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에 친구들은 대체급식을 앞에 놓고 즐겁지 않은 표정들로 서로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평소에 점심시간이 되면 그날의 메뉴가 뭘까? 하고 기대하면서 빠른 걸음을 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은 날이다.

7월 3일부터 3일 간 학교비정규직 노조파업으로 양산지역 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급식이 중단되어 대체 급식이 나왔다.

그중에 내가 다니는 학교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별 지장을 받지 않았지만, 내 친구 학교의 경우에는 대체급식으로 나온 빵과 우유를 먹고 오후에 배가 고파서 힘들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우리들에게는 한참 먹을 나이에 빵, 우유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와야 되는데 맞벌이를 하시는 어머니들은 도시락을 준비하고 출근하시기가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다고 하신다.

한편으로는 이런 계기를 만나고 나서야 매번 먹을 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마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급식소에서 일하시는 조리사 이모들을 보면 하루 종일 서서 무거운 물건을 옮기고 300명이 넘는 단체급식을 준비하시는 모습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요즘과 같은 여름에 뜨거운 불 앞에서 일하시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급식을 남기지 않고, 먹은 뒤처리도 말끔히 하려고 노력한다.

반복되는 파업으로 학생들과 부모님이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에 적극적인 대화와 긍정적인 협의를 통해 원만한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조금씩 양보하는 가운데 이 흐름이 더 이상 길어지지 않고, 우리 학생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 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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