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미생물이 전염병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생제와 예방접종의 도움으로 외과수술 분야는 큰 발전을 이루어 냈고,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이런 획기적인 방법의 이면에는 결점이 숨어 있었다. 항생제를 남용하고 예방의학의 기적에 의존해 기본적인 위생법칙을 무시한 결과 약에 대한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들이 출현했고 그로 인해 예전보다 다루기 어려운 전염병이 퍼져 나가게 된 것이다. 메르스, 지카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6월이 시작되면서 30도가 넘는 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식품위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5월 하순부터 6월 초는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인데, 기온이 높아지면서 식중독 위험은 커지는 반면 한여름에 비해 청결에 대한 관심은 낮기 때문이며, 일찍 찾아온 더위로 병원성대장균 식중독 발생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음식물의 조리ㆍ보관ㆍ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고온ㆍ다습한 여름에 주로 발생하며, 최근 이른 더위 등 기후 변화에 따라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5년(`13~`17년)간 여름철(6~8월) 평균 병원성대장균 발생건수 및 환자수는 2013년에 17건, 656명 2014년에 17건, 418명 2015년에 3건, 1,676명 2016년 32건, 2,281명 2017년 30건, 1,832명이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분변에 오염된 물, 오염된 용수로 세척한 채소, 도축과정에서 오염된 육류 등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분변, 축산 폐수 등에 오염된 지하수, 하천수를 사용하여 채소를 재배하면 채소가 병원성대장균에 오염될 수 있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식품은 채소류, 육류, 복합조리식품(김밥 등) 순으로 나타났다. 채소의 경우, 병원성대장균에 오염된 상추, 부추, 오이 등을 깨끗한 물로 세척하지 않고 세척했어도 상온에 장시간 방치한 후 섭취함에 따라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름 피서철이 되면 가족끼리 피서를 떠나면서 음식을 준비해 가기도 하지만 현지에서 사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구나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다보니 집에서 음식을 준비해 가는 것보다 현지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모처럼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갈매기 소리, 아이들이 제갈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즐겁게 가족이 함께 음식을 맛있게 먹었는데 뜻밖에 배탈이 나서 고생을 한다면 즐거워야 할 여행이 밍치는 꼴이 되어 난감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름철에는 언제 어디서나 음식을 먹을 때에는 혹시 상하지 않았는지, 음식점 위생상태는 어떤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서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국민의 소득이 높아지고 삶이 향상되면서 잦아진 국내외 여행이나 관광을 하면서 현지에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균과 미생물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어디서나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한 번에 묻은 병균들은 그 종류에 따라 살아남는 기간이 다르다. 특히 콜레라균을 일으키는 콤마균이나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이질균의 일종인 시겔라균 등 배탈이나 설사 등 소화기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말이 있다. 육신이 건강해야 영혼도 건강해 어떤 일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