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조각으로 산 속 볼거리 만든 이정호 씨
주변 경관과 조화…'물레방아' 이목 집중
천성산·대운산 등산로에, 약수터 조성도

이정호 씨가 평산동 숲 속에 '물레방아'조각을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천성산과 대운산 등산로 중간 중간에 약수터를 만들어 화제가 됐던 이정호(70.평산동)씨가 약수터 이용, '물레방아'를 만들어 등산객들에게 눈요기로 제공하면서 칭송이 자자하다.

평산동  한일유엔아이에서 가파른 임도(林道)를 따라 약 300여m를 가다 보면 해발 500고지에 이 씨가 수십여 만원의 예산을 투자해 손수 만든 예쁜 물레방아가 쉼 없이 돌아간다.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을 이용해 오목조목 책상 크기로 만든'물레방아'는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룬 하나의 조각품 같아 보인다. 이 씨가 약 일주일 동안 만들었다는 이 물레방아를 돌리는 물 역시, 이 씨가 천성산 중턱에 파 놓은 약수터에서 내려오는 물이다.

등산객과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공원조경물이나 자연학습관, 광장, 테마파크 등에나 있을 만한 조각품 같은 물레방아가 산 속에서 보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씨의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주변 경관을 잘 살려 만든 물레방아가 등산객들에 신선함마저  주고 있다. 특히 물레방아를 돌리는 약수도 천성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생명수가 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성산 4개소, 대운산 3개소 등 모두 7개소의 약수터와 물레방아를 만든 이 씨는 "등산객들이 잠시 쉬었다가는 곳에 눈요기도 제공하고, 손도 씻고 세수도 할 수 있어 얼마나 좋노. 등산객들을 위해 물을 찾아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약수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약수터에서 나오는 물을 그냥 흘러 보내기가  아까워 무엇가를 만들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이곳에 물레방아를 만들었다는 이 씨는 이곳 물레방아는 사시사철 물 마름이 없고 겨울이면 약간 따스하고, 여름철이면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든다고 했다.

어린 시절 집에 우물이 없어 매일 옆 집으로 물을 기르는 다니는 어머니를 보고 "우리 집에도 우물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중학교 2학년 때 여름방학 기간에 혼자서 앞 마당에 우물을 팠다고 한다.

이때부터 물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그에 의하면 우리나라 재래농기구 중 탈곡이나 정미 또는 제분에 이용됐던 도구들은 모두 돌확·맷돌·절구·디딜방아·연자매·물레방아 등이 있으며 그 중 물레방아는 가장 늦게 생겼다.

물이 비교적 풍부한 마을에는 대개 물레방아가 하나씩 있어 공동으로 활용했다. 물레방아는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바퀴가 돌아가게 돼 있다. 드물게는 물이 바퀴 밑으로 흐르는 힘을 이용하는 것도 있는데 특별히 '밀방아'라 부른다. 

작동원리는 바퀴를 가로지른 방아굴대 양쪽에 달린 눌림대가 바퀴가 돌아감에 따라 집안에 장치된 방아의 한쪽 끝인 살개목을 지긋이 눌러 방아공이를 들어 올린다. 따라서 1바퀴 돌 때 방앗간의 방아공이가 1번 찧게 되는데 방아 2개를 나란히 놓았기 때문에 마치 마차를 끄는 2마리의 말머리와 같이 방앗간 속에 장치된 2개의 방아공이가 오르내리게 된다.

그는 "물레방아 용도는 곡물가공뿐만 아니라, 발전용·제지용·직조용·떡방아·메주 및 고추방아용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했다"면서 "농촌의 전력화가 촉진되면서 물레방아도 급격히 사라졌다"고 아쉬움을 말했다. 그러면서 "물레방아가 도는 것처럼 행복도 돌고, 사랑도 돌고, 돈도 돌고, 이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싶다"고 감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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