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을 꾸려가는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현안으로 다가오는 크고 작은 국내 문제들이 어느 하나 어렵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번 포항 지진만 해도 그렇다. 누가 예상하고 상상이나 했던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순식 간에 찾아온 천재지변(天災地變)인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난제들이 산적한 것이 바로 나라 살림이 아닐까 싶다.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 개인의 살림에서 미리 예견할 수 있고,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예방법을 강구해 놓아,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도록 해 놓은 살림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나라 살림은 규모가 크고, 현안으로 다가오는 문제들이 복잡다양하여 쉽게 풀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다. 정부의 대처능력과 재량권에 의해 해결하고, 시행할 수 있는 국내 문제들도 손쉽게 해쳐나가기가 어려운데, 국제 간에 얽힌 현안 해결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가슴을 조이고 속앓이를 해 왔던 대중국 외교문제에 있어서 그렇다. 박근혜정부의 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비치 허용으로 시작된 한국과 중국의 갈등은 쉽게 풀 수 없는 국제문제로 난제중의 난제였다.

사드문제는 한국과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ㆍ 중ㆍ 미 3국 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크고도 미묘한 국제간의 현안이였던 것이다.

명목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체계이였지만, 중국은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정부가 국제패권전략으로, 중국을 포위하려는 극히 불량한 전술기지를 한국에 구축하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자동차, 가전전자제품으로 막대한 수출 이득을 보는 입장에서, 중국에 등을 돌리고, 미국에 전략기지를 제공하는 매우 괘심스러운 이웃으로 보였던 것이다.

중국의 바로 코 밑에, 미국의 사드기지가 들어서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그야말로 중국의 자존심에 비수를 꽂는 행위로 판단해 중국이 분노의 칼로 사드보복에 나선 것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한국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 줬다. 관광산업의 된 서리는 물론, 이와 관련한 것뿐 아니라 외식업계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웅상에서 푸드 회사를 운영하는 필자의 지인도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 롯데에 가공식품을 납품하는 이회사는 사드보복으로 이미 납품한 가공식품부터 식품재료까지 모두 묶여 수십억 원의 피해를 당했다.

마찬가지로 사드기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에 진출한 모든 업종에서 손을 떼고, 급기야 막대한 손해를 무릅쓰고 철수를 감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모레화장품을 비롯한 유커를 상대로한 화장품 수출이 모두 중단되었다. 서울의 명동거리, 동대문상가, 남대문상가에 북적거리던 중국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부산항에 입항한 크루즈가 하선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갔다는 뉴스와 현대자동차 중국현지공장들이 폐업을 검토하기 시작 했다는 뉴스도 접했다.

천문학적인 투자로 중국대륙을 석권하려던 한국기업체들의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 즉 자본력이 튼튼한 대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사드보복조치로 말그대로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다.

이런 위기를 겪고,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극적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의 동남아 방문으로, 아세안 회의에 참석중인 시주석과 각료들을 대동한 연석회장은 참으로 극적인 사드타결의 결전장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두 정상이 참석한 각료 회담에서 사드타결에 대한 희망의 실마리를 잡은, 한국은 이어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담판회담으로 사드보복 철회란 결과를 얻었다.

롯데를 비롯한 현대자동차와 가전전자업체도 중국대륙을 발판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로인해 한국의 사회전반적인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보여준 외교적 순발력과 기회를 놓치지 않은 국제적 감각을 살려 빈약하고 무기력했던 국제현안조절능력과 기교를 더욱 연마하여 새로운 국격의 나라. 완벽한 외교역량을 가진 미래의 새한국상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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