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아야"

한일유엔아이아파트 옹벽에 암석이 깔려 있다.

유비무환,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 중에는 이와 같은 준비에 관한 말들이 많다. 

웅상에 있는 천성산 한일유앤아이 아파트 뒤쪽에는 외곽 도로가 있는데, 이 도로는 2014년 8월에 산사태가 나서 몇 년간 방치 되다 시피 하였다. 

작년 이맘 때 기사로 다룬 적이 있는데 우연의 일치 인지 기사가 나가고 난 다음 달에 유앤아이 아파트에 공사 지연에 대한 안내문이 붙고 작년 2018년 10월~11월경에 공사를 시작하였다. 

지금도 공사가 진행 중인데 낮에는 포크레인이 암석부수는 소리가 요란히 들려온다. 

아파트 쪽으로는 토사며 암석 조각이 넘어 가지 않도록 목조 가림 막을 설치하고 산사태가 났던 옹벽 윗부분을 깎아낸 암석 등을 도로에 펼쳐 놓았는데, 그 양이 어마 어마하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덤프트럭이 암석을 나르지만 남아있는 많은 양을 보면서 원래 양을 생각하면 얼마였는지 감도 오지 않는다.

공사 현장을 보면 산의 상당 부분을 깎아 내고 그 자리에는 추가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콘크리트로 만든 십자형 구조물을 경사면에 박아 넣었다. 

이전에 배가 나온 것 같은 불룩한 경사면과는 달리 상당히 견고해 보이는 모습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처음부터 이렇게 견고히 만들지 않았을까? 

물론 산의 내부를 알 수 없으니 가능한 한 견고하게 만들었지만 자연 재해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재해의 가능성을 줄이고 차단하는 것, 산의 내부를 알아 대비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이 아닐까?

다른 분야 이지만 원목 판매가 빈번히 일어나는 어느 커뮤니티에서 '나무속을 모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나무가 뒤틀릴 수 도 있고, 나무속에 들어있던 벌레가 완성품을 뚫고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나무 속 을 모르는 판매업자는, 나무가 뒤틀릴지 모르고 판매를 하는 업자는 나무를 판매 하지 마라.'라고 이야기 한다. 

나무 속 이나 땅 속이나 일반인들은 알기 힘들기 마찬 가지지만 전문가들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흔히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봐야 아나?'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는 부분을,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공사 하는 전문가들이 좀 더 양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살피고, 관계 공무원들 역시 '안전에 과한 것은 없다'라는 마음으로 꼼꼼히 관리 한다면 국세낭비도 없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또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이 터지고 나서야 네 탓 내 탓 해 봐야 이미 늦은 때가 아닐까?

 

본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 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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