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가탄신일 주요 법어·사찰표정

소임하는 곳마다 부처님의 가피광명 
부처님의 큰 은혜 우리 모두가 찬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날인 12일 영축총림 통도사 등 양산지역 각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통도사를 비롯한 각 사찰에서 열린 법요식에는 불자와 시민 수천여명이 참석했다.

향·등·꽃·과일·차·쌀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에게 올리는 육법 공양,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해 북을 치는 명고, 모든 중생이 종소리를 듣고서 괴로움에서 벗어나 성불하기를 바라는 명종 순으로 진행됐다.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이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승가에게 귀의를 서약하는 삼귀의례, 지혜의 실천을 강조한 대표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 봉독, 번뇌와탐욕을 씻겨내는 의식인 관불의식 등이 이어졌다.

부처의 탄생을 기념하는 '부처님 오신날'은 한국의 법정 공휴일 중 하나로 음력 4월 8일이다. 법정공휴일 중 설날과 추석을 음력으로 휴일로 2017년까지는 '석가탄신일'이라 불렀고, 2018년부터 '부처님 오신날'로 공식명칭을 변경했다.
'부처님 오신날'은 초파일(初八日)이라고도 한다. 부처는 BC 624년 4월 8일(음력) 해뜰 무렵 북인도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 지방)의 왕 슈도다나와 마야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경(經)과 논(論)에 부처가 태어난 날을 2월 8일 또는 4월 8일로 적고 있으나, 자월(子月:지금의 음력 11월)을 정월로 치던 때의 4월 8일은 곧 인월(寅月:지금의 정월)을 정월로 치는 2월 8일이므로 원래는 음력 2월 8일이 맞다. 
그러나 불교의 종주국인 인도 등지에서는 예로부터 음력 4월 8일을 부처의 탄일로 기념하여 왔고, 한국에서도 음력 4월 초파일을 탄신일로 보고 기념하며 1975년 1월 27일 대통령령으로 공휴일로 지정했다.

축총림 방장 중봉 성파스님
한 생각 달라지면 곳곳이 정토라네

영축총림 방장 중봉 성파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 법어를 통해 세존께서 과거 인행하실 때 머리를 풀어 진흙탕을 가리고 연등부처님께 꽃을 올리지니, 연등 부처님께서는 이를 보시고 머리를 풀어 덮은 곳에 대중을 멈추게 하시고 땅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시되 '이 한 조각의 땅 위에 절을 지으라'하셨다.
이에 대중 가운데 있던 현의장자가 표말 하나를 들고 와서 부처님이 가리키신 땅에 꽂고 말하기를 '절을 다 지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때 하늘 무리가 꽃을 뿌리며 찬탄하기를 '저 사람이 큰 지혜가 있구나' 하였다.
부처님께서 무랑무변, 이승지겁 이전에 성불하셨지만 중생들을 깨닫음의 세계로 이끌어 주시기 위해 쉼없이 깨달음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연등 부처님 처소에서 머리를 풀어 정성을 보이시고 수기를 받은 인연도 수행자는 정성과 공경으로 순간순간을 정진해야 함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여러 불자들은 본래 우리에게는 여래와 조금도 다르지 않게 복덕이 구족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을 내고, 머리를 풀어 부처님께서 그 위를 걸으시게했던 공경심과 하심을 통해 수행하고 실천한다면 이 세상은 참으로 수승하고 원만하며 희망찬 기회의 땅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이를 보여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 은혜 참으로 크기에 우리 모두가 찬탄한다고 설했다. 

영축총림 주지 향전 영배스님
능동적 원력 소생의 삶

향전 영배 주지스님은 꾀꼬리 소리 만생명의 탄생을 노래하고 소쩍새가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5월, 계절은 춘곡을 기르는 곡우를 지나 초여름 길목에 들어셨습니다. 신록이 청명으로 나아가는 이 좋은 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작년 6월 통도사는 세계인의 안목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통도사가 가장 높이 평가받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변합없이 인류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진정성'을 말합니다.
통도사는 지난 1400여 년간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불조해명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이 곳을 거쳐간 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남겨 놓은 생의 흔적들을 보더라도 모든 삶의 과정이 불성의 자리에서 하나 된 원력의 삶이였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세계인이 인정한 탁월한 가치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부처되는 주인공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단은 올해의 부처님 오신 날 봉축 표어로 '마음에 자비를 세상에 평화를'이란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이는 내 발밑에서부터 시작한은 자비실천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자각각타의 원력을 말합니다. 
빛이 좋고 바람이 좋으며 사람들의 마음결이 좋은 계절, 불자 여러분들의 마음마다 가정마다 그리고 소임하는 곳마다 부처님의 가피광명이 함께하여 모두의 소원이 성취되고 나아가 불성의 자리에 함께하여 참된 부처되는 삶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설했다.

신묘정사 주지 혜철스님은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불성이 누구에게나 있기에 우리는 모두가 존귀한 존재임을 깨우쳐 주신 날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이러한 존엄성을 잘 활용하기만 하여도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참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바세계의 고통스러운 삶을 극락처럼 즐거운 삶으로 살 수 있으며 이 땅을 연회장 세계로 바꾸는 원력보살의 삶으로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주에 두루하사 아니 계신 곳 없으시고, 만유에 평등하사 일체중생과 함께 하시는 부처님께 지극한 정성으로 발원 합니다. 
하늘과 땅 위에 나 홀로 존귀하니, 온 세상이 모두 고통에 휩싸여도 내 마땅히 이를 편하게 하리라 하셨던 그 법음이 지금 온 우주에 울리고 있습니다. 인류의 생명해탈을 선언하신 거룩한 대비홍원은 미래세가 다하도록 끝없는 범계에 두루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이 크신 원력의 공덕으로 시방세계의 평화와 민족통일이 성취되도록 가피하여 주시옵고, 나와 이웃, 그리고 자연은 하나임을 모르고 분별에 싸여 죄업을 지였던 중생들을 굽어 살펴 주시옵고, 생명을 존중하는 맑고 밝은 마음들이 사바세계에 가득하도록 인도하여 주시옵고, 오늘 환희의 날을 경배하오니 영겁토록 저희와 함께 하시며 참된 삶의 길로 인도하시어 지극한 마음으로 간절히 발원한다고 설했다.
한편 통도사와 내원사, 미타암, 불광사, 천불사, 통방사, 은진사, 대성암, 조계암, 신묘정사등으로 가는 길은 이른 아침부터 차량을 이용해 몰려든 불자들로 인해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