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매듭 이현애 강사
"전통 규칙과 방법론은 전승·발전돼야"
기와·문짝에 들꽃·친근한 이미지 그려
천연안료 통한 각종 염색 등 무한 '시도'

지난 19일 이현애 전통매듭 강사는 전통매듭의 확장된 특강 프로그램으로 고무신에 들꽃 그리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매듭으로 전통을 고스란히 지키면서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가 있다. 현재 덕계에서 '상디 전통수공예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현애 씨. 그녀는 현재 전통매듭뿐만 아니라 기와·고무신·문짝 등등 고제(古制)의 모든 재료에 들꽃과 친근한 이미지 등을 그려내기도, 천연 안료를 통해 각종 염색을 시도하기도 하면서 세계를 넘어 자연과의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그녀는 기본적으로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더 나아가 다른 공예기법과의 접목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는 물론 후진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현애 씨가 전통매듭을 하게 된 이유는 우리 문화 여러 영역에 접해 있는 모습을 보고 부터다.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이현애 씨가 전통매듭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지난 1983년경 전통매듭이 새로이 정립되고 부흥될 무렵부터다. 당시 그녀는 박물관이나 사극에 사용되는 발걸이, 기타 일상생활용품 및  장신구 외 궁중의 장신구 및 가마·고택기둥의 끈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 뿌리내리고 있는 전통수공예를 보면서 부터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전통에 대한 배움의 길은 어렵고 긴 과정이었지만 꾸준히 그 매력에 빠져 배우고 익히면서 현재의 그녀를 있게 했다.

그녀가 말하는 현대 관점의 전통수공예의 길은 "전통의 규칙과 방법론의 세계는 전승되고 발전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의 다양한 수공예 문화와 달라진 사람들의 기호를 충족할 전통공예의 길은 다양한 영역에서의 아름다움을 접목하고 융화해 기본틀을 깨지 않는 정도에서 새로움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가 전통수공예를 하면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은 여든이 넘은 어르신이 조심스럽게 공방을 찾아와 자신도 이 배움이 가능할지 물은 것에서 시작된다. 가벼운 손떨림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렇게 시작된 배움에서 어르신은 자기만족과 동시에 작품완성까지 했다. 당시 이현애 씨는 그 보람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 어르신은 사위에게 자랑까지 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고 사위는 장모님의 용기에 감탄하고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범띠의 기와에 전통매듭을 접목한 작품.

이러한 이 씨에게 가장 뜻깊은 전시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5개국 작품전이다. 당시 그녀는 우리 민족의 정서에 맞는 작품을 구상하다 인간의 운명으로 십이간지 형상의 기와에 전통매듭을 묶은 작품전이다. 이 기법은 회오리 육립문양 매듭을 구성했다. 특히 오방색의 의미와 색의 조합을 맞춰 열 두 작품을 하나의 결합체로 만들어 이를 두고 외국 작가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도 하나의 영역에만 얽매인 전통 수공예에서 벗어나 두 세가지 전통 소재 및 기법을 접목해 폭넓은 공예세계를 펼쳐 나가려 한다.

이러한 이현애 씨는 전통수공예작업만 했던 게 아니다. 그녀는 뇌성마비 위주 중증장애인들을 지도하고 이끈 일도 수십 년 진행할 정도로 인간애가 남다른 사람이다. 그녀의 전통을 이끌어가는 방식도 이처럼 따뜻하고 포근할 것임은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또한 그녀가 지향하는 향후 더 확장·발전될 전통수공예와 현대와의 접목이 그녀의 건강한 웃음과 나란히 전진할 수 있게 우리 모두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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