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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그대로 뒀을 때 가장 아름답다"[양산의 길을 찾다] <11> 현문스님 통도사 주지

"영축 총림 통도사, 많은 자원 가지고 있어
통도사가 가진 문화적 근원은 '자기 수행'
한국인으로서 통도사는 크나큰 자랑이다"

양산 문화예술의 색은 '초봄'을 연상시키는 연초록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6월 통도사 주지로 취임한 현문스님의 말씀이다. 현문스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래 전부터 양산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의미심장한 복선을 내보인다. 이에 향후 현문스님이 지향하는 양산문화예술의 나아갈 바를 본 지면을 통해 기록하고자 한다.

사실, 창작이라는 남다른 활동을 통해 일정한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지역 내 예술가라고 해도 양산문화예술의 특색을 말하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는 산업도시 양산이 가지는 나름 오래된 아우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도시 곳곳 오밀조밀 퍼져 있는 양산의 문화예술조각들은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산업화' 물결에 가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보이지 않을 뿐 없는 게 아니다.  

현문스님은 "지난 40여 년간 통도사 '자장암'에 기거하면서 봤던 어둠은 세상의 모든 부분을 품고 있다"고, 그래서 그러함을 보여주는 색 '검정'을 예찬한다. 현문스님은 "저녁노을 후 땅거미 내려 몰려든 까만 어둠은 세상을 적막하게 할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낮의 시각성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버전으로 각각의 대상을 훨씬 견고하고도 선명하게 확인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는 양산 통도사가 가진 포용성과도 닮았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통도사 안에서 뿜어 나오는 양산문화예술의 근원에 대해서도 소신 있는 발언을 쏟아낸다.

현문스님의 주장은 "양산문화예술의 원류는 통도사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 명제와 더불어 작금의 현실에서 통도사가 품고 있는 문화예술 확산의 가능성과 앞으로 전개돼야 할 양산문화발전을 향한 화두를 나름 설득력 있는 이유를 들며 제시한다.

그 화두는 다름 아닌 '양산문화예술의 정체성 찾기'다. 현문스님에 의하면 이 정체성은 먼저 그 어휘가 뜻하는 고유 의미가 양산지역에서 뚜렷이 보여야만 한다. 그랬을 때 양산이라는 명사를 접두어로 붙여 '정체성'이라는 말을 후속으로 연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단 정체성을 명백히 정의할 수 있는 지역적 구심점이 있어야 '양산'을 아우르는 문화예술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산문화예술의 정체성'을 과연 어떤 것으로 명명할 수 있을까. 필자는 7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이를 찾아 양산의 문화예술이 서린 곳과 문화예술인을 만나 질문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그리 명쾌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산문화가 굉장히 깊게 양산 곳곳을 채우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현문스님은 양산문화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몸짓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현재 통도사가 지향하는 여러 방면 문화예술행사 유치, 이를 통해 대중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려는 움직임이다. 또한 이러한 행사가 주축 돼 단순히 하나의 가십거리로 끝나는 게 아닌 양산이라는 지역성을 강조하고 아울러 양산문화예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려는 분주한 자리매김이다.

그 방법으로 현문스님은 먼저 "영축 총림 통도사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 자원의 중심에는 천년의 발걸음이 서린 등산로가 있다"고 통도사의 큰 맥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이 등산로는 어떠한 폭우에도 그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을 만큼 단단한 토양과 본질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형태는 통도사가 가진 '수행중심 총림'이라는 본연의 가치와 닮았다"고 통도사를 소개한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정신의 숭고함이 함께 머무는 통도사를 만인에게 알리고, 그들이 통도사라는 광창(廣窓)을 통해 양산문화예술을 들여다봤으면 하는 주문을 한다. 

"자연은 그대로 뒀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강조하는 현문스님은 나아가 통도사가 지닌 순수 그대로의 수려한 장관을 외국인들도 많이 볼 수 있었음 하는 바람을 내보인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크루즈를 타고 부산에 와 대부분 경주 불국사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게 안타깝다"며 "민관의 노력과 협조를 통해 통도사를 참관하고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관광객들의 감흥은 분명 더 클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형식적 아름다움이 주는 고색찬연함의 매혹도 아름답겠지만, 세월을 인고한 자연의 정겹고 편안한 정경은 봄·여름·가을·겨울의 따사로움·뜨거움·서늘함·차가움을 모두 감싸 안으며 아름다움의 경지를 절정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현문스님은 무엇보다 통도사가 가진 문화적 근원을 '자기 수행'이라는 본질 안에서 찾아 그를 통해 복합문화행사로 이어가려 한다. 세부 내용으로 "스님들 각자 부지런히 수행·정진한다면 신도들은 그에 대한 존경과 감흥으로 '무량법문'의 가피(부처나 보살이 자비심으로 중생에게 힘을 줌)를 입게 되고, 이를 통해 통도사가 가진 문화예술 기반 또한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 접목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통도사 보행로' 계획 중이다

이렇듯 '수행중심도량'의 기치 아래 현문스님은 매주 일요일, 일주문 앞에서 '작은음악회'를 연다. '문화 나눔'이라는 소신이다. 스님은 "양산시민들이 휴일을 맞아 조금이라도 힐링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스님과 일반인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러한 가까워짐을 통해 양산 문화예술에 대한 과제도 함께 수행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통도사 인근 '신평마을'이 갖는 역사성(3.1만세운동발생 및 주변 지역 확산 도모)과 아울러 "이곳을 단순히 지나치는 관광이 아닌 머무르는 관광이 될 수 있게 힘을 써 보자"고 관광지로서의 입지정착에도 목소리를 높인다. 그 대안으로 "서울 인사동처럼 양산의 정체성이라 말할 수 있는 예술품을 전시하고 이를 판매로까지 극대화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나름의 견지를 보이며 관의 협조를 구한다. 

어떻든 현문스님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통도사의 유구한 문화적 가치를 양산이라는 도시 안에서 체험할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다. 더불어  양산 정체성을 내보일 수 있는 다방면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계획한다.

한편 통도사는 현재 사찰 중에서도 총림이다. 총림으로 제정되려면 먼저 선원(선방)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 부처님 경전을 공부할 수 있는 승가대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율장을 지키는 율원이 있어야 하고 염불을 가르치는 염불원이 있어야 한다. 통도사는 이를 다 갖췄다. 현문스님에 따르면 통도사는 특히 우리나라 총림 8군데 중 이 요건을 온전히 갖춘 유일한 곳이다. 

이러한 입지를 통해 스님은 '통도사 보행로'를 계획한다. 그리고 이 길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만들고자 한다. 더불어 통도사 내 20여 곳의 암자를 연결하는 '테마 산책도'도 구상 중이다. 특히 이 암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러니까 불화·된장·선방·경전을 공부하는 등 각기 특색있게 유명한 곳을 각각 부각시켜 매년 대중에게 2박3일 일정으로 힐링의 공간이 되게 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템플스테이 공간이 조만간 완전 구축되면 시민들의 쉼터이자 자기 성찰의 시공간으로서 이를 더 부가시킬 방침이다.

그리고 통도사와 영축산, 더불어 천성산이 합일된 지점에서의 '먹거리 문화'도 만들어내려 한다. 특히 올 가을에는 양산시와 협약해 '빛 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이는 계산대제와 어울린 시민의 볼거리 창출이다. 더 나아가 스님의 '발아춤' 의식을 다시 복원시켜 무형문화재로 등록 예정이다.  

무엇보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의 보물들 약 4만 점의 보존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하는 데도 많은 힘을 들이려 한다. 

이를 위해 조만간 제2전시실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통도사가 보유한 지정문화재 '괴불탱'(보물 1351호, 2002년 10월 19일 지정, 야외 법회에 사용되는 대형 불화)에 관한 역사자료집 편찬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현문스님이 큰 소리를 낸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통도사는 크나 큰 자랑이다!".

필자의 양산문화예술을 알기 위한 발걸음이 통도사에서 멈췄다.

 

 

박경애 기자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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