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지인, 시민들 피켓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10만명 육박
산모 아버지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눈시울 붉혀
사과하기는커녕 분만 기록지를 조작
병원 관계자, 신중히 폐업 고려

시민과 가족들 40 여명이 병원을 항의 방문하는 등 피켓시위하고 있다.

 <속보>한 산부인과에서 분만하던 아이가 숨지고 산모가 뇌사상태에 빠졌다(본보 지령 1340 1면)는 보도에 따라 H산부인과 의사 A씨와 간호과장 B씨가 불구속 입건된 가운데 양산시민은 물론 피해자 가족 등 지인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9일 현재 10 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오전 양산시민과 함께한 피해자 가족 등 지인 가족 40여명이 H산부인과 일대에 모여 `의료사고 명백한 살인` `국민청원을 부탁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를 위해 광주에서 왔다는 김씨의 지인은 "평소 자녀(1남 1녀)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교육을 한다. 하지만 잘못을 했을 때는 잘못에 대해 사과를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양산에 왜 가느냐?는 자녀의 질문에 `어른들이 잘못했는데 사과 한마디 없어 가야 된다`고 설명하고 이곳으로 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 사는 한 어르신은 시위를 지켜보며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이 병원은 지난번에도 의료사고가 발생해 아이들 엄마도 이 병원은 겁난다고 부산까지 가서 출산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 기장 정관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D씨는 5개월 된 아기를 안고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무서운 생각밖에 안 듭니다. 나라에서는 출산을 장려하는 현실에 이런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니 불안해서 누가 자녀를 낳으려 하겠어요?"라고 물으며 "설명이 필요 없을 거 같다. 진행되고 있는 국민청원에 많은 예비산모가 참여해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중부동에 산다는 한 시민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 이 발생했다"며 "양산시도 이런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일선 병원들의 관리를 철처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켓을 든 산모의 아버지는 "병원에서 사고가 없을 수는 없지만 사고가 발생했는데 의사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는커녕 분만 기록지를 조작하는 등 완전한 거짓을 자행했다"며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TV에서나 봐왔던 일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날 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병원 관계자는 시위를 지켜보며 "언론 등 소문으로 인해 환자도 오지 않고 입원환자도 다 나간 상태다"라며 "분만 과정에서 예견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 데 대해 병원도 답답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폐업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편 김씨는 지난 15일부터 1인 피켓 시위를 이어오다 18일 "경남 양산시 모 산부인과 의료사고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산모의 남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작성했다. 29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97794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청원 마감은 내달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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