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피해상황 눈에 띄게 나타나
'침하' 아닌 '융기' 현상 보여 정밀조사 필요
공사 현장 가깝고 유동인구 많아 조사 시급
시장 상인 쉬쉬 분위기…市 피해신고 유도해야

국토부 "22일 대한토목학회 용역 착수"
"양산시 기술지원 요청 시 적극 지원 방침"

남부시장 한 음식점 입구에 지면 일부가 뒤틀리고 갈라지는 등 붕괴된 모습.

원도심 지역 지반침하로 피해건물이 공공건축물 포함 20개로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남부시장에서도 최근 피해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상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남부시장의 한 음식점에서는 식당 입구 절반이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뒤틀리면서 타일이 터져나갔다. 음식점 주인은 "한 달 전부터 타일이 들고 일어나더니 최근 심각해져 시청에 신고했다"면서 "이틀 전에 시에서 나와 지하수 문제라며 조사하고 다녀갔다"고 전했다. 그는 "옛날에 이곳이 우물터였는데 그 영향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본 주위 상인들도 "타일 보수 공사 한다고 다 뜯어놓은 줄 알았다"고 한 마디씩 거들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대변했다.

다른 식당 뒷마당에서도 직경 약 10cm 정도의 돌기둥이 바닥을 뚫고 거의 20cm 가량 솟아오르는 괴현상이 발견됐다. 식당 주인은 "석 달 전에 조금 솟아오른 것을 보고 시멘트로 막았는데 그걸 뚫고 이만큼이나 솟아올랐다"면서 "손님들이 다니다 발에 걸려 다칠까봐 물통으로 덮어씌어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집주인에게 물어보니 예전에 지하수 기를 때 뚫어놨던 관을 막아놓은 건데 최근 들어 이 부분이 솟아오른 것 같다"면서 "지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남부시장 한 음식점 뒷마당에 직경 약 10cm의 돌기둥이 20cm 가량 바닥을 뚫고 솟아올랐다.

그동안 남부시장은 공사현장과 가까우면서도 별다른 피해 신고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피해 신고를 통해 유동인구가 많은 남부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다른 원도심 지반침하에 따른 피해와 달리 남부시장은 지표면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어 더 면밀한 조사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부시장 상인들이 대부분 세입자다 보니 피해 신고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 상인은 "다른 피해도 있을지 모르는데 시장 상인들이 손님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건물주에게만 알리고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양산시에서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국토부는 지자체의 지반침하 대응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부터 양산시내 아파트, 학교, 공공청사, 종합운동장 등에서 지반침하로 인한 건물의 균열이 발생했다는 주민 민원이 발생함에 따라 양산시는 자체 안전관리자문단을 구성해 피해지역 17개소와 주변 공사현장 2개소에 대한 점검을 통해 피해현황과 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지반침하 원인조사 및 보강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을 지난 22일 대한토목학회를 통해 착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피해가 발생한 종합운동장, 청소년회관 등 공공시설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을 진행해 조치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지반침하 주변 도시철도 교각공사와 주상복합 건축공사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일인 2018년 1월 이전에 승인 받은 사업으로 지하안전영향평가 대상은 아니나, 양산시 지반침하 등 피해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양산시에서 기술지원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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