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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도 두렵지 않았다"양산소방서 최수민 소방령 40년 공직 명예퇴직 '소회'
1979년 국내 최초 여성소방관으로 임용
"남자에 의존 말고 주관 갖고 근무해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소방관 돕고 싶어"
   
 

국내 최초의 여성소방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최수민(60) 소방령이 명예퇴직 했다. 최 소방령은 양산소방서를 끝으로 4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면서 짦은 인사말만 남겼다. "그동안 큰 탈 없이 공직을 마칠 수 있게 해준 동료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는 정부가 최초로 여성소방공무원 15명을 임용한 1979년 공직을 시작했다. 첫 부임지는 고향 마산이었다. 이후 결혼과 함께 김해에서 가장 오래 근무하고 양산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했다.

최 소방령은 퇴직 후에도 소방 조직을 위해 일하고 싶다. "사이버대학에서 상담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시신을 자주 봐야하는 소방관의 특성상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동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심신의 안정을 찾도록 해주고 싶다"며 "공부에 전념하고자 1년 남겨 놓고 퇴직을 했는데 다년간 쌓아온 경험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는데 공헌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직 내 최초의 여성 소방관으로서 겪었던 바를 후배 여성 소방관들에게 전한다. 남성 소방관들의 짖꿎은 농담에 대처하는 방법도 후배들에게 알려준다. "우선은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살아남기 위해 강인한 체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소방 조직에서 여성들은 화재진압이나 구조활동보다는 교육 홍보에 치중되는 경향이 크다. 소방행정이나 민원업무 등 소방서 청사 내에서 하는 일을 맡는 것이다. 이에대해 최 소방령은 "여자들은 불 끄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 부서에만 적체 되면 발전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를 두루두루 경험해 자기 성장과 조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며 "남자들에게 치여 역량발휘가 힘들고 묵살당하고 하고 싶어도 보직을 안주는 때가 있었지만 의존하려고 하지말고 주관을 갖고 근무하라"고도 했다.

교육 홍보 분야에 대해서는 "현대 사회의 복잡다단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을 위한 교육 홍보가 굉장히 중요하다. 조직원을 더 보강해야 하고 순환이 어렵다면 전문화시키는 것도 방법이된다"며 "현장 대응 만큼 조직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부서다"고 했다.

첫 임용 동기들과 최근까지도 모임을 갖는다는 최 소방령은 오늘날의 사회 전반이 여성들을 위한 배려가 크게 진보했다고 평가하고 동기들과 퇴직 후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과거 출산을 하더라도 휴가를 가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소방조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요즘 후배들을 보면 여성이라는 틀 속에서만 자신을 가두지 않고 진취적이며 당당하다"며 "후배들로부터 배운다"고 했다.

제복을 입은 최 소방경의 갸냘픈 어깨에 소방 조직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가 다 얹혀 있는 듯 하다.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여성소방관들을 더 많이 볼 날이 머지 않았다.

신정윤 기자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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