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 소개·유지 받든 '나눔' 기획
소금 찻사발·와당·다기 등 전시
20~25일, 하북 '설우갤러리' 일대

도예가 운하 김기선 추모 1주기 '흙으로 빚는 사월의 노래' 展

생전 운하 선생 작업 모습.

 소금찻사발과 와당을 전통가마에서 작업한 것으로 유명한 故운하 김기선 선생 추모 1주기 '흙으로 빚는 사월의 노래'展이 오는 20일~21일 하북면 갤러리설우(운하도예) 야외마당에서 열린다.

 그는 생전 "흙은 금보다 비싸면 안된다"면서 "좋은 다기를 저렴하고 합리적 가격에 공급해야 다인(茶人)들이 많아진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운하 선생의 이러한 뜻을 받들어 그의 유작을 소개하고 그의 작품을 많은 이와 나누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설우갤러리 대표 이지원씨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미망인이자 현재 운하도예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 씨에 따르면 운하 선생은 우연한 기회에 소금을 넣고 가마에 불을 때 '소금 찻사발'을 만들었다. 그런데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소금꽃이 활짝 펴 보는 이를 감동시키고 있다. 거기다 그 소금 찻사발에 말차를 넣어 마시면 약간의 짭쪼름한 간기까지 포함한 색다른 차맛을 향유할 수 있다. 운하 선생은 이외에도 여러 색과 이미지가 덧입혀진 독창적 찻사발과 다기를 제작했다.

 선생은 평소 옛 도공들의 역사를 연구함과 동시에 여러 흙을 탐구하는 등 늘 학습자이기를 자처하고 이를 실전에 도입해 창작하려 했다. 더불어 늘 책을 가까이 둬 작업 외는 책과 함께였고, 거기에 나오는 가마터를 찿기도 하면서 사금파리(사기 그릇의 깨진 조각) 흔적에 대한 탐구와 그 접목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와당'에 대해 관심으로 전국을 돌며 우리 고유의 와당을 재현하려 노력했고 '와당박물관' 설립도 고민했다. 그 소산으로 현재 설우갤러리 외벽에 와당이 설치돼 있다.

설우갤러리 내부 전경.

 하지만 자신의 작업을 이끔에 있어서는 옛 작품을 단순 재현 하기보다, 21세기에 걸맞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매진했다.

 김기선 옹은 처음에는 회화를 통해 예술적 소양을 실현하다 도예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개인전 15회, 다수의 초대 및 단체전을 통해 자신의 작업세계를 보여 왔고,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전 최우수 작가상·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 선정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김해·성산·삼성현 대한민국 새하얀미술대전 등의 심사위원도 역임했다. 또한 일본 오사카 한국명품초대전 등 국내외 유수 전시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양산에서는 특히 도예협회전을 통해 일반시민들과 공감하고자 했다. 

 이지원 설우 갤러리 대표는 "평소 운하 선생을 좋아해 준 이들과 나눔의 마음으로 이 전시를 연다"면서 "선생이 머무는 세계에서도 흙과 함께했으면"하는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스승이자 남편인 선생이 늘 그립다"고 회한을 내보였다.

 이 전시는 양일간 야외전 후 26일까지 실내에서 계속된다. 양산시 하북면 백중중리1길 23 설우갤러리.

소금찻사발.
골드찻사발.
분청찻사발.
진사찻사발.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