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인내 더한 오랜 수련만이 답이죠”'토방도예' 반한식 작가
반한식 씨의 작품은 크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런 자태를 보여준다.

 

한국전통문화공예공모 공예부문 '대상'
고덕우 선생에 사사하고 도예가 길로
“무념무상에 숨 참아야 우수작 나와”

 

양산 양주마을에서 ‘토방도예’를 운영하는 반한식 씨가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총재 정은석) 주최, 한국전통문화공예공모에서 ‘진사항아리’로 올해 초 ‘도자공예부문 대상’을 획득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의 ‘진사항아리’는 40*40cm 크기의 소박한 듯하지만 세련된 기품을 품고 있는 산화동 첨가 작품이다. 언뜻 보면 맑은 얼굴빛에 약간은 수줍은 듯한 미소를 품은 작가의 용모와 흡사 닮았다. 그는 특별히 이 작품에 의미를 담은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 그에게 작품은 어떤 개념을 넘어선 삶 그 자체를 투영한 산물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거제 반 씨인 그가 양산에 정착한 지는 20년 됐다. 반한식 씨는 소싯적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다. 그러한 이유가 뒷받침돼 반 씨는 우연한 기회에 양산에 터를 잡으면서 이후 ‘자연을 담은 도예작품’으로 유명한 고덕우 선생에게 사사하고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도예는 별 뾰족한 수 없이 ‘인내를 더한 오랜 수련’만이 답이다”고 말하는 반 씨는 조금 늦은 나이에 양산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이에 “당시 가사를 책임져 준 아내에게 참 고맙지요”라는 반 씨의 목소리에서 부인에 대한 그득한 신뢰를 읽을 수 있다.

반 씨의 '토방도예'는 양주마을 초입에서 살짝 언덕길을 타고 올라간다. 주거공간과 닿아있는 이곳엔 대문 대신 차우차우(사자와 곰을 닮은 중국 순수 혈통 개) 한 마리가 출입하는 이를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현재 두 살이라는 차우차우는 그가 유기견센터에서 데리고 왔다. 키 큰 소나무들의 삼각형 구도 그늘 아래 강아지 쉼터가 있어 인상적이다. 이러한 느낌은 반 씨의 작업장까지 이어진다.

반 작가의 작업실은 여름날 아침의 숲속을 닮아 있다. 시원하면서도 형용할 수 없을만큼의 광대한 에너지가 작업실 내부를 채우면서 그동안의 그를 설명한다. 그로 인함인지 그가 백토로 물레질하는 진지한 모습은 마치 세상삶을 조형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작가로서의 면모일 터다.

그는 20년 전에 이곳에서 작업실과 주거공간을 꾸몄다. 현재 건령이 40년 됐으니 그의 공간 곳곳은 세월이 묻어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마당조차 여러 흔적과 맞잡은 평화로움이 머문다. 작업실 바로 옆에는 반 작가의 작품이 당당히 전시돼 있는 갤러리와 그의 일상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 실내가 맞닿아 있다. 이곳에서 그는 생활자기와 다기, 그리고 여러 창작품들을 가지각색으로 보여주면서 찾은 이에게 공개하고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의 도예품은 예사롭지만 예사롭지 않다. 특히 그의 다기 뚜껑은 깊이를 둬 잘 벗겨지지 않게 조형됐고, 손잡이는 인체공학적으로 편안하게 잡을 수 있게 배려됐다. 쓰는 사람의 편리성을 먼저 생각한 것이다. 그의 섬세한 인간애가 온전히 반영된 면면이 보여지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의 도예와 다도문화를 생각하게 된다. 현대에 와서 다도와 그에 적합한 다기는 일상 언저리에서 삶 속 깊숙히 들어가려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이와 맞물려 그의 다기는 현대성을 고려함이 보인다.채도가 한 단계 떨어진 은은하면서도 다채로운 색깔과 반 씨만의 자유로운 조형기법은 세대의 경계를 허물며 그들 앞으로 한 발 다가서 있다. 특히나 그에 의한 사발의 색과 형태는 개별성과 때로는 통일성을 가지면서 이목을 끌게 한다.

그의 사발의 색과 형태는 개별성과 때로는 통일성을 가지면서 이목을 끌게 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작품은 크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런 자태를 보여준다. 반 작가는 요즘 백토를 통한 작업에 매진하려 한다. "거친흙을 사용하면 대작을 만들어낼 때 잘 늘어나는 성향이 있어 수월하지만 백토는 흙이 약간은 찐득해 잘 늘어나지 않아 힘들다"면서도 "백토가 가지는 고유한 이미지의 조형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다.

스스로 흥이 많다는 그의 취미는 음악감상이다. 그러면서 "재밌게 멋있게 사는 게 꿈"이다. 이러한 그가 앞으로 작업에 더 매진하면서 완성도 높은 창작품을 쏟아내고자 한다. 그의 진솔한 이상과 진취적 의지에 기대의 눈빛을 보낸다.

 

 

 

 

 

 

박경애 기자  ysnews0900@hanmail.net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경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