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모프 헬기, 임무 완수 후 급유부터
"화재 진압, 소방당국 말고 우리도 있다"

김숙희 소장이 출동하는 카모프 헬기 앞에 서있다.

양산에는 산림청 산하의 양산산림항공관리소(소장 김숙희)가 위치해 있다. 위로는 포항에서 아래로는 거제까지가 관할 구역이다. 양산은 구역의 정 중앙에 위치해 동서남북 어디든 30분 이면 도달 할 수 있다.

양산산림항공관리소는 산불진화, 산림방제, 인명구조, 물자수송 등을 4대 업무로 하고 있다. 현재 24명의 인원이 근무하는데 일반직 공무원 13명을 제외하고 조종사 6명, 정비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제 카모프 헬기 2대, 미국 벨 헬기 2대 등 총 4대의 헬기를 보유했다.

조종사가 카모프 헬기에 탑승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조직에 지난 8일자로 김숙희(여, 50) 소장이 부임했다. 1993년 산림항공관리소 양산항공대 창설 후 첫 여성 소장이다. 지난 12일 만난 김 소장은 9년전 양산산림항공관리소에 근무하면서 항공기 계류장을 확장하는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동면의 양산국유림관리소 건물이 세모 지붕의 특이한 외관이 될 수밖에 없었던 내력을 말했다. "예산이 부족해서 네모 반듯한 건물을 못 지었어요. 도시경관심의에 통과하니까 동면을 세련되게 만든 건물이 됐죠"

그는 이후 본청 근무를 마치고 다시 양산으로 부임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김 소장은 "화재가 나면 언론에서 소방당국이 진압했다고만 나오는데 우리 산림청 항공대도 열심히 하지만 언급이 없어서 안타깝다"며 "항공청 홍보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화재로 인한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소장실에서 무전 교신 스피커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계류장 문이 열리고 러시아제 카모프 헬기가 서서히 이륙 장소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종사가 김숙희 소장에게 출동 보고를 하고 헬기에 탑승 준비를 했다. 정비사들은 헬기 프로펠러 등을 꼼꼼하게 정비했다. 헬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등 3명이 탑승해 운행한다.

김숙희 소장은 "헬기가 골든타임 안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우선하는 것이 대원들의 안전이다. 사고 발생 15분 내 출동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안전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여성으로서 거친 항공분야를 잘 해낼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여성이지만 리더십이 있다. 여자라고 못 할 것 없다. 남편, 엄마, 소장의 역할을 중심 잡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 온 카모프 헬기에 항공유 급유를 하고있다.

양산산림항공대는 지역사회 공헌활동으로 자유학기제 학생들을 초청해 모형 헬기 만들기와 산림청이 하는 일 등을 강의한다. 매년 울주군 혜진원이라는 봉사센터에서 10년가까이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김 소장은 지역민들에게 더 친숙한 산림청 항공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우리의 노력이 있는 그대로 평가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터뷰가 마무리 될 무렵 화재 진압을 마친 헬기가 착륙했다. 착륙 즉시 항공유 급유를 하며 조종사가 급유 일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조종사는 "항상 만약이라는게 있다. 미리 급유를 해 둔다"고 말했다. 그들은 늘 전투에 임하며 만전의 준비를 하는 군인 같았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