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매화축제의 성공

 본지는 침체 일로에 있는 양산 원동매실을 주제로 매실 농가의 활로 모색을 꾀했다. 양산 원동매실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 보는 기획취재는 전라남도 광양시의 매실 농가를 탐방한 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원동매실의 현주소
 ②광양매실 농가 탐방
 ③광양매실을 만드는 사람들
 ④원동매실 미래를 논하다

광양 청매실농장의 다양한 매실제품

■④원동매실 미래를 논하다

 경부선 철도가 일제에 의해 설치되며 원동역이 생기고 역 주변에 일본인들이 매화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된 원동 토종매실의 역사는 거의 100년이 되었다. 원동매화축제가 외지인들이 즐겨 찾는 유명 축제로 성공하면서 초창기에는 원동매실, 매실 원액, 매실 장아찌 등이 많이 팔려 매실 재배농가에 큰 도움을 주었다. 
 요즘은 매실 생산량이 전국적으로 급증하여 매실 재배농가의 경쟁력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원동면 영포리의 주민 김민성 씨에 의하면 매화나무를 제거하는 농가가 많아 축제 때 매화꽃이 볼품이 없다고 한다. 
 양산신문에서는 원동면 매실재배 농가의 활력을 되찾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양산시 매실 재배농가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원동매화축제는 매년 4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영남지역 최대의 봄꽃축제로 부상하였다. 원동매화축제의 기반시설은 농림부의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인 배내골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원동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으로 설치되었다. 원동매화축제가 열리는 주말에는 최악의 교통난으로 물금 신도시에서 원동면 소재지 축제장까지는 3~4시간이 소요된다. 원동역에 정차하는 열차도 특별 증차하여 관광객을 실어나르지만 교통 체증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김해나 대구권역에서 축제장을 찾는 많은 외지관광객은 김해 대동~동대구 고속도로를 통해 삼랑진IC로 빠져나와 삼랑진읍을 거쳐 원동면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이 접근로 역시 체증이 심하다. 필자는 `삼랑진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자문단장을 맡아 자문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 삼랑진읍 주민 추진위원들과 대화를 통해 원동매화축제 기간 중 삼랑진읍까지 교통 체증 여파가 미쳐 차로 5분 거리를 1시간 이상 걸린다고 얘기하여 놀랐다. 일부 추진위원들은 양산시에서 빨리 교통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축제에서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가 중요한데, 매화축제의 최대 먹거리는 매실 관련한 식품보다는 오히려 원동 청정 미나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나리 출하는 2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원동매화축제가 열리는 3월 한 달간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원동 매화축제와 미나리축제를 동시에 개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올려 미나리 재배는 성공하였다. 미나리와 함께 곁들여 먹는 삼겹살은 관광객들에게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미나리 재배의 성공 이면에는 양산시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술지도가 큰 몫을 담당하였다. 양산시가 초창기 사업비 4억 7천만 원을 투입해 2014년부터 지역특화 작목으로  함포, 선장, 내포, 영포 마을의 4.7㏊ 면적에 시설 하우스를 설치하고, 관정을 개발하는데 전폭적인 지원을 하여 성과를 올리고 있다. 
 생태농업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재배기술을 보급하였으며, 규격 출하 지도와 사업비(친환경 비료, 세척기 구입)를 지원해 미나리 재배단지를 조성하였다. 미나리 재배농가는 대개 매실도 동시에 재배하고 있으므로 소득이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밭 작물과 매실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농가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양산시농업기술센터는 농민들이 작목반을 조직하고 미나리연구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농사를 직접 지으며 미나리 재배에 참여한 임정섭 시의원, 원동청정미나리연구회 이희주 대표 등의 농민 지도자들이 활약하면서 미나리 재배와 축제는 본격적인 성공 궤도에 진입하여 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양산시 농업기술센터 정영도 농정과장과 면담을 해보니 매실농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가 있었다. 지금까지 농업기술센터에서 매실농가를 위한 기슬지도와 투자를 많이 하였고, 매실 가공공장까지 지원해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매실 농가에서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농업 벤처에 투자하는 농촌지도자가 있으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정책 의지를 갖고 있었다.
 양산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월 30일 농민들의 소득증대와 지역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농협중앙회 양산시지부와 상호협력과 교류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양 기관이 농업기술을 혁신하여 농업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상호 업무협력을 하기로 약속하였다. 영농기술 보급 및 개발, 6차 산업 육성, 병해충 공동방제사업, 농업마케팅 및 브랜드화, 농축산물 홍보사업 등의 업무를 합심하여 추진하기로 하였다.
 농업기술센터는 2017년 3월 3일 지역 특산품인 원동매실을 이용한 6차 산업 상품화 제품(매실국수, 매실 빵, 매실 떡) 시식 평가회를 개최했다. 원동매화축제의 특색을 부각시키고 매실의 과잉생산과 판매부진,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판로개척과 소득창출을 위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1차 산업(매실과 계란), 2차 산업(매실 잼, 매실분말, 매실장아찌 등), 3차 산업(유통판매, 체험)을 융복합시킨 6차산업화의 시도였다.
 농업기술센터는 원동매실 6차 산업 가공 상품화를 통해 원동매실의 계약 재배, 매실 2차 가공품 납품 방안을 검토한 후 2018년에 건립될 농산물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농민들에게 기술지도까지 할 예정이다. 
 정영도 농정과장에 의하면 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의지에 농민들이 부응하지 못해 사업 진척이 더디다고 한다. 기업체와 매실농가를 연결하기 위해 중재자로서 설빙, 천호식품 등의 기업과 협상을 했는데, 양측의 가격이 맞지 않아 결렬되었다고 한다.
 농업기술센터는 지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향상을 통한 농가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개발한 특허청 등록 상표인 `수(秀)양산`을 통해 농가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양산지역 우수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수(秀)양산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과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가공품에 대해 행정기관에서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수(秀)양산 상표를 사용하는 농산물에 대해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우선 납품할 수 있도록 하고 직거래 장터 참가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포장재 지원사업 등 농가 지원 사업에도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원동면 매실농가를 위해 매실 엑기스 가공공장을 지원해줬는데 운영이 순조롭지 못하다고 한다. 농민들이 가격 하락으로 판로를 뚫지 못해 농업기술센터에 판매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양산 원동매실 재배농가의 고령화, 여성화가 진전되어 미래는 어둡지만 새로운 돌파구는 젊은 인재의 수혈을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 요즘 청년 실업난이 부각되고 중년층도 경기악화로 조기에 퇴직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장년층을 귀농, 귀촌으로 유도하여 농촌에 젊은 인재를 수혈해야만 하겠다.
 고령화와 여성화로 어려움에 처한 매실농가의 성공사례도 있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에는 `왕매실마을`이 있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의 김금순 대표(66, 여)는 은퇴한 남편과 함께 2008년 이곳으로 귀농했다. 부녀회장을 맡은 김 대표는 주도로 2011년 부녀회원 33명이 200만 원씩 모아 영농조합을 만들고 230m² 규모의 한과공장을 세웠다. 집집마다 달랐던 한과 제조법을 통일하려고 8개월간 매주 경기 포천시의 한과박물관을 방문, 연구하여 성공하였다.
 2012년 첫해 1억 원이던 매출은 3년 만에 3억 원으로 불었다. 소비자가 한과와 고추장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장까지 갖추자 매출은 2016년 7억 원을 넘어섰다. 100가구 남짓한 마을에서 58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조합원의 절반가량이 75세 이상이라고 한다.
 스마트 팜을 운영하는 `벤처농부`가 보수적인 농촌을 혁신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첨단 정보기술을 결합해 농업을 유망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벤처농부 100만 명을 육성한다면 국내 농업의 체질을 바꿀 수 있고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원동매실 활로도 벤처농부에 있다.
 광양 청매실농장의 홍쌍리 여사는 다양한 매실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함으로써 6차산업화에 성공하였다. 청매실 잼, 청매실 정과, 청매실 젤리, 청매실 캔디, 매실씨앗 베개, 청매실 농축액, 청매단, 매실 식초, 청매실 원, 고추장장아찌, 청매실 절임, 청매실 반찬세트, 홍쌍리감로매 등을 8천 원부터 54만 원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양산 매실농가도 양산시의 지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주민 중에서 스타 농부가 나와야 하겠다. 원동매실의 지리적 표시제 등록, 매실산업의 6차산업화 등이 성공의 관건이다

본지 문화이사 겸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 상 도

광양 청매실광양 청매실농장에 있는 광양매화문화관에서 김태호(왼쪽)기자, 김종열(가운데)국장, 심상도(오른쪽)교수

 

■ 본 취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 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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