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영남대로에는 3대 잔도가 있었다. 물금역에서 원동으로 이어진 황산잔도, 원동에서 밀양 삼랑진으로 이어지는 작원(작천)잔도, 문경새재를 넘는 관갑천잔도는 아주 좁고 위험한 길이었다. 옛날 영남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갔던 길이자,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오갈 때 통과했던 길이다. 한편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쳐들어왔던 길이기도 하였다.

황산잔도는 경부선 철도 부설로 많이 파괴되었지만 원동면 주민들이 물금으로 오갈 때 이용했던 길로 지금도 자취가 남아 있다.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는 낙동강에 철구조물을 설치하여 강 위로 개설함으로써 명품 자전거도로가 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부선 철도와 자전거도로 사이에 있는 원래의 황산잔도를 복원하여 실제 걸을 수 있도록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이시일 시인이다. 복원을 하면 도보로 걷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에상된다. 

지난 겨울에 필자와 이시인은 함께 답사를 하며 복원 얘기를 나누었다. 복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지난 5월 23일 오전 10시 10분부터 필자(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양산숲길보전회 회장), 이시일 시인, 정영도 양산시 산림과장, 김경분 산림방재팀 주무관 4명이 함께 임경대 주차장에서 합류하여 현장답사를 하였다.

현재 임경대에서 송전탑을 거쳐 용화사로 내려가는 둘레길에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문제는 경사도가 너무 가팔라 한번 내려가면 왔던 길로 되돌아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만약 임경대와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를 연결하는 데크로드를 추가로 개설하면 많은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임경대~용화사~부산시 물문화관~황산잔도~임경대로 연결된다.

이시일 시인이 제안한 개선책은 황산잔도 복원,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와 임경대를 연결하는 신규 둘레길을 개설하는 두 가지였다.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 아래에서 경부선 철도 밑의 수로 겸 통로를 지나 임경대로 연결할 수 있는 코스를 처음 발견한 이시인은 이 근처 토교마을에 거주하고 있으며, 옛날 황산베랑길을 걸어서 물금으로 다녔다고 한다. 정영도 과장도 원동면 화제리 출신으로 학교 다닐 때 황산베랑길을 걸어 다녔다고 한다.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에서 임경대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길을 만들면 환상형의 둘레길을 연결할 수 있다. 정영도 산림과장은 임경대와 황산베랑길 연결 데크로드를 우선 추진하고,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는 황산잔도는 2순위로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