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나무, 한웅의 태백산 신단수가 그 신화의 원조

사진: 잘라낸 오래된 소나무 나이테를 재는 필자
사진: 왕관 꾸미개에 나타나는 나무형상

 나무는 천지창조나 성인의 탄생설화, 제사의식, 왕권 등의 설화에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다. 태양의 영기(靈氣) 또는 정령(精靈)을 말하는 하늘기둥, 영생수, 생명나무를 뜻한다. 해 뜨는 동쪽, 태양, 광명, 성인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수메르, 아메리카 대륙 등 전 세계의 신화에 나무가 등장한다. 
 나무는 과학적 측면에서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등 가스를 흡수하고 그 대가로 인간과 동물의 생명에 필수인 산소를 방출한다. 특히 사람들하곤 최고의 생명파트너이다. 조류와 다른 동물들의 서식지와 식량을 제공하면 인간보다 더 오래 사는 나무는 나무의 말을 축적한다. 나무는 기록하고 새기고 서고에 보관하는 재료로서의 역할을 곧바로 떠올리게 하는데, 인류에 끝없이 공헌하는 나무, 지상에 존재하는 생명들 중에서 나무와 인간은 참 많이 닮았다. 땅에 뿌릴 박고 머리를 하늘로 향한 거며 주민등록을 옮기듯 옮겨 심어도 산다. 

사진: 제주 신흘리 4.3 때 불탄 나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강원도 정선 두위봉 주목이다. 나이는 무려 1400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게 삼국시대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생장추 측정법으로 밝혔다니 그냥 나온 말의 수준은 아닌 것 같다.다음으로는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높이 41m, 뿌리부분 둘레 15.2m에 1100살로 추산하는데 이 나무는 두위봉 주목이 나타나기 전까지 우리나라 나무 대통령으로 군림했다. 한 방송국에서 이 은행나무의 가치를 1조7000억 원으로 산정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세계 최고령 나무는 스웨덴 달레칼리아시 해발 950m 산 위에 사는 가문비나무다. 미국 마이애미 우미아대학이 감정한 결과 이 나무의 나이는 7800세로 빙하시대가 끝나면서 싹을 틔운 지구상 최초의 나무라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림포포의 바오밥 나무는 6000살 이상이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므두셀라는 4800세, 아프리카 사하라 삼나무는 4700세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나무라기보다 가히 신령스럽기까지 하다. 고목의 나이를 나무밑동을 잘라 나이테를 세어볼 수도 없는 일. 어떻게 살아있는 나무의 나이를 알아낼 수 있을까. 
 생장추 측정법이다. 뿌리 가운데 부분에 생장추라는 관을 넣어 나무 조각을 뽑아내 나무 중심부까지 그 수를 세어보는 방법이다. 그리고 `레지스토그래피`라는 수령측정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탄소동위원소법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구전이나 전설을 토대로 하여 수령을 추산하는 정도였다. 현재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진 나무는 강원도 정선 두위봉 주목이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생장추측정법으로 밝힌 나이는 무려 1400살이다. 처음 씨앗에서부터 싹을 틔웠다면 삼국시대의 나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흔히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화이트 마운틴` 이라는 산에 있는 `무두셀라 나무`로 알고 있다. 
 최고령 나무는 스웨덴 달레칼리아시 해발 950m 가문비나무. 
 빙하시대가 끝나면서 싹을 틔운 최초의 나무로 나이는 7800살 
 4천8백년 된 무두셀라나무,100년에 고작 3cm씩 자라
 소나무 일종인 이 나무는 마디가 지고 굴곡이 생기는 현상 때문에 살아있는 부목 이라고 한다는 것. 이 나무는 워낙 장수하기 때문에 성경에 나오는 무두셀라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무두셀라는 성경에 969살 까지 산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 나무는 성장이 더디기 때문에 100년에 겨우 3cm 밖에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오래된 떡갈나무는 약 1500년 정도로 알려졌고, 유럽 전체에서 최고령 나무는 스웨덴 달레칼리아시 해발 950m에 사는 가문비나무이다. 빙하시대가 끝나면서 싹을 틔운 지구상 최초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의 나이는 7800살이라는데 아무리 어림에 짐작이라도 이쯤 되면 신령스럽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림포포의 바오밥나무는 6000살. 미국 캘리포니아의 무두셀라는 4800살, 아프리카 사하라 삼나무는 4700살로 알려졌다. 
 아마존 유역의 열대 우림지역에는 `악령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숲이 있는데, 이 숲에는 오직 히수타라는 한 종류의 나무만 있을 뿐, 다른 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원주민들은 숲의 악령이 이곳을 지배한다고 믿었다. 식물의 다양성으로 볼 때 이런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어떻게 하나의 식물만 자라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이 나무가 분비하는 화학물질 때문이라고 했다. 자연환경에 따라 이동하는 동물과 달리 식물은 한번 뿌리를 내리면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한 곳에서만 자란다. 

 주변의 식물이 자신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자라나서 그늘을 만들면 대체로 피해를 보는 식물들은 자라지 못하고 고사한다. 사람의 육안으론 볼 수는 없지만 땅 속에는 물과 양분을 얻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식물은 처음부터 다른 식물이 뿌리를 내릴 수 없도록 하는 생존전략을 세운다는 것인데, 땅속의 뿌리를 통해 특유의 물질을 분비한다는 것.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게 하는 페놀류의 화학물질로 우리가 흔히 보는 것처럼 소나무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이유가 타감물질의 한 종류인 탄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히수타 나무는 생존을 위해 개미에게 집을 제공하고, 개미는 다른 식물에 대해 독소를 분비하여 죽이는 식의 생존을 위한 공동작전이었던 것이다. 이로써 개미는 거주 공간을 획득했고, 나무는 자기 종이 번성하게 된 생물들 간에 일어나는 상부상조하는 공생이 됐다.
 옛 부터 우리민족은 큰 나무를 웅상(雄常)으로 받듦
 환웅의 신단수는 천왕의 성령이 임재한다는 뜻
 신단수[神壇樹], 단군 왕검의 단(檀) 박달나무

 박달의 어원 백달(白達), 배달(倍達)에서 유래 웅상의 기록은 중국의 역사서[산해경]에서 "숙신(肅愼)의 나라는 백민(白民)의 북쪽에 있고,?나무가 있는데 웅상이라 한다."고 기록했다.?이를 주해한 오임신은 [회남자]를 인용하여?"해외에 36국이 있는데 숙신의 백성이다."라고 하여?단군조선의 강역을 간접적으로 말했다. 
 솟대와 장승 그리고 서낭당과 갚은 관계가 있는 웅상(雄常)과 산상(山像)웅상에 대해 조선시대 이맥(李陌)의?태백일사의 삼신오제본기와 삼한관경본기에도 웅상에 관한 기록이 있다.? 
 "삼한(三韓)의 옛 풍속은 모두 10월 상날이 되면?국중대회를 열고 하늘과 땅과 조상에 제를 지냈는데?산상(山像)과 웅상은 모두 그러한 풍속이 남겨진 것이다."라고 하고 "큰 나무를 봉하여 한웅신상으로 삼고 경배하였는데?신수(神樹)를 세속에서는 웅상이라 부른다.?상(常)은 항상 있다는 말이다."라고 했다.?웅장한 나무를 골라 한웅천왕을 모시는 신상으로 삼고?한웅천왕께 제를 올렸기 때문에 웅상이라 했다는 것. 산상과 웅상, 솟대와 장승이 서낭당과 연관된 풍속이 이어져왔다.?
 서낭당은 성황당이 변하여 서낭당이 된 것으로 한웅의 `웅(雄)`자의 훈인 `숫`과?나무의 고어인 `남ㄱ`이 합하여?`숫남ㄱ`이 변음이 되어 `서낭`으로 됐다고 하는데,?산에 있는 큰 나무라는 뜻의 `산남ㄱ`이 변하여?`서낭`으로 됐을 거란 설도 있다.?이 모두 웅상의 뜻과 통하며 서낭당에 항상 큰 나무가 있었다. 산상과 웅상이 모두 산꼭대기에 있다는?[마한세기]의 기록을 뒷받침하고 서낭당 풍속이 문자로 기록되면서 성황당으로 됐을 것이란 설이다. 한반도의 서낭당과 솟대의 풍속은 만주와 몽골의 `오보`와 맥락을 같이 하고 또?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인디언들까지도 이와 유사한 문화를 보이는데 이것들 모두는 우리의 웅상에서 비롯된 것들이라 한다.?
 나무는 우리의 민속신앙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마을은 입구에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신앙의 중심이 되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나무 아래 당집이나 돌탑이 자리하고 있는 여기서 마을의 안녕을 비는 당제를 올린다. 대개 이러한 나무는 영험하다고 여기며 마을 사람들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오늘날의 당산나무다.
 신라 금관을 보면 出 자 형태의 나뭇가지 형상의 신목 장식이 있다. 당시 신라의 왕은 왕의 역할과 함께 하늘에 제사 지내는 제사장의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제정일치의 사회에 불교가 들어왔고 호국불교가 되면서 밀려났지만 이후 백성들 속으로 이어져 지금도 당집이나 당제를 통해 그 흔적이 남아있는 셈이다.  
 당산나무는 주로 소나무나 팽나무가 많다. 팽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수피는 흑회색이다. 가을의 단풍은 밝은 황색이다. 팽나무는 강과 육지의 경계인 자연제방이나 바다와 육지의 경계인 해안가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중남부지방의 마을 어귀나 중심에서 마을나무인 당산나무로 있다. 특히 해안지역에 더욱 흔하게 보이는데 옛날에 포구나 나루터였던 곳에는 여지없이 이 나무가 있다. 그래서 인지 일명 포구나무로 불리기도 하는데 열매가 달콤해서 새들이 좋아한다. 오랜 세월을 한 장소에서 많은 생물을 부양하고 신성한 공간인 당집 근처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신목이 되기도 했다.  
 팽나무는 느티나무처럼 천년을 살지는 않지만, 500여 년을 예사로 사는 장수 종으로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노거수가 많다. 팽나무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산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에서 팽나무 노거수가 많이 자라고 있다.. 한글명 팽나무는 한자 ?木(팽목), 朴樹(박수)로 다산과 풍요 그리고 안녕을 보살피는 민속적 의미를 가진다. 한자명 포슈(朴?, 박수) 는 샤먼(무당, 점(卜)을 치는 사람)의 나무(木) 또는 신령스런 나무라는 의미다. 박수무당(朴?巫堂)이라는 것도 팽나무(朴?)로 대표되는 마을 당산나무 아래에서 굿을 하는 남자 무당을 말한다. 이처럼 팽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 인간에게 신목으로 인식된 식물이다.
 나무는 여름날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에 예쁜 단풍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나무가 목재가 되고, 생활도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신격화로 신앙의 대상이 되어 사람들의 예를 받기도 한다. 충청도 법주사 정이품송은 천연기념물103호다. 세조가 탄 가마가 나무에 걸렸을 때 나뭇가지를 들어 지나가게 해주고, 돌아오는 길에 소나기를 피하게 해준 공로로 정이품 품계를 받았다. 나무가 사람도 아무나 못하는 벼슬을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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