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영어를 배우고자 했던 청년
영국인 부산해관장 딸과 염문
'세계인 환영' 비석 등 각종 흔적

권순도가 '제일강산'이라 새긴 바위. 대석마을의 상징성을 띈다.

양산사람 권순도의 이야기를 문화컨텐츠화 하자는 주장에 찬반 논란이 이어진다.

본지가 12일자로 보도한 대석마을 상징 바위를 교각 밑에서 꺼내자는 보도 이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홍보할 가치가 있는 인물인지 여부만 확인된다면 내년 당초 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양산시는 14일 "중장비 업체 관계자를 불러 무게와 옮기는 비용을 타진해 시장께 최종 결제를 받도록 할수 있지만 이 님인물에 대한 지역에 공헌 가치를 먼저 따져보자"고 말했다.

양산시가 권순도 선생의 인물사를 부산세관, 문화원 등과 스토리텔링화하고 관련 입간판 제작 등 대대적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심상도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며 개화기에 상당히 선진문물을 갈망했던 인물로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산문화원은 관련 문화컨텐츠 사업을 시도한적이 없었으나 본지 보도를 계기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권순도라는 인물을 홍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인지 여부는 의견이 분분하다.

향토사를 연구하는 이형분씨는 "양산에 이런 인물이 있었구나 정도는 알 수 있으며 이를 홍보할 만큼의 가치있는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권순도는 양산 대석마을 출신으로 구한말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집념으로 영국인 부산해관장 헌트 관사의 정원사로 취직했다. 전근대 봉건사회를 떨쳐내지 못한 조선에서 개화된 서구 문물에 대한 동경을 가진 인물로 이해된다.

대석마을 입구에 설치된 '세계인환영' 비석에 '창립인 권순도'라 적혀 있다.

양산 상북면 대석마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권순도의 이야기는 스토리텔링화에 나서 영화제작, 관련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로 제작이 가능하다. 실제로 영화인들은 '리즈헌트'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했으나 일반에 상영되지는 않았다.이용득 부산세관 박물관장은 "헌트 해관장과 관련한 자료를 포함해 양산 권순도 선생의 행적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권순도 선생은 부산해관장의 딸과 사랑에 빠진 러브스토리로 알려져 있지만 개화기의 한 시골 청년이 포목 상점을 경영해 성공해 지역에 공헌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물안뜰 전통 농촌체험마을인 대석마을 홍룡사에 가홍정이라는 정자도 권순도 선생이 관여했다. 양산시는 관련 예산을 편성해 이를 복원한 바 있다.대석마을 상징바위에 제일강산이라는 글귀도 새겼으며 면암 최익현 선생을 기리는 제단도 마을사람들과 함께 새겨 넣었다. 또 마을 입구에 '세계인 환영'이라고 새긴 비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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