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의 이야기터' 참가자 발표내용

지난 2일 양산문회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양산YWCA가 주관한 '제 12회 여성들의 이야기터' 행사가 열렸다. 여성들의 이여기터는 여성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위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함게 듣고 공감하며 나아가 여성 권익증진으로 양성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리로 양산ywca 회원들과 시민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발표회에는 11명의 발표자가 △여성 권익증진 △경력단절 여성의 성공취업담 △보육 공공성 강화 △여성의 직업능력 개발 성공담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사회 리더로 거듭나기 △부모교육 △영유아 교육 등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아래는 11명의 참가자들의 주요 발표내용이다.

◆ 이혜나(물금읍) "여성들이 연합할 때 여성의 꿈이 꽃피운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가정주부가 됐다. 다시 일을 하고 싶었을땐 '경력단절'이라는 현실의 벽이 높게만 느껴졌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했다. 그때 알게된 양산여성새로일하기센터. 그곳에서 직업상담과 재취업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경력단절여성으로 재취업과정에서 느끼게 된건 여성들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개발을 하며 취업에 도전할 때 여성의 꿈들이 사회 속에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 이소미(웅상) "하영이와 함께 세상을 품다"

나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에 시집온 결혼이주여성으로 딸 하영이를 출산 후 한국으로 귀화했다. 남편의 실직으로 인해 많은 갈등을 겪었다. 결국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이혼 후 하영이의 양육권을 갖게 됐다.위자료도 받지 못하고 이혼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하영이를 친정인 캄보디아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 때의 한국생활은 현실적·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난 엄마였기에 하영이와 함께 살 수 있는 날을 꿈꾸며 공장에서 7년동안 밤낮없이 일을 했다.지금은 그동안 번 돈을 모아 보금자리인 원룸도 얻었고, 하영이도 한국에 데려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주말마다 희망웅상이주민한글교실에서 상담과 한글교실 자원봉사를 하며 나와 같은 이주여성들을 돕고있다.

한국 속담에 '움추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뛴다'라는 말이 있 듯 힘든 시간이 더 많았기에 성장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김수덕(동면) "디딤돌 딛고 일어선 사회우등생"

남편을 먼저 보내고 몸이 아파오며 우울증이 찾아왔다. 나때문에 내 주변이 모두 힘든것 같다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됐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 응급실.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이 고통인 시간들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찾은 교회에서 이런 식으로 지내다가는 결국 혼자가 될 것이라는 목사님의 따끔한 충고를 들었다. 나는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학력도 기술도 없던 나는 무작정 고용노동부를 찾았다. 디딤돌일경험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동안 양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급식일을 시작했다. 첫 출근날, 설렘·걱정과 더불어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나를 괴롭혔다. 나는 다시 기운을 냈다. 서서히 일하는 즐거움과 삶의 가치를 찾기 시작했다. 일을 하며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태국·아프리카·우간다로 봉사활동을 떠나며 삶의 행복을 느꼈다. 

나는 계속 도전중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 박정숙(물금읍) "영유아 교육의 미래"

사립어린이집은 국가를 대신해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유아 145만명 중 106만명이 사립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고 이는 전체의 74%에 달한다. 이 수치가 말해주듯 우리 보육현실에서 사립어린이집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다.

현재 어린이집에서는 1745원으로 유아 1인의 오전간식, 점심, 오후간식을 먹이고 있다. 질좋은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1745원이 넘어서면 그 어린이집은 감사의 대상으로 보건복지부 컴퓨터에 빨간불이 켜진다. 누구를 위한 감사인지, 정책인지 되묻고 싶다.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확실한 투자는 영유아보육에서 시작된다. 미래를 기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영유아 보육정책, 다시 한번 뒤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 조영낭(양주동) "다시 시작하는 첫걸음"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 일하고 싶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그 때, 우연히 단절교육여성훈련교육생 모집공고를 봤다. 아이들을 좋아하던 나에게 어린이급식전문조리사과정은 또다른 삶의 기회로 다가왔다.지원을 하기 위해 양산여성새로일하기지원센터를 찾았다. 지원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우여곡절끝에 교육생으로 선발됐고 그 과정에서 자격증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내 힘으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기쁨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이제 실기시험에 도전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남보다 조금 늦지만 천천히 꾸준히 나가겠다.

◆ 송재연(물금읍) "7전 8기"

지금도 얼마전 딸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엄마, 나 드디어 합격했어"

딸이 22살 대학을 졸업하며 내게 경찰이 되고싶다고 말했다. 나는 딸이 편하고 안전한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지만 경찰이 되고 싶다는 강한 딸의 의지에 함께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딸과 함께 엄마의 수험생활도 시작이었다. 매일같이 도시락을 쌌고 수험에 지친 딸의 어깨를 보며 함께 힘들어했다. 중간에 힘든 순간에 좌절해 함께 울기도 많이 울었다.

드디어 서른이 되던 해. 딸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은 후 나의 수험생활도 끝을 맺었다. 현재 딸은 자신의 꿈을 이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 

◆ 원지혜(웅상) "한국사회의 결혼이주여성 리더"

2017년 결혼과 함께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오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어느덧 한국생활 3년. 처음엔 이 낯선 환경의 모든 것이 힘들었다.
무엇보다 누군가가 내게 요구를 했을 때 '거절하면 나를 싫어할까'라는 생각에 내 의사를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이는 나를 점점 옥죄였다.

너무 힘들었다. 이래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나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열심히 공부해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했다. 자신감이 생겼고 나와 같이 결혼이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현재 태국이주여성들을 돕고 있다. 한국사회의 결혼이주여성 리더로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정혜숙(양주동) "제 2 인생의 출발점에 서서"

결혼 전 10년동안 어린이집에 근무하다 결혼과 함께 퇴사했다. 오랫동안 일을 쉬다보니 재취업도 어렵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많이 바뀐 직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양산여성일하기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직업훈련생으로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일이 많아진 현대 사회에서 컴맹이라 의기소침했는데 교육을 받으며 3개의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신감이 커졌다.

직업 교육을 통해 노력하고 성공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자신감·성취감을 높일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교육기회를 많이 만들어 여성들이 사회에서 리더로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 임미경(양주동) "용기 있는 목소리가 바꾸는 세상"

몇년 전 나는 2교대 근무로 인해 새벽출근을 했다. 그 곳에서 나는 직장내 성추행 피해자가 됐다. 가해자는 회사 사장이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을 했다.

많이 무서웠다. 이 일이 알려지면 나에게 쏟아질 시선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했지만 용기를 내 부모님께 알리고 신고를 했다.

신고 후 나는 회사에서 해고됐다. 죄를 지은 사람은 죄값을 받게 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렇게 경찰서·검찰청·법원을 다니며 1년의 시간을 보냈다. 정상적인 회사생활도 못하고 재판에만 매달렸다. 결국 그 사장은 성폭력특별법위반으로 인해 집행유예 2년8월을 선고받고 종결됐다. 

여성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내 가족, 내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더이상 숨기지말고 숨지말고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 작은 목소리가 모여야 세상이 변한다.

◆정경숙(동면) "여성실업자 직업훈련교육을 바라보는 시선"

나는 여성 실업자로써 직업훈련교육을 받고 직업을 찾았다. 직업훈련은 전문성을 높이고 개인의 역량을 높인다. 그리고 실제 직업에서 쓸수 있는 기술을 교육한다. 정말 우리는 일자리가 없는 것인가. 취업예정자들의 교육수준은 높은데 그에 인식수준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닌가. 양산만해도 제조업에는 일할 사람이 없어 허덕이고 고등교육을 받은 실업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보면 직업의 귀천 의식이 우리 마음속에 깔려 있는 건 아닌가.직업과 일자리 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일자리가 없다고 할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할 일이 일치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직업인식에 대한 변화로 부터 사회환경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경민(물금읍) "부모교육이 필요한 지금"

나는 부모교육강사다. 자녀에게 문제가 생기면 많은 분들이 나를 찾는다. 보통 엄마가 아이 손을 잡고 나를 찾아온다. 자녀 문제행동의 책임은 부모 모두가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책임지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이는 부부의 부모가 가진 양육의 가치관을 특별한 양육교육없이 그대로 이어받아 하나의 양육문화가 된 것이 아닐까.

문제를 다루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자녀 양육은 많은 문제와 마주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우리는 직업을 얻기위해 많은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은 전혀 받지않는다. 무엇보다 소중한 한 생명을 기르는 일인데도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

부모교육의 문제는 국가와 지역사회가 먼저 인식해야한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테이블에서 논할 것이 아니라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가 건전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건전한 가지관을 가진다면 우리 사회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