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편집국장>

 기상관측 이후 111년만의 최악의 폭서(暴暑)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도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시원하게 쏜아지거나 뜻하지 않은 태풍이 발생하여 지열(地熱)을 식혀, 식수 문제도 해결하고, 목이 타는 농작물까지 기사희생 시켜 준다.
 이런 평년의 날씨와는 달리 금년 여름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불볕 더위 폭서로 고통을 겪고 있다. 몇일전 동해안 강릉지방에는 큰 소나기가 폭우로 변해 쏟아져서 물난리를 겪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낮에는 38.9도를 오르내리는 가마솥 불볕 더위와 싸우고, 밤이면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열대야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이번 더위는 1994년의 기록적인 폭서를 뛰어 넘어, 기상관측 이후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이 같이 약 한 달 가량 이어진 폭서로 낙동강 함안보 조류 경계단계가 발령되자 지난 10일 김일권 양산시장과 서형수 국회의원, 신진수 낙공강 유역환경청장이 낙동강 조류발생에 따른 대응 실태 및 녹조 발생현장을 점검했다.
 양산시는 조류경보단계 발령에 따라 원수 및 정수에 대한 수질검사를 주2회로 늘려 수질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조류에 대응하고 있고 있다.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이런 무서운 폭서는 또한 기록적인 가뭄을 불러 오고 있다. 오죽하면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상의 피해를 주는 태풍을 기다리는 현상이 되었을까?
 옛말에 `까마귀 똥도 약으로 쓸려고 하면 5백량이라는 값을 부르고, 똥을 칠산 바다에 찍해 버린다`는 말이 있다.
 이와 비슷한 말로 `개 똥도 약에 쓸려니까 없다`는 것이다. 즉 까마귀 똥이나 개 똥은 하찮고 평소에는 지저분하고 쓸모없는 것인데, 약으로 쓰려고 할 때는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비록 하찮고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급하게 구할려고 할 때는 없고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는 태풍마저도 올해는 모두 우리 한반도를 비켜가 더 더욱 목이 마르다. 
 양산은 산과 계곡이 많아 맑은 물이 넘쳐나고, 수원이 풍부한 저수지들이 요소요소에 자리잡고 있다.  수개월째 지속되는 가뭄으로 크고 작은 계곡과 강줄기에 물이 마르고, 풍부한 수원을 자랑하던 저수지들에 저수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가뭄이 계속될 경우, 농업용수는 물론 우리의 식수원과 강줄기에도 녹조나 적조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양산은 크고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 높은 산이 많아 자연자원 중 수자원에 한해서는 걱정거리가 없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염된 낙동강 물을 식수용으로 공급 받고 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가까운 곳, 우리 지역에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있지만, 상수도용 댐건설 전무로 낙동강 물을 끌어다 먹고 있는 현실에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이번 여름의 혹독한 더위와 가뭄에 시달리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생명과 위생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음용수의 안전한 확보는 물론이고, 농업용수 확보 문제다.
 우리 양산의 양질의 상수원은 원동 배내골이나 법기 수원지의 청정한 계곡물을 떠올릴 수 있다
 . 이를 이용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수십년 두고 늘 논의가 되었던 전체 양산시민들의 숙원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 우리 위생건강에 좋은 청정한 계곡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하필이면 오염된 낙동강 물을 끌어다 먹는 것일까? 참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111년만의 혹독한 폭서와 여기에 동반한 극심한 가뭄이 주는 자연재해의 교훈을 한번쯤 의미 깊게 새겨 보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자비로운 은혜를 배풀면서도, 한켠으로는 이처럼 혹독한 시련을 안겨 준다는 것을 다시한번 더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행정 당국에서는 이 난제를 풀어나가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겠지만, 우리 주민들도 이런 난제를 풀어나아가는데 힘을 모아 혹독한 자연 현상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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