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동산 마다 매물 쏟아져
식당 손님 절반 이하로 줄어

 부동산중개소에 `공장 임대`와 `공장매매` 현수막이 걸려 있다. 주남동 한 식품공장 관계자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단축 근무를 하고 있는데 경기가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12일 소주동 한 부동산중개소에 `대지 450평, 건평 150평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이라고 적힌 물건 알림판이 걸려 있었다. 또 대지 1450평 건평 950평, 동력 700kw, 호이스트 4개 40억 원이란 매매를 알리는 물건 알림판이 걸려 있었다.
 이같은 임대나 매매물건 알림판이 웅상지역 곳곳의 부동산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백동마을 입구 J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기존 공장에서 더 작은 곳으로 옮기거나 아예 매각하는 공장들이 상당히 많다. 예년 대비 공장 매물은 약 2배 가까이 늘었는데 들어오려는 사람은 아예 없다"라고 했다. 
 이는 수년간 지속돼온 경기 침체가 울산지역과 웅상지역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관련 업체들에 `불황의 그늘`이 번져 일반 생산품목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았던 자동차 관련 산업도 실적 악화에 폐업을 고민하는 공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 공장 매물 나와도 살 사람 없어 
 이날 만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웅상소주공단과 서창산단, 웅비공단 내 공실률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창동 P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얼마 전 오랜만에 제 가격에 맞는 매물이 나왔지만 실제 거래가 어려워 계약할 때 10%가량 낮춰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평산동 U부동산 대표는 "작년 말에는 매물이 이정도는 없었는데 지금은 각 부동산 마다 최소 3.4개 많게는 10개 이상 매물건이 나와 있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실적이 나빠지면서 사업을 접으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식당도 안된다
 이처럼 각 산단과 공단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인근 식당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소주공단 입구  한 식당은 평일 낮에도 폐업한 것처럼 테이블을 한쪽으로 밀어놓은 채 문이 잠겨 있었다. 
 물론 하계 휴가철이라 장사도 안되겠지만 이럴때 휴가를 핑계로 좀 쉬자는 의도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근처 돼지국집도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들 식당 주인들은 "공장들이 어려우니 식당 손님도 절반이하로 줄었다"고 했다. 
 서창동 기업은행 인근 모 식당 관계자는 "요즘은 회식이 지난해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다 인건비마저도 올라 장사를 접어야겠다는 사장들이 많다. 서창동과 평산동 먹자골목에서 수년간 장사를 하는 식당주인들도 체감 경기가 이만큼 나쁜 적이 없었다"고 했다. 
 평산동 D부동산 대표는 "먹자골목에서 올해 5년째 장사를 하는 식당 주인이 가게를 내 놓았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으니까 부동산은 아예 꼼짝도 하지 않는다며 `힘들어서 더 이상 못 하겠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인들도 경기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 최저임금 상승과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 재래시장도 안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통시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산 남부시장과 웅상 덕계상설시장의 경우 중소업체들의 불황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폭염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냉방시설이 잘된 이마트나 메가마트등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 20여일째 이어지고 있는 폭염으로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덕계상설시장 내 식육점을 경영하는 김모씨는 `최근들어 손님들의 발길 뚝 끊긴 상태`라며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폭염 탓인 것 같다라고 했다. 또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예전과 달리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IMF때보다 더 장사가 안된다. 휴가철이다보니 생선가게도 마찬가지다.
 채소가게는 이른 아침에 잠깐 손님들이 왔다갔다하지만,  낮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며 이는 폭염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탓도 있겠지만, 경기침체가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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