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

 

전이섭(田悧攝) /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 대학원에서 공예공업디자인, 도쿄가쿠게이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교육철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부산문화재단에서 문화유산(조선통신사, 피란수도 세계유산)관련 사업들을 담당하고 있으며, <문화교육연구소田>를 통해 `실사구시(實事求是)`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양산 토박이이다.

 우리는 흔히 `문화`를 매우 수준 높은 인간의 지적, 예술적 활동과 그 활동의 결과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문화를 바라보는 엘리트주의적 관점이다. 반대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방식 그 자체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의 문화는 사람들이 사회구조 속에서 영위하는 구체적인 물질적 활동과 일상적 사고방식이나 내용, 또는 그것을 규정하는 모든 사회적 요소들을 총칭하는 것이 된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지역문화`와 `생활문화`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지역`이라는 용어는 중앙의 하위 단위 또는 `서울`에 대한 종속 개념으로서의 `지방`이라는 말과 구별되는 개념이 아니라 지리적이고 공간적인 구분의 뜻으로서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한다. 
 살아가는 곳이 중심이란 생각이 `지역문화`가 시작되는 지점인 것이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설정하고 2018년의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중장기 정책 계획들을 속속 발표하면서 여타 업무보다 가장 먼저 윤곽을 드러낸 것이 `문화예술교육 5개년 종합계획(2018~2022)`이다. 
 이는 2005년 제정되고, 2015년 5월 개정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처음 수립한 법정계획으로 그동안 공급자 중심, 중앙 주도의 정책 추진으로 국민의 눈높이와 수요에 따른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지역별 특색에 따라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었음을 알고,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요구에 발맞추고자 수립한 것이다.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문화예술교육의 재도약: 문화예술교육의 지속 성장과 질적 제고`라는 목표 하에 3대 추진전략과 10개 추진과제를 제시하였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양산이라는 곳에 주거지를 두고 살아가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양산에도 여러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많은 부분이 OO설치, OO조성, OO유치, OO개설, OO공사, OO건립 등 하드웨어에 치중하고 있다. 문화정책 등 실질적인 우리 삶 속의 문화문제에 대한 시스템 마련이나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 소프트웨어, 휴먼웨어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너무 빈약하다. 
 문화문제는 예술진흥의 과제를 넘어서 사회문제의 해법으로서도 고민할 때가 되었다. `잘 삶`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인간 본연의 모습에서 출발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이웃으로, 마을로, 지역사회라는 공동체를 향해 뻗어나가는 구체적인 계획과 공약이면 좋겠다.
 이에 `문화예술교육 5개년 종합계획(2018~2022)`의 3대 추진전략과 10개 추진과제를 소개하고, 타 지역 사례를 비롯하여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보며 문화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는 양산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일조일익(一助一翼)하고자 한다. 


 요약해보면 중앙에서 지역으로의 수직적 전달체계를 지역 자율성을 고려한 협력체계로 전환하고, 국민의 문화생활 관점에서 정책간 연계성을 고려하여 생애주기ㆍ사회적ㆍ지역적 여건 등에 따른 수요를 고려한 정책설계를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의 융합으로 그 확장성을 모색하자는 데 있는 것이다.
 이렇듯 `문화예술교육 5개년 종합계획`이 궁극에는 일상의 삶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우리의 삶이 꾸준히, 나아질 수 있게 하자는 데 있다. 
 이러한 범정부 차원의 계획이 우리의 일상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거대담론이라면 시각을 좁혀 양산發 `문화예술교육 종합 계획`이면 어떨까?
 오랜 역사와 전통, 낙동강을 끼고 수려한 산림자원,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에 물류의 요충지, 고른 연령별 인구 분포와 다양한 산업 분포 등 이러한 수식어를 차치하더라도 양산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살기 좋고,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는 도시임은 분명하다. 그런 만큼 해야 할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은 도시이다.   
 평생교육을 `요람에서 무덤까지`라 하였던가?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요층이 있고 산업의 발달로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하여 다문화가정, 사할린동포, 새터민 등 다양한 대상층이 있다.
 100세 시대에, 문화다양성의 시대에 문화예술교육의 대상층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어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리즘(prism)을 가지고 있다.
 상ㆍ하북면, 원동면, 동면에는 중장년ㆍ노년층이 많으며 농ㆍ축산업 및 관광에 기반하는 산업으로 구성된 부분이 많고, 물금읍, 양주동, 평산동, 서창동은 청년ㆍ장년층을 중심으로 그에 따른 아동ㆍ청소년층이 많으며 상공업이 활발하다. 중앙동, 북정동은 원도심 지역으로 양산 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흔적들이 도처에 분포되어 있고 강서동의 유산공단을 비롯하여 삼성동, 소주동에는 산업시설들과 종사자들이 많아 생애주기별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적재적소에 보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였다.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몇 가지의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 째 `지역학과의 연계 강화와 생활문화동아리 활성화`이다. 향토사, 지역사, 생활사 등은 지역정체성 확립과 지역축제나 행사, 지역애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이며,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전제조건이다.
 스타강사 모셔오기 식의 강연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에 기반하는 인문학 사업은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초석이며 지역학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ㆍ단체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지역민들의 현재적 삶과 연계한 사회적 가치와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발견하여 문화예술교육과 연결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양산이어서 가능한 프로그램이어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NPO(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한 <법기도자>는 400여 년 전 법기 일대에서 융성했던 도자문화를 통해 문화도시 양산의 명성을 회복하고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며 새로운 문화 창달을 해 나가고자 준비 중에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1963년 경주 안압지, 강진 고려청자요지와 함께 사적 제100호로 지정된 법기리요지이지만, 국내는 물론 양산시민들도 대부분 모르는 내용으로 점진적으로 가치 전달을 통한 위상 제고와 시민 참여형 문화 확산, 지역사회 문화예술 네트워크 조성이 앞으로의 과제로 다가온다.
 또한 독서, 음악, 미술, 무용 등 다양한 문화예술의 생활 속 동아리들이 도처에서 제 각각 활동 중에 있을 것이다. 삼삼오오 모여 활동하는 이들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어 연대활동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역의 축제가 행정에서 짜깁기 하는 형태가 아니라 시민들이 평소 익히고 즐겼던 내용들을 선보이고 함께 즐기는 형태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평소의 활동들을 보다 활성화 시킬 필요성이 커다 하겠다.
 타 지역 우수사례를 학습하고자 찾아갔던 경북 칠곡군의 인문학도시 사업은 농촌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질적 풍요로움을 위해 인문학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들을 생애주기, 수요자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있는 우수한 사례들이었다. 특히 금남마을의 주민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과 학상리의 `사람책도서관`, `학수고대`축제는 마을공동체를 통한 문화예술활동의 집적물이 축제의 형태로 자리 잡은 모범사례를 보여주었다. 
 또 부산시에서는 한국전쟁 피란수도를 통해 도시가 급성장하게 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계유산 시민아카데미가 한창이다. 전쟁 때문에 성장하게 된 도시지만 그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로 인해 생겨나게 된 도시 곳곳의 이야기들, 그 속의 다양한 음악, 미술, 문학, 무용, 연극 등을 통해 관광으로까지 연결시키는 전방위적인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그들이 남긴 선진 사례들의 결과를 벤치마킹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들 사업이 왜 우수하게 되었는가 그 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출발점은 양산의 지역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시민들의 관심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 정체성의 문제인 것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아가고자 하는 학습동아리를 발굴ㆍ지원하는 것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둘 째 `환경을 고려하고, 재생을 통한 활성화`이다. 이제는 일상에서 날씨, 온도 뿐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가 우리 생활에 중요할 만큼 환경의 문제는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다. 경남도 내에서도 산지 비율이 높은 양산(산림율 74.9%로 산청, 거창, 함양에 이어 네 번째)이지만 공업의 발달로 인해 산지개발의 위협도 큰 지역이다. 개발은 곧 경제성장이라는 등식은 이미 옛말이고 개발은 인간 삶의 위협이라는 등식이 통용되는 세상이 되었다.
 10여 년 전만해도 들판이던 물금지역이 아파트 대단지로 상전벽해(桑田碧海) 해가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하였다. 산을 깎아내려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은 현재에도 진행 중에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양산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둘러싸고 쾌적한 환경이냐, 지역경제 활성화냐가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거지 내 소규모 제조업소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 들어서면서 주거환경도 아닌, 제조환경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를 많이 보고 있다. 전통취락지 주변의 절대농지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파고들 산업시설들도 위협으로 다가오기까지 하는 것은 서민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운 개발 일변도의 경제논리가 우리들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보다 앞서는 지역정서 때문이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 
 50만 자족도시를 부르짖으며 질주해갈 때 점점 소외되어가는 상ㆍ하북면과 원동면은 정주인구가 줄어들고 자연환경마저 골프장, 산업시설 등에 내어주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산림자원을 활용한 쾌적한 거주환경, 교육환경 만들기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14년 <지방창생법>으로 불리는 `마을, 사람, 일자리 창생법(まちひとしごと創生法 )`은 개발 프로젝트의 구태에서 벗어나 농어촌과 구시가지에 사람을 끌어오고 일자리를 만들며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꾸었다. 많은 부분에서 일본과 비슷한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이웃나라의 정책도 면밀히 검토해본다면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매년 10조원 씩 거대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박차를 가해 갈 것이라 한다. 현재 지역재생사업이나 문화마을 조성사업의 타 지역 사례들을 보면 외연확장형 도시개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며 문화예술가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문화활동은 벽화그리기, 주민축제 등 지속성이 결여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지역주민은 여전히 문화활동의 소외자 또는 방관자로 전락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문화를 빙자한 도시재생의 모델로서만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도시재생에는 건물과 공간을 새로 만드는 일보다 그것을 쓸 사람과 조직을 만드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며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관련 교육의 병행도 필요하다. 학생과 교육은 학교 안, 교과서 안에만 갇혀서는 안 되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로써 발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민자치센터와 같은 주민시설과 작은 모임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생활문화 프로그램들을 적극 발굴하여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할 것이다. 
 시선을 중앙동, 북정동의 원도심 지역으로 돌려보면 역사성을 간직한 유휴공간들이 많을 것이다. 이 유휴공간들을 앞서 언급한 생활문화 동아리들의 거점(플랫폼)이자 모든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참여형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이다.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예술교육센터로 개조해 아동ㆍ청소년과 가족에 특화된 예술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핀란드 헬싱키의 `아난딸로(Annantalo)` 사례는 최근 한국에서 도시재생과 예술교육을 접목하여 지방 소도시의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유휴공간 활용 문화예술교육센터 지원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가까운 부산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서면의 한가운데에 폐교된 부산중앙중학교를 청소년복합문화센터 놀이마루로 변경하여 `누구나 체험하는 움ㆍ쉼ㆍ틈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으며, 이곳에는 다문화교육지원센터도 상주해있다. 상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이다. 
 강서구청 옆 60년 된 유휴공간 비료창고를 민관 협력으로 개발한 `서낙토리`는 주민토론회, 영화상영회, 스마트폰 강좌, 마을방문자교육, 도시재생 설명회, 음악회, 아트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바깥세상과 지역주민이 소통하는 창고로 활용했다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타 지역 사례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하고 우리 지역의 자원들을 찾아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시대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셋 째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 강화와 문화 전문인력 양성`이다. 기업의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원들의 창의성 개발을 통한 기업혁신, 문화활동을 통한 소통과 공감, 직원 상호간의 협력과 화합의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문화회식, 직원문화동아리 지원을 넘어 문화예술교육을 활용하기 위한 기업문화 활동도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다.
 예술을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자선적 관점에서 벗어나 여러 경영 활동에 예술콘텐츠와 예술적 방법론을 전략적으로 접목시키고 활용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양산에는 기업체 수가 2,000개를 넘고 종사자도 5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활용하는 기업들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인프라를 개선하고 인센티브 개념의 재정적 지원의 확대도 고려 해 볼 필요가 있겠다. 향토기업의 지역 문화예술교육 지원에 대한 시범 운영사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남메세나협회의 메세나 회원사 220여 개 중 양산의 기업은 극히 드물다. 그 중 (주)화인테크놀리지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회원사로 활동하며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적 역할에 충실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모범기업이라 하겠다. 
 일본의 많은 기업들 중 특히 `토요타`라는 자동차 회사는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가 전 세계를 누비며 오염물을 배출한다는 데 착안하여 자연학교 설립과 운영에 대한 사회환원활동을 하였는데 하드웨어 구축에 많이 투자하였고, 소프트웨어는 NPO환경단체에서, 휴먼웨어는 지역주민들이 진행한 모범사례로 기억에 남아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훈풍이 깃들기를 기대해본다.
 지식ㆍ정보에 기반을 둔 기술과학은 인류의 문명과 문화가 집적된 결과로 공유재이며 공공재이다. 때문에 공유자원을 통해 이윤을 얻은 기업과 개인은 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것이며, 그 방법이 우리의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이라면 그 가치는 더 배가되리라 생각한다.
 창작-매개-소비의 문화생태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관건이다. 각 예술장르별 분절된 활동들은 지역사회에서 그 역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문화의 연결고리 역할로서 문화활동가 양성은 지역 문화생태계 조성에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공무원들의 문화예술 행정아카데미를 실시하였으면 한다. 2010년 이후 전국 광역문화재단 도처에서 행정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 순환보직의 특수성 때문에 문화예술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이 담보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실시하는 사업이다. 문화예술교육을 서브의 개념이 아니라 메인의 개념으로 두고 제고할 문제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산의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그리기`이다. 선순환 구조를 위해 문화예술자원과 실태, 문화기반시설과 인력, 재정, 제도와 사업현황 등을 점검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이 필요하다. 문화문제 및 위에 열거한 내용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그 시스템을 양산문화재단 설립으로 간주하고자 한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제정 이후, 2016년 <지역문화진흥법 시행령>은 지역문화진흥 계획과 사업을 입안하고 수행하는 지역문화재단 설립과 운영의 법률적 근거를 명시하여 앞으로 기초 자치단체 단위의 문화재단 설립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재단 설립과 확산은 문화행정이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치 구조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아쉽게도 우리 양산에는 아직 없다. 주변에 부산문화재단을 비롯하여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울산문화재단의 광역문화재단이 있고, 경남에는 김해문화재단, 창원문화재단, 밀양문화재단, 거창문화재단 등 기초문화재단이 있다. 
 전국에는 17개 광역 지자체 중 1997년 경기문화재단을 시작으로 경북, 세종을 제외한 15곳에 광역문화재단이 있고, 기초 자치단체로는 2000년대 초반 경기도 성남, 고양, 부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60여 곳에 지역문화재단이 설립ㆍ운영 중에 있다.
 양산에서도 2016년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하여 타당성 조사 연구를 민간용역으로 진행하고, 지역문화계의 공감대를 찾기 위한 설명회를 실시하였지만 지역의 정체성을 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문화재단 설립의 정확한 목적과 사업내용, 조직구성, 예산 마련에 대한 계획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시의회를 비롯한 문화원, 지역의 문화예술인 등 관계자들을 자극시키는 부정적 결과만을 초래하였다.
 그동안 전략적 기획의 접근방법이 부족하였으며 문화재단이 왜 만들어져야 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어떤 미션을 공유해야 하며, 어떤 운영방침을 통해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지역민들과의 공감대를 찾는 것에는 미진했음이 사실이다. 문화재단은 지역 문화공연장 등의 시설이나 기금 관리, 축제를 전담해야 하는 기구가 아닌데 이러한 내용들을 고유목적사업으로 설정하고 지역문화예술의 컨트롤타워라 명명하는 것은 어떤 행정의 잣대로 기획된 것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문화정책은 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역의 규모와 수준에 맞는 예산을 가지고 구성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지역의 문화 미션에 동참하느냐가 성공의 여부이다. 중앙 위주의 정책을 지역으로 공급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낙수효과(Top down)가 아니라 지역에서 자체 기획ㆍ생산해내는 분수효과(Bottom up)가 필요하다. 
 "지역문화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문화재단 설립이 필요하나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는 지난해 oo시의원님의 5분 자유발언처럼 다른 지역에 비해 느리지만 조급해지지 말고, 차근차근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왕에 계획하는 것이라면 양산시민의 삶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방점을 찍는 양산문화재단이기를 기대해본다. 
 전국의 많은 도시들 중 유독 전라남도 순천시의 문화활동 사례가 유익한 배움이 되어 왔다. 조충훈 시장님(4대, 7대, 8대)의 인사말씀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더불어 숲이 되는 나무처럼, 여럿이 함께 강이 되어 흐르는 물처럼, 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만들어 갑니다.
 소박하면서도 당찬 포부가 느껴진다. 거대하지도, 천박하지도, 허무맹랑하지도 않고 현실감 있게 사람 향기 가득 전해져오는 인사말씀이다.
 `책 읽는 도시`라는 슬로건으로 `기적의 도서관`을 만들 당시의 시장님이기도 하며 `정원을 품은 행복도시`로 `국가정원 1호`를 만든 시장님이다. 최근 3호 `기적의 놀이터`까지 진행시킨 시장님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하였던가? 아니다.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자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일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다.
 내 지역에 대한 불평불만은 곧 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착의 발로이다. 불평불만을 넘어서 나름의 대안 제시를 해 보았다. 그리고 오는 지방선거에 출마하시는 많은 후보자들께 좋은 정책으로 시민 곁으로 다가가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워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리는 바이다.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전이섭  webmaster@yangsanilbo.com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이섭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최진희 2018-05-10 05:38:13

    애향의 마음이 담뿍 담긴 기고자의 글이네요.
    지역에 이런분들이 많아서 다행보다는 정말로
    정책이 실천되는 사례들을 보고 싶군요.

    게다가 4차산업시대는 인문학이 가장 중요함을 알고 있기에...   삭제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