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편집국장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은, 새해가 처음 시작하는 날이라고 하여 이날 아침을 원단(元旦)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씨족사회가 한군데 모여서 자작일촌(自作一村)을 이루고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는 오늘날처럼 객지에 나갔다가 설날, 고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지금 시대는 팔도강산에 다 흘어져 사는 세상이라, 설날이 다가오면 교통이 혼잡할 정도로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설날은 우리민족이 수천년 동안 지켜온 고유의 명절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설날, 대 명절을 성대하게 맞이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민족이 설날에 갖는 애착은 아주 대단하다. 이는 일제 36년간 우리민족 탄압의 일환으로, 일본이 설 명절을 쇠지 못하도록 했던 것 때문에 더한 것 같다.
 물론, 그 이후로도 수십년 동안 음력 설이니, 구정(舊正)이니 하여, 설 명절을 못 쇠게 억압 했다, 그랬었기 때문에 더 많은 애착을 갖는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수 많은 역경과 끈질긴 억압에도 불구하고, 우리민족의 고유명절로 생명력을 이어온 설 명절은, 우리민족의 얼과 혼이 서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에는 정월 설날을 비롯하여 이월 영등 할미날, 삼월 삼진, 사월 초팔일, 오월 단오, 유월 유두, 칠월 칠석, 팔월 한가위, 구월 구중, 십일월 동지 등 명절이었으나, 지금은 그의 다 사라지고, 설날과 추석 명절이 전승되어 오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은, 한해를 시작하는 첫날이어서, 우리 선조들은 설 명절을 아주 신성(神聖)시 하여, 성대하면서도 언행(言行)을 조심하는 풍습을 이어왔다.
 설날, 아침에는 윗 어른을 찾아가 세배를 올리고, 나쁜 말(言)을 입에 담지 않았다. 또 윗 사람은 아래 사람에게, 아래 사람은 윗 사람에게 서로 복(福)을 빌고, 행운을 빌었다.
 또 서로 덕담(德談)을 주고 받으며,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는 신성한 날로 삼았다. 팔월 한가위, 추석날은 1년 농사를 지어 풍년을 축하하는 의미의 명절이지만, 이와 같은 명절 행사는 우리민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 여러 민족들의 공통적인 명절이다.
 서양에는 추수 감사절이 있고, 이날을 1년 중 제일 큰 명절로 삼는다. 다만 기후에 따라 약간의 날짜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추석 명절에 해당하는 의식과 풍속은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민족들이 다 함께 지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민족의 설 명절은 좀 다르다. 즉 우리 선조들이 매우 독특한 세시풍속(歲時風俗)을 전승해온 것이다. 설 명절을 기회로 부모에 효도하고, 윗 어른을 공경하는 예절을 가르쳤다.
 또 1년 농사를 위한 의식과 건강한 생활을 위한 의식, 씨족사회를 번성시키는 의식, 인간의 영혼을 위한 종교 의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많은 의식을 치러왔다.
 설날은 1년 365일을 종합하고, 우리 생활 전반을 포함하여 설계하고, 계획하는 큰 의미가 있는 명절이었다. 개개인의 생활은 물론, 사회범절과 건강, 종교생활에 이르기까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중국의 춘절(春節)이나, 베트남의 뎃웬단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의 의미는 매우 큰 것 같다.
 지금도 연세가 많은 분들은 음력 설을 지내야 1년이 가고, 새해를 맞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할 정도다. 우리민족의 대 명절, 설날이 지나고 나면, 멀지 않아 봄이 온다. 새해에는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다고 한다. 
 새해에는, 새 마음, 새 정신으로 다시한번 도약의 끈을 조이자. 우리 모두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개개인의 건강, 가족의 행복, 국가의 번영을 위해 희망찬 새해를 열어 가자, 설 명절에 오고 가는 고향길 모두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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