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정보시스템, 양산 지역 '가장 비싸'
부산 일부 구·군, '인하' 움직임 확산
쓰레기봉투 수입 30% 불과…세금으로 메꿔

■ 부산, 쓰레기봉투 가격 '인하 바람'

최근 부산시 일부 구·군에서 쓰레기봉투 가격 인하 바람이 불면서 양산시 쓰레기봉투 가격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시 진구와 남구는 오는 7월부터 쓰레기봉투 가격을 10리터 기준 각각 30%와 10% 인하하기로 했다. 북구 역시 30% 내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연제구도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부산 기초단체가 인하를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이유는 부산의 쓰레기봉투 가격이 전국 에서 가장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10리터 기준 부산은 430원으로, 서울 250원, 대구 290원, 울산 330원 등 다른 도시보다 비싸다. 쓰레기봉투 가격은 각 기초단체가 조례를 통해 정한다.
 
■ 양산 쓰레기봉투, 전국에서 가장 비싸

그런 부산보다 쓰레기봉투가 더 비싼 곳이 바로 양산이다. 현재 양산 쓰레기봉투 가격은  10리터 기준 500원으로 부산보다 70원 더 비싸다. 타지에서 양산에 이사온 사람들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싼 쓰레기봉투 가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봉투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한 후보가 서울 강남보다 비싼 양산의 쓰레기봉투 가격을 인하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을 정도다.

그럼, 정말 양산 쓰레기봉투가 전국에서 가장 비쌀까.

국가승인 폐기물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자원순환정보시스템(https://www.recycling-info.or.kr)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지자체 쓰레기봉투 가격이 나와 있다. 

이 중 양산의 쓰레기봉투 가격은 ▲10리터 450원 ▲20리터 850원 ▲30리터 1,350원 ▲50리터 2,150원 ▲100리터 4,300원이다. 

많이 사용하는 10리터 기준으로 보면 양산이 450원으로 가장 비쌌고 그 뒤를 ▲부산 430원 ▲경기 파주시 410원 ▲부평구·남동구 390원 ▲광주 380원 순이었다. 

양산 인근을 봐도 ▲밀양시 370원 ▲창원시·거제시 350원 ▲김해시·진주시·기장군 300원 등 양산보다 가격이 낮았다.

20·30·50·100리터 모두 다른 지자체를 제치고 양산시가 가장 비쌌다. 

심지어 양산시는 지난해 가격인상으로 ▲10리터 500원 ▲20리터 950원 ▲30리터 1,500원 ▲50리터 2,350원 ▲100리터 4,700원으로 올라 가격차는 더 벌어졌다.

■ 쓰레기봉투 수입 1/3 불과…세금으로 메꾸는 현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쓰레기봉투에 대해 가격 인하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양산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는 쓰레기봉투 수입이 적어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 상당 부분을 시 예산에서 메꾸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배출자 부담원칙'에 따라 쓰레기봉투 판매금액으로 부담하고 부족한 경우 지자체에서 예산으로 부담하도록 돼있다.

양산시에 따르면 2017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총 175억 원 중 쓰레기봉투 판매수입이 53억 원으로 31%에 불과하다. 나머지 122억 원을 시 예산에서 충당했다. 눈에 보이는 쓰레기봉투 가격의 두 배가 넘는 돈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쓰레기봉투 가격을 인하한다 해도 남은 비용을 어차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시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가 큰 의미가 없다.

양산시 관계자는 "낮은 주민부담률 유지는 폐기물 처리비용에 대한 우리시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 양산시 전체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환경부에서는 쓰레기봉투 수입 31%를 80%까지 끌어올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생활폐기물 비용을 줄이거나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양산 지역은 면적이 넓어 쓰레기 수거와 운반 비용이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또, 자원회수시설 등 친환경적 소각처리방식으로 운영하면서 타 지자체보다 처리비용이 높아 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결국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쓰레기봉투'라는 타이틀은 양산시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쓰레기봉투는 생활물가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품목이기 때문에, 실제로 양산의 생활물가가 대도시보다 높다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따라서 정치적·행정적 상황 변화에 따라 인하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종량제봉투 가격이 서민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고 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청소대행 위탁처리비용의 다른 시·군과의 격차해소, 처리시설의 광역화, 수집·운반체계의 개선 등을 통해 지역 간 종량제봉투 가격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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