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매곡동 문대통령 사저 앞에서
빌려준 돈 만회 생각에 물금 메디컬센터 분양
아내와도 이혼…당뇨·고혈압 증세 건강 우려

이모씨가 웅상 매곡동 대총령 사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물금의 한 메디컬센터가 위법분양 논란에 휩싸이며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 60대 분양계약자가 분양취소와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일 주일째 단식농성에 들어가 주위의 우려를 사고 있다.

부산 대연동에 거주하는 이모 씨(69)는 지난 1일부터 매곡동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에 텐트를 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덥수룩한 수염과 수척한 모습의 이 씨는 지난 2일 양산시청 앞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집회에도 참석했다. 

기자를 만난 이 씨는 피곤한 음성으로 자신의 기구한 상황을 털어놨다. 결국 양산에서 수출업체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빌려준 돈이 화근이었다. 돈을 갚지 못한 지인이 메디컬센터 분양을 권했고 이에 이 씨는 주위 돈을 끌어다쓰면서까지 해서 다른 지인 한 명과 함께 3개 동을 분양받았다. 재활병원이 들어서면 가치가 올라가 빌려준 돈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였다. 하지만 들어서는 것은 재활병원이 아닌 요양병원이었고 이 때부터 이 씨의 기대는 어긋났다.

이 씨는 "지인에게 빌려준 돈과 계약금, 중도대출금까지 하면 2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10억 원이 넘는 잔금까지 치러야 한다"고 전했다. 반평생 모았던 돈이 하루 아침에 날아가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설상가상 돈을 빌려준 지인은 행적을 감춘 상태라고 한다. 이 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돈만 잃은 것이 아니다. 그는 이 일로 결국 아내와도 이혼해야 했다. 이 씨는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모든 걸 다 잃었다"면서 "자식들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 씨는 "이렇게 서글픈 황혼을 맞을 줄 몰랐다"면서 "죽어서 내려갔으면 내려갔지 해결 안되면 못 내려간다"고 밝혔다. 

현재 당뇨와 고혈압 증세를 보이고 있어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임에도 이 씨는 "잘못된 분양은 취소돼야 하고 해당 관계자들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텐트 앞에서 다시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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