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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상가 해묵은 갈등에 '생선오물' 투척괴한 2명, 트럭 끌고 80m 거리 오물 버리고 달아나
수사 나선 경찰, CCTV 확보…시 "범행차량 대포차"
주민 "해묵은 상인 갈등, 조경공사 준공 앞두고 터져"
▲ 도주한 괴한들이 놓고간 트럭 적재함에 실린 모래무더기에 생선찌꺼기들이 쌓여있다.

지난 24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정문 맞은편 상가 앞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은 사방에 진동하는 생선 비린내에 코를 막고 눈살을 찌푸렸다. 새벽에 괴한이 이곳에 생선찌꺼기 등 오물을 투척하고 달아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공공공지를 둘러싼 이곳 상인들의 해묵은 갈등으로 인한 사건으로 보고 관련 CCTV와 주민 증언을 확보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24일 오전 현장에는 녹지와 인근 상가 곳곳에 토막난 생선들이 뿌려져 있었다. 양산시 가로수녹지관리원들이 현장에 나와 생선찌꺼기를 주워 포대에 모으고 물을 뿌리며 수습하고 있었다. 이곳 상인들은 새벽에 복면을 쓴 두 괴한이 오물을 바가지로 뿌리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인근 상가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CCTV에는 새벽 3시경 괴한이 바가지로 녹지에 무언가를 투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새벽 3시 18분경 CCTV에 포착된 괴한이 오물을 투척하는 장면

괴한 1명이 새벽 3시에 상가 앞을 어슬렁거리며 지나다니고 4분 후에 트럭이 나타났다. 3시 15분경 한 괴한이 인도를 따라 손에 든 바가지로 녹지에 무언가를 뿌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트럭이 인도에 진입해 주차하자 그 괴한은 바가지로 트럭 적재함에 실린 아이스박스에서 무언가를 떠서 다시 녹지에 뿌렸다. 이러기를 반복하다 5분 후 괴한은 트럭을 운전한 다른 괴한과 함께 트럭을 내버리고 유유히 사라졌다. 양산시는 해당 트럭의 차량번호를 추적한 결과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은 대포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양산부산대병원 상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이곳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상인들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상인은 "지난 번에도 컨테이너 박스를 인도에 갖다놓거나 자해공갈단이 와서 행패를 부렸던 적도 있다"면서 "조경공사와 펜스 철거에 반대하는 측의 시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컨테이너 사건이나 이번 오물투척 사건은 모두 과거 펜스가 설치됐던 상가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펜스가 있고 없고가 상인들의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른 상인은 "작년 말에 펜스가 철거되고 난 후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양산부산대병원 방문자가 상가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펜스로 가로막힌 상가보다 펜스가 없는 상가가 접근성이 좋아 유동인구가 몰리기 때문이다.

이곳에 펜스가 생긴 건 지난 2009년이다. 여기 녹지는 공공공지(公共空地)로 환경의 보호, 경관의 유지, 재해대책, 보행자의 통행과 주민의 일시적 휴식공간의 확보를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때문에 상가에 출입하는 시민들이 공공공지를 가로질러 다녀 녹지가 훼손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양산부산대병원 정문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 위치한 상가 쪽에 펜스를 설치한 것이다.

펜스 설치와 함께 상인들도 둘로 갈라졌다. 펜스가 설치된 지역상인들은 상가 유동인구가 펜스를 설치하지 않은 지역으로 쏠린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특히 펜스가 없는 지역 약국들이 펜스 설치로 인해 큰 이득을 봤다며 펜스 철거를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이 약국 중 한 곳의 건물주가 양산시 공무원 아내 소유의 건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 문제는 결국 법정으로까지 갔고, 법원은 공공공지 보호를 이유로 펜스 존속에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양산시는 계속되는 펜스 민원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생선찌꺼기를 수습하는 가로수녹지관리원.

하지만 민선 7기로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는 이곳 공공공지에 조경공사를 시작하며 도시 미관 보호 등을 사유로 펜스 철거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그러한 가운데 지난해 11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펜스를 철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는 철거된 펜스를 복구하지 않고 조경공사를 시작해 조만간 준공할 방침이다. 시는 이번 조경사업에 대해 "인근 상인들의 의견을 모아 지금의 형태로 만들었다"고 밝혀 사실상 펜스를 복구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펜스 철거를 반대했던 입장에서는 이번 조경사업이 눈엣가시일 수도 있던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경찰조사 결과를 보고 행정처분 등 후속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권환흠 기자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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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찌꺼기를 수습하는 가로수녹지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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