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규 봉(양산시 근로자종합복지관사무국장)

 하북, 특히 통도사 위치한 순지리 일대가 한반도 남동부의 관광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끊겨 있는 관광의 선순환 기능을 다시 이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통도사 입구에 위치한 주차장을 활성화 시키는 일일 것이다. 앞서 연재된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현재 통도사의 관광코스는 통도사 주차장-통도사-통도사 주차장으로 되는 매우 단순화 되어 있는데, 이것을 순지리-통도사 입구 주차장-무풍한송길-통도사-무풍한송길-통도사 입구 주차장-순지리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우선 통도사 관광 코스가 길어지고, 이에 따라서 체류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또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당연히 식사 문제가 고려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통도사 관광 전후 동선이 겹치는 입구 인근의 식당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순환 고리는 통도사 내부 도로 또는 주차장이 생기기 전과 흡사하다. 
 일단 식사를 하고나면 이후 다음 관광지로 이동한다. 하지만 일단 식사를 하고나면 곧바로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잠시 체류 시간을 가질 것을 고려하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와 같은 경향은 점심 식사 후보다 저녁 식사 후에 더욱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물론 위의 가정이 모든 경우에 들어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적어도 통도사를 찾은 관광객들의 일방적인 순지리 일대 패쓰는 어느 정도 방지할 수는 있다 여긴다. 
 그러나 문제는 통도사 접근 시간의 연장을 통해 길어진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효과적으로 순지리에 흡수시키느냐이다. 그런 점에서 일단 통도사 인근 지역 인프라는 그런대로 훌륭하다. 일단 위락시설인 통도환타지아가 위치해 있고, 스포츠 시설인 통도CC가 10분 정도면 도달할 거리에 영업 중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초산리에는 한송 예술인 촌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거기에다가 영남알프스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취서산도 위치해 있다. 아무리 점수를 짜게 준다고 해도 통도사 인근 지역은 관광 인프라 만큼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이런 훌륭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통도사 인근 지역의 경기는 뒷걸음치고 있다. 의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원인이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통도사 인근 지역의 인프라를 이용하기에 관광객들이 불편한 것이다. 
 각각으로 보자면 앞서 언급한 통도사인근 지역 인프라는 제법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투자되어야만 하는데, 이미 통도사를 방문하고 타 지역으로 이동할 시간계획표를 손에 든 관광객이라면 주위에 아무리 좋고 다양한 인프라가 있다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고려는 이미 시간 낭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통도사 관광을 마친 이들이 식사 이외에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적인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즉,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통도사 인근지역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묶을 수 있는 콘크리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뭔가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그것이  밤문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밤문화는 흔히 유흥문화로 대표되는 룸살롱, 단란주점, 노래방 등이 중심이 되는 흥청망청한 문화가 아니라 품격있고, 누구나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밤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통도사 인근에 아담한 공연장을 지어서 매일 밤마다 양산학춤 공연 또는 걸죽한 양산지역 특유의 농요와 민요를 보고, 부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고,  양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달걀을 테마로 하는 전통 전이나 부침개를 특화 시킨 맛집 거리를 조성하여 밤마다 향긋한 관련 요리의 향연이 펼쳐지도록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닭요리와 수제맥주 거리를 조성하여 밤마다 요즘 핫 아이템인 치맥파티가 벌어지게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인근 한송예술인촌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거리에서 야외 전시나 공연을 하게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하북 순지리 일대를 상상해보라.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앞서도 말했지만 통도사 인근의 관광 인프라는 개별로는 훌륭하다.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라고 했다. 제 아무리 개별적으로는 관광 인프라로서 매력적이라고 해도 그거이 지역 경제에 주는 효과는 미미하다. 하지만 둘 이상이 패키지 형태로 묶이게 되면 지역에 미치는 효과는 유의미하다. 
 하북은 한반도 남동부 관광허브가 될 입지나 인프라는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을 한 데 아우를 수 있는 고리는 없는 실정이다. 아니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첫 번째 고리이자 첫 단추는 바로 통도사 관광 코스에 순지리를 다시금 추가하는 것이다. 일단 통도사 관광객의 1/3만이라도 다시금 순지리에 유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저면 저절로 풀릴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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