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법무사사무소]법무사 김대영

甲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수개월 동안 깨어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감정결과 여명기간이 4년이라고 하여 그 감정결과를 전제로 하여 가해자인 乙과 손해배상에 대한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甲은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 4년이 지나서도 계속 생존하였고, 종전에 예측한 여명기간 이후로도 약 10년이나 더 생존할 수 있고, 정신적 장해로 인한 개호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甲은 그에 상응하는 손해에 대하여 추가로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는 가요?

 

합의는 민법상 화해계약의 성질을 가집니다. 화해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다(민법 제732조). 이러한 화해의 창설적 효력으로 인하여 화해의 내용에 따라야 하는 구속력이 발생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고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한 합의의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은 "그 후 그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여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 합의가 손해의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예상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당사자가 후발손해를 예상하였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합의금액으로는 화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할 만큼 그 손해가 중대한 것일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가 이러한 손해에 대해서까지 그 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다42797 판결)."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교통사고로 심한 뇌손상을 입고 식물인간 상태가 된 피해자(사고 당시 20세 4월)가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그 후유증상이 호전가능성이 없는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로서 여명이 사고시로부터 약 5년으로 단축되었다는 감정결과가 나와 피해자가 위 여명기간 이후로는 생존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하여 판결선고가 이루어지고 그 판결이 확정된 직후 피해자가 가해자측으로부터 그 확정판결의 인용금액 중 일부를 감액한 금액을 지급받고 사고로 인한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는데, 그 이후 피해자가 위 감정결과와는 달리 점차 의식을 회복하면서 위 여명기간이 지난 후에도 생존하게 되자 추가손해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감정을 시행한 결과, 피해자는 의식을 회복하고 식물인간상태에서 벗어나 제한적이나마 자력에 의한 거동을 할 수 있는 등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 채 고정되어 종전에 예측된 위 여명기간 이후로도 약 38년이나 더 생존할 수 있고 정신적 장해로 인한 개호가 필요한 상태임이 밝혀진 경우, 전소의 일실수입 청구에서 제외하였던 종전 예측의 여명기간 이후 가동연한까지의 생계비에 상당하는 일실수입 손해와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 개호비 손해가 위 합의에 이르기까지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손해로서 위 합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으며, 그 손배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점차 의식을 회복하는 등 피해자의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다42797)."고 판시하였습니다.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甲은 종전에 예측한 여명기간 이후 가동여한까지의 생계비에 상당하는 일실수입손해와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 개호비손해는 위 합의에 이르기까지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손해로서 위 합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甲 이 의식을 회복하는 등 甲 의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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