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白髮)은 노인의 자연스러운 멋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백세 시대에 오래 사는 세상이라 이제는 흰머리가 그렇게 자연스러운 멋으로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통할 만큼, 우리 사회 전체가 예절이 밝은 나라로 알려져 왔다. 예절이 밝은 나라로 알려진 가장 큰 덕목은 바로, 어른과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다. 

이는 어버이에 대한 효도(孝道)예절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것이다. 즉 우리 사회가 지탱해온 가장 중요한 근간이 바로 부모에 대한 효사상(孝思想)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를 바탕으로 나랏님에 충성하며, 애국심과 민족애를 중요시 했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충효사상(忠孝思想)은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특권이다. 

인간이 짐승과 구별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똑 바로 직립보행할 수 있는 것이고, 두 번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세 번째 바로 이런 충효사상(忠孝思想)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될 수 있는 가장 기본이고, 또 뭐니뭐니해도 효(孝)를 바탕으로한 사회생활에서 인간 상호간에 지키는 예의범절(禮儀凡節)이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면서 예의범절을 다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인간생활의 다양성에 따라서 예의범절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것은 우리가 살면서 스스로 잘 지키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소흘해 본의 아니게 어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끔은 위반도 하고, 반대되는 행위를 일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부모에 대한 효도(孝道) 만큼은 인간 사회 최대 가치로 생각하고, 이를 지키며 효사상(孝思想)의 정신을 이어왔다.  

부모가 살아생전은 물론이지만, 돌아가신 뒤에도 3년상(喪)을 치르고, 심지어 묘지에 초막을 지어 시묘(侍墓)살이를 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런 효사상(孝思想)이 이어져 우리 사회가 노인을 공경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오늘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양산공설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나동연 양산시장과 정경효 시의장을 비롯한 많은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대한노인회 양산지회 주관으로 제21회 노인의 날 기념식이 있었다.

이날 노인의 날 기념식에는 약 500여명의 노인들이 참석해 자축하고, 만수무강(萬壽無疆)을 소원했다.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우리 인간의 수명이 길어져 장수(長壽)화에 따라 노인 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즉 고령화 사회에 도래한다는 것이다. 아니 지금도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 주거환경과 의료환경이 선진화 되고 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고령화 시대의 진입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하여금 백발(白髮)이 노인의 멋이고, 오래 사는 것이 자랑이고, 축복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인간은 태조시대부터 오래 사는 것을 희망했고, 나아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를 기대해 왔다. 그래서 죽어서도 사는 영생을 꿈꾸며 여러가지 종교를 만들어 신앙하고 있다.

인간은 생명에 대한 애착과 장수(長壽)나 영생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병(病)을 고치는 약품과 의술을 발전시켜고 있다.

우리 인간이 건강을 지키며 장수하고, 또는 죽지 않고 오래살려는 것은 본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오래 살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개발도 아주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미풍양속(美風良俗)인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도 계속 이어져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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