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도(동남문화관광연구소장관광경영학 박사)

 양산읍성의 복원에 관련한 글을 쓰기 위하여 언양읍성, 청도읍성에 이어 울산광역시의 병영성을 방문하여 상황을 살펴보았다. 병영성의 현재 보존 상태는 괜찮은 편이었고,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 성곽정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안내판 설치도 잘 되어 있어 답사하기에도 편했다.
 울산 경상좌도병영성(蔚山 慶尙左道兵營城)은 울산광역시 중구 서동 일원에 있는 조선시대의 성으로, 1417년부터 1894년까지 경상좌도 병마절도사가 지휘하던 성으로 기능을 하였다. 1987년 7월 18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320호 울산병영성으로 지정되었으나, 2011년 7월 28일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으로 문화재 명칭이 변경되었다.
 병영성은 1417년(태종 17년)부터 1894년(고종 31년)까지 존속한 경상좌도 병마절도사의 영성으로 1417년에 쌓았다. 『여지도서』에 따르면 성의 둘레는 9,316척, 높이는 12척이었다. 병영성은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포곡식 성으로 구릉 정상부에 석축을 쌓은 것이다. 사방으로 3칸의 문루를 갖춘 성문을 두었고, 서문과 북문 주위에는 옹성을 쌓았으며 성벽 곳곳에 치성을 두었다. 성의 둘레에는 해자를 팠다.
 성 안에는 병마절도사 공관이 체오헌, 객사인 선위각, 객사 정문인 진해루, 우후 공관인 찬주헌 등의 주요 건물이 있었다. 부속 건물로 무기와 군수물자를 보관한 창고 등이 있었고, 연못 3개와 우물 7개가 있었다.
 울산발전연구원 문화재센터는 2010년 10월~12월에 병영성 조사 구간에서 3곳의 치성과 해자의 존재를 확인했다. 또 치성 2호가 두 차례나 다시 축조된 사실도 확인했으며, 해자도 내ㆍ외벽이 모두 잔존하는 구간을 찾아내 구조와 성격을 밝혀낸 바 있다.
 울산 병영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울산왜성을 축조하기 위해 성벽의 돌을 빼내 가는 바람에 철저히 파괴돼 현재 기단석만 겨우 남아 있는 상태다. 문화재센터는 조사 과정에서 임란 때 파괴됐던 성벽이 이후 흙과 잔돌을 이용해 한두 차례 긴급히 보수됐던 흔적도 찾아냈다. 이와 함께 병영성의 성벽 축조에 사용된 돌이 병영성에서 북쪽으로 약 1.2㎞ 떨어진 장현동 시례마을 부근에서 채석됐던 사실도 밝혀냈다. 문화재센터는 최근 발굴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책자로 펴냈으며, 전국 각 도서관과 문화재 관련 기관에 배포하였다.
 울산 경상좌도병영성 서문지 일원은 2012년 6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약 400m 구간, 19,796m²의 면적에 대하여 시굴ㆍ발굴 조사를 시행하였다. 조사결과 시기별로 성벽의 축조 방법이 다르고, 여러 차례 축조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체성, 옹성(중요한 성문 밖이나 안쪽을 둘러막은 시설물로서 적이 직접 성문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목적으로 설치), 치성(성의 구조물의 일부로, 성벽 바깥으로 덧붙여서 쌓은 벽)3개소,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으로 둘러 파서 연못을 만든 곳), 수혈 주거지, 긴 도랑(구상 유구)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다.
 울산시 중구는 2017년 4월 17일 울산 병영성을 방문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경상좌도 병영성 복원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축성 600주년을 맞은 병영성은 복원을 통해 관광지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사유재산 보상 문제, 복원 설계비 문제 등으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중구는 이날 병영성을 방문한 나 청장에게 2018년 사업비에 병영성 북문 복원비(35억 원), 서문 복원비(33억 원) 등 지속적인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요청을 받은 나선화 청장은 병영성 복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하였다.
 중구는 2010년 6월 병영성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2017년까지 국비, 시비 178억 원 상당을 투입해 병영성 일원 3만2천여㎡의 시굴ㆍ발굴 조사를 벌이고, 북문지∼동문지 구간과 북문지∼서문지 구간의 성곽정비 등을 추진해 왔다. 
 병영성은 울산 중구는 물론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적 유산이자 관광자원으로 보존과 복원을 통해 후대에 물려줘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박성민 중구청장은 빠른 복원을 위해 문화재청 등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였다. 중구는 병영성을 중심으로 울산에 있었던 6개의 성곽을 잇는 관광자원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중구 2015년 7월 9일 구청 상황실에서 병영성 동문 복원 고증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보고회를 열었다. 중구는 2017년 병영성 축성 600주년에 맞춰 문화재청과 함께 병영성의 체성 정비와 동문 복원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번 용역은 울산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맡아 고증, 기초설계안, 정비방안, 활용계획 등을 찾고 있다. 보고회에서는 병영성 동문에 옹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병영성 4대문의 이름도 찾아냈다. 남문은 진남루(鎭南樓)와 물거루(勿去樓), 북문은 현무루(玄武樓), 동문은 인빈루(寅賓樓), 서문은 명검루(鳴劒樓)로 각각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동문의 형태가 성벽에 돌로 된 보를 걸고 그 위에 단층의 건물을 올린 평거식임을 밝혔다. 중구는 보고회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청과 협의해 총 25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16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하였다. 
 지난 7월 29일 동문 현장을 방문해보니 일부 성곽을 비닐로 덮어두고 있었으며, 본격적인 성문 공사는 하지 않고 있었다. 병영성은 복원공사가 잘 되어 있어 넓은 성곽 길 위를 따라 산책하기 좋았다. 폭염이 지속되었지만 성곽 위로는 동천강 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날려주었다. 전망도 좋아서 울산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도 보였다.
 동문에서 산전샘 안내표지판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중간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정자, 벤치 등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의 편의를 돕고 있었다. 계단을 끝까지 내려가니 복원된 산전샘에서 많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산전샘은 한옥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물은 마실 수 없고, 울산시 민방위 비상급수시설의 수도꼭지를 통해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물맛이 시원하고 좋았다. 신전샘 안내판에는 약 400년 전에 만들어진 신전샘은 병사들과 주민들에게 좋은 식수원 역할을 하였다고 적혀 있었다. 해방 이후에는 주한 미군들이 식수로 사용하였다. 현재도 물통을 들고 물을 받으러 오는 울산시민들이 있었다. 주차장과 소공원 옆에는 한옥체험을 할 수 있는 어련당이 있었다. 양산읍성도 시민친화적으로 복원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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