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도 /동남문화관광연구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전국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양산시에도 남부시장, 북부시장, 덕계종합상설시장 등이 유명하다. 이 중에서 재래시장 현대화, 활성화, 주차장 확보, 상인 교육,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등에서 가장 많은 정부 지원을 받았던 시장은 남부시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부시장은 정부 예산을 투입한 만큼의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북부시장은 남부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관계로 지원 예산액이 많지 않았다.
 침체된 북부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2017년 7월 14일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북부시장 일대에서 야시장 행사가 열렸다. 손수덕 북부시장 상인회 회장이 야시장 행사를 여는 등 북부시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장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양산신문 신정윤 기자의 분석에 의하면 북부시장 시설 자체가 노후화 되어 젊은 계층이 몰려들만한 컨텐츠가 없고, 카드결제가 안 되는 곳도 태반으로 모바일 카드, 공공와이파이로 시장 할인권 배부 등 IT를 활용한 타 지역과 대비된다고 지적하였다. 전국의 유명 야시장의 운영 상황을 통해 양산시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013년 상설 야시장 1호로 개장해 전국에 야시장 열풍을 일으킨 부산의 부평깡통야시장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벤치마킹할 요소가 많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부평깡통시장 골목에 매일 밤 이동식 매대의 야시장이 들어선다.
 부평깡통시장은 일제강점기에 국내 최초로 개설된 공설 시장으로 해방 뒤 지명을 따라 부평시장이 되었지만,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붙은 이름이다. 1970년대에는 베트남 파병 군인이 들여온 미군 전투식량(일명 C?레이션), 다양한 외제 물품이 판매되면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입소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매일 오후 7시 30분에 이동 판매대 30여 개가 줄지어 입장하여 튀기고 굽고 지지는 냄새가 진동하며, 아케이드 천장에 색색의 조명이 들어와 분위기를 돋운다. 국내 최초 상설 야시장의 명성에 걸맞게 먹거리도 다양하다. 소고기를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주는 서서스테이크, 빵 속에 따뜻한 수프가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파네수프, 주문과 동시에 토치로 익히는 즉석 소고기불초밥, 고소한 모차렐라를 얹은 가리비치즈구이, 냉면구이, 대패사무라이, 오코노미야키, 감자말이새우튀김, 해물볶음우동, 케밥 등 각양각색 음식이 1,000~5,000원대로 판매되고 있다. 야시장 골목에는 이동 판매대 외에 다양한 먹거리 매장이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가까우며, 길 하나 건너면 국제시장이고, 북쪽으로 보수동책방골목, 인근에는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 대표 관광지로 변모한 감천문화마을도 있어 역사,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문화형 관광시장`이다.
 부평깡통시장, 동래시장은 2013년 중소기업청에서 공모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대상지로 선정되어 3년간 2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역사, 문화, 관광자원 등과 연계된 지역 유명시장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국내외 관광객들이 시장을 많이 방문하게 함으로써 지역의 쇼핑과 관광이 활성화 되도록 도와준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 295-4에 있는 전주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하여 매주 금, 토에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새로운 전략으로 지역문화, 관광자원과 전통시장을 연계하여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야간 관광 명소로 개발하였다. 
 청년야시장은 지역작가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리마켓, 문화공연, 이벤트가 함께 하며,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든 음식들과 집에 있던 오래된 물건들, 직접 만든 수공예품 등을 가져와 판매하는 프리마켓이 있다. 야시장에는 기존식당가 45개소와 신규매대 35개소 등 총 80개 점포가 운영되며 주로 향토음식 및 이색음식과 상품판매, 문화공연이 이루어지며, 터키 케밥, 필리핀 고기만두 등 수많은 먹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 야시장 방문자는 1일 평균 8천여 명으로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2016년 개장한 번개 야시장 방문객이 1년간 9만 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춘천시와 번개시장상인회, 마을 자생단체들은 2016년 7월 인근 소양강스카이워크 개장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을 개설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열리는 야시장은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체험 이벤트, 공연 등으로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 모으며 짧은 기간에 명소로 떠올랐다. 쇠락해 가던 시장을 상인, 주민, 행정이 힘을 합쳐 되살려 2,000여 명이 찾는 명물이 되었다. 비누공예, 목공예 등 30여종의 수공예품을 벼룩시장 형태로 운영하는 담벼락 마켓, 문화공연, 경품추첨이벤트, 이색먹거리, 스탬프투어,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강원도는 춘천풍물시장에서 `불타는 금요일, 신나는 토요일 달려보자 청춘아!`라는 주제로 본경적인 야시장 진흥에 나섰다. 야시장에 도입된 이동식 판매대 10대에서는 컵닭갈비, 닭꼬치, 어묵 등 간단한 식사류를 판매하고 상설점포에서는 생고기, 생선구이, 메밀전병 등 다양한 먹거리와 들기름 등 신선식품을 판매한다.
 춘천시 후평일단지 시장 야시장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후평일단지 시장상인회와 춘천시는 지난 2017년 4월부터 매주 금, 토요일 야시장을 열고 있다. 젊은 감각을 살린 이동식 매대가 들어서면 시장통은 갖가지 음식을 판매한다. 야시장으로 손님을 끄는 것은 부침개, 국수 등 전통시장의 단골 메뉴에서부터 꼬치구이, 회오리 감자, 타코야끼 등이 어우러진 퓨전 먹거리다. 춘천시는 야시장에서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아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춘천문화재단에서, 토요일에는 재능기부형식으로 일반 시민들이 버스킹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이상의 부산 부평깡통시장, 전주 남부시장, 춘천시의 사례를 살펴보며 양산에서 참고할만한 내용은 다양한 공연, 먹거리, 체험거리, 시 당국과 상인연합회의 공조, 청년몰 활용, 기존상인과 이동식 매대 상인의 공존, 프리마켓, 주변의 다양한 문화관광 체험거리 풍부 등이다. `춘천시문화재단`처럼 재래시장 공연을 도울 수 있는 `양산시문화재단`의 설립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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