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봄 기운이 완연하다. 지난해 초겨울 기상대가 발표한 장기 일기 예보에 의하면, 혹독한 강추위가 유난히 긴 겨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나고 보면 다 필요없는 헛걱정이었다. 오히려 지난 겨울은 예년에 비해 강추위나 폭설로 인한 큰피해가 없었고 따뜻하고 짧은 겨울이었든 것 같다.

대자연의 섭리 앞에서 인간들의 지혜와 과학적 판단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예다. 자연의 순환은 변함이 없어 앙상한 가지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양지바른 강언덕엔 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 오르고 있다.

대동강물이 풀리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우수·경칩이 지났다. 곧 이어 영취산과 천성산 기슭에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할 것이다.

유구한 세월, 끝없는 자연의 순환 앞에선 천년도 잠깐이라고 한다. 백년도 못사는 인생사가 그만큼 빠르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서민경제가 어렵다는 소리가 끝없이 들린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서울의 아파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바람에 서울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또 정부가 서울의 아파트 값을 잡다보니 큰 돈이 돌지 않고, 부동산 투기를 막는다고 이런 저런 정책을 펼치다보니 이른바 큰 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 세상에 완전한 평등, 완전한 분배는 없을 것이다. 5천만 국민 모두가 다 평등하게 잘살 수 있는 정책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다 함께 잘 사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우수·경칩이 지나면 세상의 모든 만물이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생명의 싹을 티우고 꽃을 피워 가을이면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우리 인간 살이도 자연의 섭리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있을 것이다. 꽁꽁얼어 붙은 땅에서 봄이되면 만물이 소생하듯이 우리 사회 꽁꽁 얼어 붙은 경제도 봄꽃처럼 화사하게 회복되는 새봄이되기를 기원한다.

살아 있는 생물은 얼음 속에서도 죽지 않는다. 우수·경칩이 지나 녹아 흐르는 골짜기의 개울물 소리를 듣고 진달래와 철쭉이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울 것이다.

자연의 섭리는 한마디로 경이롭기 거짓없다. 새해 들어서면서 크게 기대를 모았던 북·미 하이노 회담도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수십년간 꼬이고 꼬인 국제문제가 하루 아침에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당사자인 우리 국민들은 큰 기대 속에 하노이 회담을 주시했다.

기대가 큰 만큼 아쉬운 마음도 컷다. 하노이 회담이 기대에 어긋났지만 새봄은 왔다. 봄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고, 꽃을 싫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봄은 새생명을 상징하고, 꽃은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또한 봄은 죽었던 생명이 소생하는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봄의 기운과 함께 경제가 살아나고 35만 양산시민들의 가정에 좋은 기운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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