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물금·양주·동면 3천개 볼라드 전수조사
점자블록에 설치 등 67% 불량…정상 18.5% 불과
물금읍 심각…10개 중 9개 볼라드 개선 대상
시 "신도시 올해 안 개선…양산 전 지역 추진"

▲ 물금신도시 한 횡단보도 점자블록 위에 설치된 볼라드.

횡단보도나 인도에 자동차 진입을 막기 위한 말뚝 형태의 볼라드가 점자블록에 박혀 장애인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는 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가 양주동·물금읍·동면 등 물금신도시 총 3,124개 볼라드를 전수조사한 결과 위치불량 2,093개(67.0%), 규격불량 452개(14.5%) 등 2,545개가 불량으로 판정돼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상으로 판정된 볼라드는 18.5%인 579개에 불과했다.

위치불량은 대부분 볼라드가 점자블록 위나 앞에 설치돼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을 읽기도 전에 볼라드에 부딪히는 구조로 설치된 경우였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횡단보도 등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규격에 맞게 설치돼야 한다. 점자블록은 점형과 선형으로 나눠지는데 설치된 방향과 설치수량에 따라 직선보행, 방향전환, 목적지 발견을 안내하는 시각장애인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잘못 설치된 볼라드가 이를 방해해 자칫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부분의 볼라드가 개선대상으로 밝혀지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가장 많은 2,285개의 볼라드가 설치된 물금읍은 89.4%인 2,043개가 불량 판정을 받았다. 10개 중 9개 볼라드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치불량이 1,731개(75.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규격불량도 312개에 이르렀다. 동면도 449개 볼라드 중 20.5%인 92개만 정상이었고, 나머지는 개선이 필요했다. 390개 볼라드가 설치된 양주동은 62.8%인 245개가 정상으로 판정돼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이처럼 신도시에 볼라드 설치 문제가 많은 것은 신도시를 조성한 LH에서 관련규정에 대한 숙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 관계자는 "볼라드 설치 시 장애인 입장에서 점자블록에 방해되지 않도록 설치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볼라드 전수조사는 김일권 양산시장이 지난달 책임관 회의에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점자블록이 설치된 곳 바로 위에 볼라드를 설치한 사례를 들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장애인들에겐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실태 조사와 개선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물금신도시를 우선적으로 도로 유지관리비 3억 원을 활용해 올해 안으로 즉시 개선조치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산단조성, 주택사업, 도시계획시설사업 등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에서 볼라드를 설치할 경우 해당 부서 설치규정을 준수하고 준공검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구도심에 비해 신도시에 볼라드 설치불량 사례가 많은 만큼 신도시를 우선적으로 올해 안으로 개선하도록 하겠다"면서 "이후 웅상을 비롯해 양산 전 지역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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