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계 메가마트 정류장, 승강장 설치 요구에 이전
메가마트 진출입 차량 막아…교통체증ㆍ사고 우려
양산시가 최근 한 버스정류소를 옮기면서 주민들 사이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시는 지난달 29일 버스승강장 설치를 위해 덕계동 메가마트 정류장을 기존 메가마트 주차장 입구쪽에서 주차장 출구쪽으로 약 30m가량 이전했다.
왕복 2차선 도로에 위치한 이 정류소는 메가마트 덕계점을 찾는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현재 일반버스 8대와 좌석버스 1대, 마을버스 10대가 정차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정류소에 버스가 정차하면 메가마트에서 나오는 차량의 진로를 막는다는 점이다. 특히, 버스가 2~3대 정차할 경우 메가마트로 들어가는 차량 진로까지도 막을 수 있어 교통 체증을 우려하는 주민들 목소리가 높다.
덕계동에 15년 이상 거주했다는 정 모씨(여, 65)는 "버스가 메가마트 진출입 차량을 막을 뿐만 아니라 덕계사거리 신호도 걸려 교통 체증이 전보다 심해질 수 있다"면서 "여기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왜 정류소를 여기로 옮겼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기존 버스정류소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도 "예전 정류소도 사고가 많았는데 지금 위치는 메가마트에서 나오는 차량이 버스에 가리면서 사고 위험이 더 높다"가 우려를 표시했다.
시에 따르면 이 정류소를 옮긴 것은 지난 여름 불볕더위를 지나면서 버스승강장이 있어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다. 이 정류소에 버스안내 표지판 밖에 없다 보니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햇빛과 비를 피할 승강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정류소가 위치한 인도의 폭이 좁고 보도 상태도 좋지 않아 승강장 설치가 용이하지 않다고 보고 시는 이전 장소를 물색했고, 현재 정류소로 위치를 결정해 지난 10월 22일부터 업체와 계약하면서 승강장 설치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민들은 정류소 이전에 대해 선뜻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존 버스정류장 인근의 한 상인은 "옮긴다는 말도 없었다. 그냥 사람들이 나와서 뭔가 작업을 하길래 정류장을 고치나 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옮겼더라"면서 "정류장 이전 문제는 주변 상인에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사전에 한 마디라도 해줬어야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주민은 "도로 폭이 좁아서 그랬다는데 이전한 곳도 좁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기존 정류장도 상가 차양막이 있어서 비나 햇빛을 피할 수 있었는데 굳이 이전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버스가 메가마트에서 나오는 차량을 가릴 수는 있다"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기존 정류장도 버스가 메가마트 진입 차량을 막는 구조였다"며 도로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설명했다. 그리고, "현재 버스정차선이 정류장보다 더 위쪽에 설치되기 때문에 버스 두세 대 선다고 메가마트 진입로까지 가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원래 옮긴 정류장 위치에 가판차량이 장사를 해서 메가마트 나오는 차량을 가리는 건 마찬가지였는데, 승강장 설치로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전 장소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상인들의 반발이 있어 상가 앞이 아닌 이곳 화단 앞으로 옮기게 된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배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