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남편 자해 후 자수

 양산 하북면 한 가정집. 필리핀 이주여성 아내(38), 한국 남편(59)인 이 부부는 평소에 조용했다고 한다. 결혼한지 7년째지만 자녀도 없었다. 아침에 일하러 나가버리니까 마을이장도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고. 늘 트럭을 몰고 다니며 행색도 남루했다는게 마을이장이 설명한 남편의 모습이다.  
 사건은 지난 9일 밤 10시 무렵에 터졌다. 평소 조용하던 부부의 방에서 이날은 유독 부부싸움 소리가 크게 들렸다고 한다. 50대 남편이 필리핀 국적의 아내를 폭행했다. 급기야 흉기로 아내의 두부를 찔렀다. 남편은 아내의 시신을 다락방에 옮겨 놓고 자해를 했다. 이튿날 그는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부부는 월세 10만원의 단칸방에 살았다. 이들 부부 옆방에는 세입자가 없었고 그 옆방에는 독거노인이 거주했다. 
 양산시 하북면은 이들 부부에게 기초생활수급을 받아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식품회사에 다니며 80만원을 벌던 아내는 더 벌수 있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부부는 작년에 양산에 이사왔다. 남편이 당뇨를 앓게 되면서 돈벌이를 할 수 없게되자 양산으로 온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남편이 일을 나갈 수 없어 생활고가 더해진 것이 부부싸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또 필리핀 가족에게 돈을 부쳐주면서 갈등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반응이다. 
 경찰은 12일 필리핀 이주여성 아내를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했다. 
 남편은 현재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남편의 치료가 끝나는대로 살인혐의로 구속하고 법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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