 수가 없다."
"지난 3일 울산에서 이사왔는데 창문을 못 열겠다."
"호흡기에 치명적일 정도로 숨이 막히는 냄새다."

양산주민들이 폭염과 악취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원인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부터 증산신도시와 물금 범어, 석산신도시 지역에서 밤 시간대에 하수구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는 민원 신고가 급증했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이례적일 만큼 악취 신고민원이 부쩍 늘었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산지역 온라인 카페에서도 지난 8일부터 물금과 석산 지역을 중심으로 악취 신고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증산 양우3차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밤 11시부터 시골 분뇨 냄새 같은 것이 창 밖에서 들어오더라"면서 "여름이라 창문 열고 자는데 정말 악취가 온 집안에 퍼진다"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이러자 석산과 범어 주민들도 공감의 뜻을 표하며 악취정보를 공유했다.

악취가 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분분했다. 한 양산시 관계자는 "양산ICD 컨테이너 세척으로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지금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지만 과거에도 양산ICD에서 악취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양산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수질정화공원을 악취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양산ICD에 대해 지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도 "양산ICD는 주로 화학약품 냄새고 범위도 좁아 이번처럼 넓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 오히려 하수구 같은 냄새는 수질정화공원 악취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질정화공원 관계자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수질정화 과정에서 악취가 신도시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고 인정하며 "악취가 저감될 수 있도록 한층 더 노력하겠다"면서도 "악취의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는 곤란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에 순찰할 때 인근에서 사용한 퇴비가 악취를 발생시키는 것을 적발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악취도 수질정화공원, 양산ICD, 그밖에 다른 요소가 결합된 복합요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얼마 전 부산에서 한 여고생이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한 유해가스로 의식을 잃은 사건을 떠올리며 악취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불안해 하고 있다. 한 시민은 "양산ICD가 악취 원인이면 컨테이너 세척시 유독성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면서 "양산시가 빨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양산시는 수질정화공원 악취 개선을 위해 올해 사업비 10억 원을 들여 이달 중에 악취방지시설 추가설치를 위한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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