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화 향토사연구가, 말년 맞아 회고록 집필
"양산 외형적 조건 갖췄지만 정신역량 부족"
양산부산대학교병원-신도시 개발 역사 정리

정진화 향토사연구가가 자택의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8일 양산의 원로인 정진화(85) 향토사연구가를 만났다. 정진화 향토사연구원은 양산의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인 신도시개발과 부산대학교병원의 유치를 기록하는 일에 전력을 쏟고 있었다. 그의 책상에는 회고록이라는 제목의 육필 원고도 있었다. 정 선생은 "이제 말년을 맞아서 인생 전체를 정리하고 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자주 다녀오면서도 후학들을 위해 마지막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선생은 과거 양산의 메기들이 신설 공단에서 발생하는 오폐수가 넘어와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져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번영회 회원들과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부산대학교 환경연구소에 의뢰해 과학적인 오염 실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당시 양산에는 오염을 정화하는 도시 기반 시설조차 없을 정도로 궁벽한 촌락이었다. 
 "부산대학교에서는 정부의 눈치를 보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결과를 냈었다. 그리고 우리가 즉석에서 돈을 모아서 신도시를 유치하자는 이야기도 함께 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양산시민들은 신도시 개발이 국토부의 승인이 났지만 곧이어 IMF사태를 맞아 개발이 지지부진 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리고 양산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국토부를 압박해 양산이 눈부신 발전을 하게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역사를 정리한 책자가 초안이 나와 곧 출판에 들어간다고 한다.
 정 선생은 이밖에도 <양산항일독립운동사>를 집필하게된 계기도 밝혔다. "양산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을 세우려니까 근거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한번 써보라고 했다. 처음에 하지 않으려 했는데결국에 내가 실천을 하게 돼 오늘에 이르렀다"고 했다. <양산항일독립운동사>에 첨부된 언론사 기사들을 매일 부산까지 다녀오면서 필름들을 열람한 일들을 회상할때는 "하루가 금방 다 지나갔다"며 웃음지었다. 
 정 선생은 양산이 외형적 성장만큼  문화적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면서 이 일을 앞으로 당선될 시장이 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산 황산역이 원래 있던 자리가 안되면 황산문화체육공원에 복원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정 선생은 양산의 시민들이 공동체를 회복하고 정신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하면서 정신문화 복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나열해 보였다. 하북에 삼장수 생가 복원도 그 중에 하나였는데 역사를 말하는 노 향토 사학자의 눈빛은 아직도 이글거렸다.                                              /신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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