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 고동만 씨 “이젠 부산까지 갈 필요 없어요”

꿈은 이루어진다’ 가게 사장

소자본으로 차별화된 전략 세워 승부

낮엔 브런치 카페, 밤엔 펍으로 

양산은 신도시가 드러서면서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은 부산과 울산 등으로 문화를 즐기러 빠져나가는 인구들이 많다. 여러 소상인들의 전략적인 마케팅 속에서도 어려운 경제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꿋꿋이 자기만의 컨셉을 가지고 창업에 뛰어든 젊은 청년이 있다.

YMCA 노인복지회관 맞은편에 자리한 ‘제주고씨’ 고동만 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장사를 꿈꿔오다, 지난해 가을부터 브런치 카페&펍을 운영 중에 있다. ‘낮 고씨’와 ‘밤 고씨’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펍으로 운영돼 눈길을 끈다.

또 제주도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와 젊은 청년 사장은 손님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처럼 체인점이 난무하는 요즘 똑같은 맛과 서비스가 질리면서 최근에는 독특한 공간을 갈구하고 있다. 양산에도 1인 카페가 새로운 움직임으로 떠오르며 양산의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장래희망은 가게 사장…”

“어릴 적부터 꿈이 장사하는 거 였어요”

어린 시절 장래희망을 적을 때부터 늘 ‘가게 사장’을 고집했던 ‘제주고씨’ 고동만 사장은 단 한 번도 꿈이 바뀐 적이 없다. 가게 사장이라 하면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겠지만 막연하게 무언가를 파는 행위가 아닌 고 사장은 단골손님, 나의 음식, 내 가게에 대한 동경이 남달랐다. 그는 여행을 가도 항상 개인 카페와 트랜디한 공간을 찾아 다니며 ‘내 가게’에 대한 꿈을 마음 속 깊이 새겨뒀었다.

하지만 이상은 현실과 달랐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길 원했다. 이에 그는 전기관련을 전공했지만,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힘들게 대기업 입사를 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힘들게 취업해 근무를 시작했는데, 정말 저와는 맞지 않았어요. 그때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6개월 만에 대기업을 퇴사하게 됐다. 그렇게 그는 부모님을 설득시켜 지금까지 꿈꿔왔던 창업를 준비했다.

 

▲ 나홀로 보수, 나홀로 인테리어 

가게를 오픈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만큼 소자본으로 가게를 오픈해야 했기에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통 창업을 시작할 때, 인테리어 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그는 셀프인테리어를 선택했고 친한 형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

오래된 건물이라 보수를 할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또 필요한 물건들 또한 비용을 초과했다. 이에 그는 주변사람들에게 개업선물에 필요한 리스트를 과감하게 작성해 하나씩 부탁했다. 이것 또한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사장은 “여러 지원 속에서 시작 했지만 주변사람들의 도움없이는 힘들었을 것이다”면서 “살아가면서 차차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시간 동안 꿈꿔온 만큼 인테리어 소품부터 음식 용기까지 모든 게 머리 속에 구상돼 있었다.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직접 골라 가게 컨셉을 잡아나갔다. 이 때문에 한 때는 골머리를 앓아 잠도 설쳤고,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게 오픈일이 늦어지기도 했다.

고 씨는 “준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들이 많았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가게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한계점에 부딪힐 때마다 이를 더 악물고 무조건 해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같은 공간 다른 느낌 

원래 고 사장의 계획은 카페 오픈 후 자리가 잡히면, 다른 곳에도 펍을 하나 더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가게가 밤이 되면 또 달라지는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지난해 12월 연말부터 ‘낮 고씨’와 ‘밤 고씨’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낮 고씨’는 아침 11시부터 밤 8시까지만 브런치 카페로 주로 커피나, 샐러드 등의 브런치를 중점으로 판매된다. ‘밤 고씨’는 밤 8시부터 밤 12시까지 ‘펍’으로 운영되며 주류가 메인이다. 특히 밤 고씨는 이 가게를 창업한 고 사장의 친 누나 고세현 씨가 운영한다.

여기는 같은 공간이지만 방문하는 시각에 따라 조명 때문에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르다. 또 메뉴가 적고 한정적인데 이는 고 사장의 고객 서비스를 위함이다.

고 사장은 “1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메뉴가 절대 많으면 안된다. 메뉴가 많을수록 내가 손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자신의 이윤보다 고객 서비스에 더욱 초점을 맞춰 운영 중이다.

이어 그는 “부산을 나가지 않아도 양산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양산토박이 고 사장은 작은 바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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